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희호 여사 별세,
    여야 모든 정당들 일제히 애도 밝혀
    김대중 대통령 배우자 이전에 한국 여성운동 선구자
        2019년 06월 11일 11:16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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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치적 동지이자 민주화운동가이고, 한국 사회의 1세대 여성운동가인 이희호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97세)이 10일 오후 11시 37분 서울 서대문구 신촌 연세세브란스병원에서 별세했다. 진보, 보수와 관계없이 정치권은 일제히 애도의 뜻을 표했다.

    이희호 이사장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이기 전에 우리나라 1세대 여성운동가로 불린다. 1950년 서울대 사범대학을 졸업한 이 이사장은 졸업 직후 발발한 한국전쟁 중에도 대한여자청년단 등 창설하며 여성운동을 해나갔다. 그는 1954년부터 4년간 미국 테네시주 램버스대학과 스캐팃대학을 다녔고, 미국 유학을 다녀온 후엔 여성문제연구원 간사, YWCA 총무, 한국여성단체협의회 이사직 등을 맡으면 한국의 여성운동을 이끌었다. 이 이사장은 1962년, 마흔 살의 나이로 정치인인 김대중과 결혼한 후 인권과 평화, 민주주의를 위해 싸워왔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 이사장 별세 직후인 10일 애도사를 내고 “정치인 김대중 대통령의 배우자, 영부인이기 이전에 대한민국 1세대 여성운동가다. 민주화운동에 함께 하셨을 뿐 아니라 김대중 정부의 여성부 설치에도 많은 역할을 하셨다”고 회고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오늘 여성을 위해 평생을 살아오신 한 명의 위인을 보내드리고 있다”며 “여사님은 ‘남편이 대통령이 돼 독재를 하면 제가 앞장서서 타도하겠다’ 하실 정도로 늘 시민 편이셨고, 정치인 김대중을 ‘행동하는 양심’으로 만들고 지켜주신 우리 시대의 대표적 신앙인, 민주주의자였다”고 했다.

    이어 “평화의 소식을 가장 먼저 알려드리고 싶었는데 벌써 여사님의 빈자리가 느껴진다”며 “하늘 나라에서 우리의 평화를 위해 두 분께서 늘 응원해주시리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여야 모든 정당들 애도 입장 발표

    여야 할 것 없이 정치권도 일제히 입장문을 내고 이 이사장을 애도했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11일 새벽 “대한민국 민주주의와 인권운동의 거목이었던 여성지도자 이희호 여사의 삶을 깊은 존경의 마음을 담아 추모한다”고 서면 브리핑을 냈다.

    홍 수석대변인은 이희호 여사에 대해 “삶 그 자체로 대한민국 현대사였다”며 “여성운동가이자, 사회운동가, 평화운동가였던 이희호 여사는 새 시대의 희망을 밝히는 거인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이제 이희호 여사를 김대중 전 대통령 곁으로 떠나보내며, 이희호 여사께서 영면하시길 기도한다”며 “더불어민주당은 김대중 전 대통령과 이희호 여사의 유지를 받들어 모든 국민이 더불어 잘사는 세상, 공정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 화해와 협력의 한반도 시대를 만들어나가겠다”고 다짐했다.

    민경욱 자유한국당 대변인도 이날 오전 논평을 내고 “유가족 및 친지 분들께 삼가 깊은 애도를 표하며, 국민과 함께 슬픔을 나눈다”고 밝혔다.

    민 대변인은 “(이희호 이사장은) 대한민국 1세대 여성운동가로서 한국여성단체협의회 이사, 여성문제연구회 회장 등을 맡았으며 가족법 개정 운동, 혼인신고 의무화 등 사회운동에도 헌신했다. 영부인이 된 후에는 전국장애인체육대회 명예대회 회장 등을 맡으며 장애인 인권운동에도 힘썼다”고 평가했다.

    이어 “고인께서 민주주의, 여성 그리고 장애인 인권운동을 위해 평생 헌신했던 열정과 숭고한 뜻을 기리며, 다시 한 번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덧붙였다.

    이종철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6월의 뜨거운 태양 아래 민주의 열망을 온 하늘에 퍼뜨리던 그날을 맞추신 듯, 6월 민주항쟁 32주기 뜻깊은 날에 소천하셨다”며 “깊은 애도와 함께 고인의 편안한 영면을 기원한다”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고 이희호 여사는 김대중 전 대통령을 만나 47년간 내조한 배우자이자, 민주화 동지를 넘어 스스로가 민주화의 큰 나무로 무성히 잎을 피워낸 민주화 운동가”이자 “대한민국에서 여성운동가로서 1세대 여성운동을 개척했다”고 평했다.

    또 “김 전 대통령이라는 거목을 ‘키우고 꽃피워낸’ 건 역사였지만, 국제적 구명운동과 석방운동 등 김 전 대통령을 ‘지켜낸’ 건 여사의 존재였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대한민국 민주화 역경의 산증인”이라며 거듭 애도를 표했다.

    박주현 민주평화당 수석대변인은 이 이사장 별세 직후 논평을 내고 “이희호 여사님은 김대중 대통령의 위대한 정치적 여정에 동행하기 전부터 우리나라 여성운동가의 효시로서 깊은 족적을 남기셨다”며 “여성들의 인권신장을 위해, 여성 정책에 앞장선 여성운동의 선각자셨다”고 회상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이희호 여사님의 여성 리더적인 면모는 김대중 대통령의 인생의 반려자를 넘어 독재 속에서 국민과 역사에 대한 믿음을 굳건히 지켜낸 정치적 동지로 자리했다”며 “우리 모두는 여사님이 걸었던 여성, 민주주의, 인권, 사랑의 길을 따라 전진하겠다”고 밝혔다.

    최석 정의당 대변인도 국회 브리핑을 통해 “고인은 1세대 페미니스트로서 대한민국 여성운동의 거목이었다”며 “오늘날 대한민국 곳곳에서 번지는 성평등 변혁의 물결은 이희호 여사가 뿌린 씨앗에서 싹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고 평가했다.

    최 대변인은 “고인은 김대중 대통령의 동지로서 일평생을 민주주의와 한반도 평화를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왔다”며 “이희호 여사가 어깨를 내어주지 않았다면 김대중 대통령이라는 거인이 홀로 우뚝서기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의당은 여성운동가이자 민주주의자인 이희호 여사의 삶을 되짚어보며 유지를 받들고 계승할 것을 다짐한다”며 “ 무궁한 평화가 고인과 함께 하기를 다시 한 번 기원한다”고 말했다.

    신창현 민중당 대변인은 논평을 내어 “이희호 여자는 여성문제연구원 창립을 주도해 남녀차별 법조항 철폐에 뛰어들어 결국 호주제 폐지로 이어졌다”며 “한국 여성운동 1세대로 평생 여성인권 신장에 힘쓰셨던 여성운동의 선구자”이자 “독재정권의 가혹한 탄압에도 굴하지 않고 맞서 싸운 민주투사이며 한반도 평화를 위해 온 힘을 다 바친 평화통일 운동가”라고 평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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