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전력자립률 20%,
서울은 과연 달성할 수 있을까?
[에정칼럼] 야심찬 목표와 실효성을 잃은 수단
    2019년 06월 06일 12:4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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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는 2014년 8월 원전하나줄이기 2단계로 ‘저탄소 녹색성장을 위한 「에너지살림도시, 서울」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서울시는 원전하나줄이기 정책 목표인 에너지 소비 200만TOE 감축 달성을 자축하며 보다 야심차게 총에너지 생산절감 400TOE, 전력자립률 2020년까지 20%, 온실가스 감축 1천만톤 CO2eq를 핵심 지표로 삼았다. 기후위기가 각 나라의 핵심 정치 문제가 된 현재를 고려한다면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나서 에너지 생산, 소비, 효율 등의 문제를 주요 정책으로 삼은 것은 고무적인 일이었다.

서울시는 2020년 전력수요를 50,330GWh로 전망한 후 건물효율개선사업(BRP), LED 보급사업, 에코마일리지 사업을 통해서 총 9,553GWh를 감축하겠다고 발표했다.(예측 소비량 40,777GWh) 또한 태양광 365GWh, 연료전지 2,365GWh, 바이오 90GWh 등 신재생에너지 전력 생산 및 화력 열병합 5,444GWh 생산을 통해 예측 소비량 40,777GWh 대비 20%를 서울에서 직접 생산하겠다고 발표했다. 다른 지표 또한 마찬가지겠지만 핵심 지표 중 전력자립률 20%는 굉장히 야심찬 목표라고 할 수 있다. 2013년 기준 서울시의 전력자립률은 4.69%였다.(지역에너지 통계연보, 2013) 그런 상태에서 2020년까지 전력자립률을 20%를 달성하려면 7년 동안 15%(매년 약 2%)를 올려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서울시는 핵심 지표를 전혀 달성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 2014년 서울시의 전력자립도는 1.77%로 급감한다. 그 이유는 서울 전력 생산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던 가스발전(기력)이 2013년 1,339.5GWh를 발전하다, 411.9GWh로 발전량을 줄였기 때문이다. 당인리 발전소 지하화 사업이 시작되면서 해당 발전소가 발전량을 줄였기 때문으로 추측된다. 중요한 것은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서울의 전력 생산량이 근소하게 증가하기는 하지만 전력자립도 목표치에는 한참 못 미친다는 점이다. 서울시가 추진하는 에너지 생산 정책이 제대로 추진 및 확대되지 못하고 있고, 설사 추진되고 있다 하더라도 야심찬 목표를 충족시키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정책 수단이라는 점을 방증한다.

서울시 전력 자립도 (단위: %)

당인리 발전소가 이전 발전량을 회복하고, 마곡 열병합 발전소가 가동된다면 자립도는 올릴 수 있겠지만 마곡 열병합 발전소(허가용량 285MW)의 경우 준공기간이 2023년이기 때문에 2020년 안에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이라 할 수 없다. 서울시에서는 재생에너지 생산을 늘리기 위해 대규모 프로젝트 차원에서 서울대공원 태양광 발전 및 서울 이외 지역에 타 지자체와 협력해 재생에너지 발전설비를 늘리려고 하지만 이 또한 제대로 진척이 되지 않고 있다.

서울시 전력수요 예측과 소비(2014, 지역에너지통계연보 재구성)

서울시 전력 소비예측량과 실제소비 예측량 차이

서울시는 전력수요전망치에서 정책 시행을 통해 절감한 소비 예측치를 도출한 바 있다. 절감을 위한 정책 수단은 건물효율개선사업(BRP), LED 보급사업, 에코마일리지 사업이다. 하지만 절감을 통한 소비 예측치와 실제 소비에도 격차가 더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2014년의 경우 절감을 통한 소비 예측보다 실제소비가 더 적긴 했지만, 2015년부터는 절감을 통한 소비 예측보다 실제 소비량이 많아져 그 격차가 점점 커지고 있다. 물론 서울시가 애초에 한 수요전망보다는 실제 전력소비가 적기 때문에 전력 절감 사업이 의미가 있다고 주장할 수 있겠지만, 실제 목표를 달성하는 데에는 효과적인 수단이 아니라는 점은 분명하다. LED와 에코마일리지라는 미시적인 절감 절약 정책으로 과연 전력 및 에너지 소비 축소라는 거대한 전환을 이뤄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에너지 살림도시, 서울> 종합계획

서울시는 현재 전력생산 증대와 소비 감축 양측에서 모두 이렇다 할 실마리를 잡고 있지 못하고 있는 것같다. 야심찬 목표에 그나마 더 가까이 다다르기 위해서는 지금 보다 더 적극적인 거시적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 생산 측면에서는 재생에너지 설비를 폭발적으로 증가시켜야 하고, 전력 수요-절감 부문에서는 정책 비중이 낮은 건물에너지효율화 사업(BRP)의 증가가 필수적이다. 가장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는 부문이 건물이라는 점에서 비어 있는 건물 옥상 등 서울의 유휴부지, 자투리 공간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어야 하며 건물에 대한 에너지 생산 및 효율 및 감축 기준 강화가 필요하고 더 나아가 모든 건물이 기준을 충족시키도록 단계적 의무화를 필수적으로 추진해야한다. 당연히 이를 위한 정책 실행방안 연구와 함께 정책이 미칠 사회적 영향에 대한 연구가 빠른 시일 내에 선행되어야 한다.

전환 위한 용기가 필요한 때

최근 뉴욕시에서는 2030년까지 건축물의 온실가스 배출을 40% 줄이고, 2050년까지 80%로 줄이도록 의무화하는 법을 통과시켰다. 기후동원법이라 불리는 이 법에는 에너지 사용 감축 결과에 따라 대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 도입, 가스발전소를 대체할 수 있는지를 평가하는 연구, 신축 혹은 수선 건물에 태양광 발전설비나 옥상녹화를 시행하고 이 정책을 더 작은 규모의 건물에 적용했을 때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 등을 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건물주들의 반발과 이해관계자들의 강력한 로비가 있었지만, 시와 시의회는 과감하게 결단을 내렸다.

한국 또한 건물 부문의 에너지 생산 및 효율화 정책은 비용 부담 및 책임소재 등의 이해관계 측면에서 부동산 소유주와 세입자 간의 긴장과 갈등을 일으킬 것이다. 현재는 이 갈등을 우회하거나 회피하는 방식으로 정책이 추진되고 있지만, 더 근본적인 변화를 위해서는 피할 수 없는 과정이 될 것이다.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서울의 정책은 에너지 생산소비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도시 전반의 이해갈등에 관련된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로서는 서울의 2020년 전력자립 목표는 달성하기 어려워 보인다. 더 강력한 정책은 수많은 논쟁과 이해갈등을 낳을 것이다. 만약 서울이 기후위기에 대응하고자하는 의지가 있다면 이 갈등을 피하지 않고 일으킴으로써 문제를 풀어갈, 전환을 위한 용기를 발휘해야 한다.

필자소개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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