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부총리 청문회 치열하게 붙은 좌우파
    2006년 07월 12일 07:0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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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친화적 부동산 정책이라고 하는데 여기에 동의하는 사람은 청와대와 재경부에 근무하는 사람밖에 없는 것 같다"(한나라당 임태희 의원)

"왼쪽 깜빡이 켜고 우회전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이제는 아예 오른쪽으로 고속도로를 내고 달리고 있다"(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

   
▲ 12일 오전 국회 인사청문에 출석한 권오규 부총리겸재정경제부장관 후보가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권오규 경제부총리 후보자에 대한 12일 국회 재경위의 인사청문회에서는 현 정부의 경제 정책을 바라보는 보수정당과 진보정당의 입장차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의원들은 권 후보자에게 좀 더 분명한 우회전 신호를 주문한 반면, 민주노동당 의원은 현 정부에 서민을 위한 경제 정책은 없다며 ‘재벌 참여정부’라고 비판했다.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정부가 인위적 경기부양을 하지 않겠다는 원론적 입장에서 벗어나 유연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봉균 정책위의장은 "거시정책이라는 게 경기가 예상보다 침체되면 부양하고 과열되면 진정시키는 것"이라며 "체감경기가 너무 어렵기 때문에 GDP 성장률을 1~2% 높인다고 해서 나쁠 것은 없다"고 주장했다. 체감경기가 바닥으로 떨어진 만큼 적극적 경기부양을 통해 잠재성장률보다 1~2%포인트 높은 6% 이상의 성장률을 달성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채수찬 의원도 "지방선거 참패의 원인은 당정청이 민심을 잘 돌보지 못했고 경제정책의 실패가 가장 큰 요인"이라며 "당정의 정책이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했다면 정책기조를 변경하는 것이 선거결과에 책임을 지는 자세"라고 강조했다. 송영길 의원도 "지방선거에서 국민의 민심이 무섭게 표출됐다"며 "국민 설득이 제대로 안돼 불만이 표출된 것인데 잘못이 없으니 그대로 간다는 식은 안된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권 후보자는 "거시정책의 중요한 요소는 시장과 커뮤니케이션이다. 시장에 잘못된 시그널을 주거나 지나치게 확장적으로 경제를 운용할 것처럼 보이는 것은 바람직 않다"며 "1~2%를 높이면 다음에 성장률이 떨어질 위험성이 있다"고 답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종부세로 대표되는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주로 맹공했다.

이혜훈 의원은 "지방선거 민심의 핵심에 부동산 정책이 있음에도 부동산정책에 변화가 없다는 후보자의 답변이 말이 되느냐"고 따졌다. 임태희 의원도 "시장친화적 부동산 정책이라고 하는데 이에 동의하는 사람은 청와대와 재경부 근무하는 사람밖에 없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유승민 의원은 "대통령과 경제철학을 공유한다고 했는데 그 철학을 갖고 있다가 경제가 이 모양 이 꼴이냐"고 다그쳤고, 최경환 의원은 "현정부는 경제에 관한한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을 정도로 망쳐놨다"고 비판했다.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은 "정부 여당이 발표한 하반기 경제정책에 서민을 위한 경제정책은 없고 오직 대기업을 위한 성장 정책 뿐"이라며 "(현 정부가) 왼쪽 깜빡이 켜고 우회전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이제는 아예 오른쪽으로 고속도로를 내고 달리고 있다"고 포문을 열었다.

심 의원은 정부 여당의 인위적 경기부양론과 관련, "정책 주도권을 쥔 강봉균 정책위의장은 성장율을 올리기 위해서는 양극화 해소보다 성장우선, 경기부양론, 출총제폐지, 감세정책 등 재벌성장 촉진 정책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이 같은 생각에 동의하는가"고 권 후보자를 몰아세웠다.

심 의원은 "한국토지공사의 양심선언에 가까운 땅값원가 발표를 보면 아파트 분양가 중 택지비 비중은 수도권은 29%, 지방은 15%에 불과한데도 건설업자들이 원가를 무시하고 시세위주로 터무니없이 높은 분양가를 책정하는 것으로 드러났다"며 "전 국민의 89%가 아파트 분양원가를 공개하라고 요구하고 있는데, 지금이라도 부총리가 나서서 대통령을 설득할 용의는 없느냐"고 따졌다.

심 의원은 또 "사채를 쓰는 국민들의 95%가 찬성하는 이자제한법에 대해서도 재경부는 법정이자율을 인하할 경우 대부업자의 음성화를 초래해 서민부담이 증가할 것이라는 이유로 부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담보력이 없는 일반 서민들은 긴급하게 자금이 필요한 경우 대부업자를 포함한 사금융을 이용할 수밖에 없고, 이자율은 칼자루를 쥔 대부업자의 손에 전적으로 달려있는데도 시장에 의한 자율적 조정기능 운운하는 것은 너무 무책임한 것 아니냐"고 질타했다.

심 의원은 다소 상기된 표정으로 "비정규직 축소,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 이자제한법 죄다 반대하면서 뭘 가지고 서민정책을 펼친다는 거냐"고 비판하고 "현 정부는 재벌 참여정부"라고 맹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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