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보리 외교 전쟁, 미-일 vs 중-러
    2006년 07월 13일 11:52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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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에 대한 별도의 유엔 안보리 결의안을 마련했다. 이로써 유엔 안보리의 논의는 미국의 지지를 받는 일본의 결의안과 중·러의 결의안을 놓고 격론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과 러시아의 결의안은 북한의 미사일 시험에 대해 유감을 표시하고 북한이 전제조건 없이 6자회담에 복귀할 것을 촉구한 것은 일본이 제출한 기존의 안보리 결의안과 차이가 없다.

하지만 미국과 일본이 기존의 결의안에서 가장 중요시하고 있는 세 가지 항목이 빠졌다. 이는 △미사일 시험이 국제평화와 안보를 위협한다고 규정 △군사제재로 이어질 수 있는 유엔헌장 7조에 규정된 행동을 승인 △북한의 미사일·핵프로그램을 저지하려는 목적의 강제적인 제재를 결의하는 것이다. 이는 일본의 결의안이 제출되자 중국의 왕광야 유엔대사가 반대했던 항목들이다.

대신 새롭게 마련된 중·러의 결의안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강력히 규탄”하고 미사일 시험에 대한 모라토리움(유예)에 복귀할 것을 촉구하면서 유엔 회원국에 대해서는 북한의 미사일 프로그램에 “기여할 수 있는 부품과 물자, 기술의 공급을 막도록 유의할 것”을 요청(request)했을 뿐 요구(demand)하지는 않았다.

이에 비해 일본이 제출한 기존 결의안은 북한의 미사일 시험을 금지하고 북한이 미사일과 미사일 관련 기술 또는 대량살상무기와 관련 부품을 획득하거나 수출하지 못하게 하는 것을 주요내용으로 하고 있다. 또 북한에 대해 탄도미사일을 개발, 시험, 배치, 판매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

러시아의 비탈리 추르킨 유엔대사는 “러시아와 중국은 의장성명을 더 선호했지만 다른 안보리 회원국들의 뜻에 따라 결의안을 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

중국과 러시아의 결의안에 대해 일본과 미국의 일단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일본의 오시마 겐조 유엔대사는 중·러의 결의안이 “방향을 옳다”고 평가했고, 미국의 존 볼튼 대사도 “중대한 일보”라고 말했다.

하지만 양국은 중·러의 완화된 결의안에 몇가지 결함이 있다며 유엔 안보리에서 자신들의 결의안을 밀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오시마 대사는 “한번 훓어본 결과 매우 중요한 이슈에 있어 매우 심각한 갭이 있다”고 말했다. 볼튼 대사도 유엔헌장 7조 관련 내용과 미사일 시험이 국제평화에 위협이라는 규정이 빠진 것과 북한에 대한 제재를 결정(decide)하는 기존 결의안과 달리 낮은 수준의 요구(call upon)라는 표현이 사용된 점 등을 들어 부정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중국은 이번 결의안을 마련하면서 기존의 결의안이 표결처리될 경우 거부권을 행사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왕광야 대사는 본국 정부로부터 거부권을 행사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말했다.

따라서 중국측의 요청으로 미뤄졌던 유엔 안보리의 결의안 논의는 중·러의 결의안 제출에 따라 조만간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아직 안보리 일정이 나오지 않았지만 중국의 외교적 노력이 성과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에 미국과 일본이 안보리 재소집을 강력히 요청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 과정에서 일본의 결의안과 중·러의 결의안을 놓고 격론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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