• 한나라 "박심 싹쓸이는 안돼"
        2006년 07월 13일 12:3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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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나라당호가 박근혜 편향으로 확실하게 돌아서기 직전, 기우뚱하게나마 균형을 잡았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새 원내대표에 ‘친박’ 김무성 후보 대신 김형오 후보를 선택했다. 친박 일색으로 당이 기우는 인상을 지우기 위한 의원들의 전략적 투표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이번 결과가 친박 일색이라는 대세를 보완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해 보인다.

       
    ▲ 한나라당 원내대표, 정책위의장으로 선출된 김형오, 전재희 의원
     

    13일 한나라당 의총에서 김형오-전재희 후보조는 67표를 얻어 50표를 얻은 김무성-이경재 후보조를 누르고 새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에 선출됐다. 이날 원내대표 선거에는 한나라당 의원 123명 중 119명이 투표에 참여해 당내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전체적으로 이틀 전 전당대회의 대권주자 대리전 논란이 원내대표 선거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이날 합동토론과 전날 초선의원 초청토론회에서도 쟁점은 전당대회 대리전 후유증을 봉합하는데 누가 더 적합하냐는 것으로 모아졌다. 김형오 후보는 “전당대회 이후 지워야할 상처, 봉합해야 할 상처가 너무 많은데 제가 봉합, 화합의 최적임자가 아닌가 해서 나섰다”면서 “정권교체까지 1년 반 남았는데 화합하고 단합하고 결속해 투쟁하지 못한다면 정권교체는 요원하다”며 공세를 폈다. 김 후보 역시 영남 출신에 박근혜 대표 시절 사무총장을 지냈지만 최근 박 대표와 관계가 소원해져 ‘약박’ 정도로 분류되고 있다.

    반면 박 전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김무성 후보는 수세적인 모습을 보였다. 김 후보는 먼저 이재오 전 원내대표가 주장한 공정경선관리위원회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또 “원내대표 역할은 국회에서 노무현 정권을 견제하는 것인데 계파별 이해관계가 있을 수 있냐”며 ‘친박’ 여부가 중요치 않음을 강조하기도 했으나 결국 고배를 들고 말았다 

    한나라당 김명주 의원은 “국회의원들이 당이 일방적으로 흐르는데 대한 견제심리를 발동한 것으로 본다”면서 “김형오 의원이 합리적이고 전투적이지 않아 공격적으로 균형을 잡을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김무성 후보가 박근혜 전 대표의 오른팔 이미지 때문에 낙마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물론 김형오 새 원내대표가 한나라당의 균형자 역할을 해줄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크게 기대하지 않는 분위기가 강하다. 한 개혁성향의 의원은 “새 원내대표의 균형자 역할을 기대한다”면서도 “개인적으로 강재섭 당대표가 충분한 역할을 해주는 것이 당 분위기를 바꾸는 데 더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한나라당 새 원내대표 선출로 사학법 등으로 경색된 여야관계가 풀어질지도 관심거리다. 한나라당 한 의원은 “대여관계에서 김형오 새 원내대표가 합리적으로 일처리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명주 의원 역시 “사학법의 경우, 친박 계열의 김무성 후보가 원내대표가 됐다면 원내 전략 자체가 박근혜 대표가 제시했던 가이드라인으로 따라가지 않았겠냐”면서 “김 새 원내대표는 그런 부분에서 좀더 자유롭기 때문에 대여관계는 강경보다는 합리적으로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 한나라당 원내대표 선출대회를 지켜보는 박근혜 전 대표
     

    반면 당 밖의 평가는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다. 당 대표를 비롯해 한나라당 지도부가 이미 과거회귀로 돌아선 만큼 한나라당 원내대표의 역할에 따른 정국의 차이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열린우리당 노웅래 공보부대표는 “김형오 새 원내대표가 원만한 국회 운영에 협력해 경색된 여야 관계와 국회 본연의 입법 기능을 회복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면서도 “하지만 새 원내대표가 실질적인 원내대표 역할을 못하고 여야 협상과정에서 국회 운영을 일일이 결제 받고 와야 되는 국정운영 파트너가 될까 걱정”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사학법 협상에서 한나라당 이재오 원내대표가 박근혜 대표의 지시에 따라 강경 드라이브로 돌아섰다는 점을 염두에 둔 것이다.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 역시 “한나라당 당권 선거에서 명확히 드러났듯이 한나라당 원내정치도 박심, 이심 등 대권주자들의 의지가 반영된 대권정치가 될 것인 만큼 새 원내대표가 누가 되든 크게 영향이 없다고 본다”며 평가절하했다. 하지만 심 의원은 “한나라당 새 원내대표가 원내정치를 한나라당의 대권정치의 볼모로 삼아서는 안될 것”이라고 다시 강조했다.

    민주노동당의 또다른 관계자 역시 “한나라당이 원내대표 선출에서 일정 정도 정치적 편향에 대한 고려가 있었다고 보지만 한나라당이 달라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보는 것은 지나친 확대”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오히려 한나라당의 영남, 과거지향적 경도가 분명히 드러난 것이 아니냐”면서 “한나라당이 사학법, 신문법 등 그나마 개혁입법으로 평가받는 내용을 되돌리려 한다면 대선, 총선까지 지지도를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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