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정학적 시각으론 중-러 관계 이해 못해
    [중국매체로 중국읽기] '전략적 협력 동반자관계'
        2019년 06월 10일 12:2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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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번역자주: 냉전 시기 이래 국제질서는 줄곧 미국·중국·러시아 3국 관계를 축으로 해석되어 왔다. 그러나 이제는 중-러 관계의 내생적 동력이 갈수록 커짐에 따라 이 같은 ‘삼각관계’론에 있어 질적 변화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즉 외부 정세가 중-러 관계에 주는 영향력이 줄어들고 있으며 양자 관계는 보다 확고한 안정적 단계로 들어서고 있다는 해석이다.

    <환구시보 사설>

    2019-06-05 19:11 (현지시각)

    시진핑 주석의 수요일(6월5일) 러시아 국빈 방문을 시작으로, 양국 정상은 이날 양국 관계를 ‘신시대 중-러 전면적 전략적 협력 동반자관계’로 격상시키기로 합의했다. 이는 중-러 관계에 있어 대사건이다. 양국은 시 주석의 이번 방문 기간 동안 서로의 협력을 확대하는 일련의 성과를 달성함으로써 양국 관계의 용량이 더 큰 틀에서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러 관계는 오랫동안 서방 언론의 뜨거운 이슈였다. 일부 서방 언론은 이번 방문을 중미 무역전의 배경 하에서 분석하면서 베이징과 모스크바가 일부러 공조하여 미국에 맞서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나 얼마 전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소치에서 푸틴을 방문했을 때만 해도 서방 언론들은 미국과 러시아의 관계가 대폭적으로 개선되고 나아가 중-러 사이에 쐐기를 박을 가능성을 분석했다.

    이러한 중-러 관계를 바라보는 시각은 모두 편파적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실제 중-러 관계의 내생적 동력은 갈수록 커져감으로써 외부 정세가 그에 주는 추진력을 훨씬 넘어섰다. 객관적으로 말하면, 중-러 관계는 전통적 의미의 ‘삼각관계’ 효과의 영향을 상당 수준 넘어섰다. 바꿔 말해 중-미 관계 혹은 러-미 관계가 어떻든 중-러 관계는 계속해서 더 긴밀한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다.

    중-러의 부단히 높아진 전략적 협력관계는 양국에 전면적인 호재로 작용해서 양국 공통의 전략적 자산이 되었다. 두 거대한 이웃국가가 긴밀한 협력관계로 상호 경계하는 긴장관계를 대체한 것은 양측 모두에게 근본적인 의미를 부여하며 쌍방이 공유하는 전략적 복리(福利)가 되었다. 이러한 관계는 또한 국제무대에서의 양국의 위상을 강화하고 양국 외교에 기초적인 지지대를 제공한다. 두 나라의 국익에 상당 부분 내재화된 이 모든 것은 더 이상 단기 외교적인 취사선택이 당연히 부딪치게 마련인 영역을 벗어난다.

    중-러 경협과 인적 교류가 늘면서 기층에서 분쟁이 생길 여지도 사실 동시 발생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예를 들어 중국 투자자의 바이칼호 인근 생수공장 건설, 러시아 극동지역에서의 토지임대를 통한 농업 진출, 그리고 러시아에 있는 중국 상인의 관리문제 등을 둘러싸고 일찍이 논란이 발생하였다. 그러나 중-러의 전략적 관계가 탄탄해져 구체적인 쟁론들이 사실에 입각하여 시비득실을 따지게 되었으며, 이로써 민족주의의 극렬한 정서를 점화시키는 기폭장치는 제거되었다.

    중국과 러시아는 세계에 대한 전략적 인식이 비슷하고 공동 이익이 많은 데다 상호보완성이 뛰어나, 협력을 강화하고 확대하는 데 있어 무한한 공간을 갖고 있다. 양국 교역액은 2018년 1000억 달러를 넘어섰고 원유와 가스관이 양국을 연결시키기 시작하였으며, 흑룡강 위에 놓인 도로와 철도 교량이 이미 이어져서 양국 간 협력과 교류 확대의 출발점을 이루었다. 중-러는 지금 전면적으로 긴밀하게 상호 연결되어 서로 협력하며 미래로 발전하고 있다.

    중-러 관계는 소련 붕괴 직후부터 새롭게 정의되어 점차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강력한 협력 체제를 구축했다. 이렇듯 크고 개성이 돌출한 두 이웃나라가 국경분쟁을 평화적으로 해결하고 전략적 신뢰를 쌓으며, 서로의 관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것은 물론, ‘비동맹적 국가관계’(공식적인 ‘동맹관계’는 맺지 않는다는 뜻-주)의 효과적 협력을 열어가고 있는데, 이는 오늘날 세계 강대국관계에 있어 정말 대단한 일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중-러 관계를 하나의 모범이라고 칭해도 지나치지 않다.

    서방의 언론들이 중국과 러시아를 줄곧 지연정치적 시각으로만 관찰함에 따라 이 두 강대국 관계에서 매우 귀중한 것을 놓쳐서는 안 된다. 중-러의 안정적인 전략적 관계발전은 양국 지도자들이 시세를 잘 살펴 확고한 정치적 의지를 형성함으로써 시작하였다. 점차 양국 간에 끊임없이 장점은 확대하고 단점은 보충하면서 한 걸음 한 걸음 오늘에 이르렀으며, 양국의 국익이 층층이 깊이 뿌리내리도록 한 것이다. 이 과정은 세계 전체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두 대국이 이웃하는 것은 흔히 지정학적으로 좋은 일로 여겨지지 않는다. 하지만 오늘의 중-러는 그것을 “서로 등을 맞대고 의지하는” 우세로 바꾸어 놓았다. 이는 마땅히 국제정치의 풍부한 상상력의 지정학적 재구축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필자소개
    북경대 맑스주의학원 법학박사 , 노동교육가, 현재 민주노총 정책연구원 정책자문위원, 맑스코뮤날레 집행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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