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폭우 속 노동자 농민 6만여명 대규모 집회
        2006년 07월 12일 04:5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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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미FTA(자유무역협정) 제 2차 본협상 사흘째인 12일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은 이 협상의 중지를 요구하는 농축산인들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전국농민회총연맹 소속 회원 약 3만여 명은 이날 서울광장에서 ‘한미FTA 반대 농축수산인 결의대회’를 열고, 현 정부와 미국을 강력히 비난했다.

    농수축산인들, “우리 농민 다 죽는다. 한미FTA 반대한다”

    이날 집회에서 남호경 전국한우협회 회장은 대회사를 통해 “6월 두 번 씩이나 공청회가 무산되고 국민반대가 점점 높아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정부는 국민 의사를 무시한 채 한미FTA를 추진하고 있다”며 “이는 사대매국협상”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또 “한미FTA는 농업 뿐만이 아닌 전 산업까지 파행시키고 있다”고 비난했다.

       
    ▲ 12일 오후 서울 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한미FTA저지 2차 범국민대회’에 민주노총 관계자들이 합류하고 있다.(서울=연합뉴스)
     

    남 회장은 “이번의 2차 협상을 통해 농업 부문은 직격탄을 받을 것”이라며 “정부는 스크린쿼터, 미국산 쇠고기, 쌀개방 등을 선결조건으로 미국에 무조건 양보하면서도 농업을 위하는 것인 양 호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같은 농민들의 분노에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 역시 가세했다. 강 의원은 이날 연대사를 통해 “지금까지 농사를 지으면서 우리 농민들은 큰 태풍, 폭풍을 수백 번 만나면서도 국민들의 먹거리를 지키기 위해 당당히 맞서왔다”며 “한미FTA라는 태풍이 우리 농업, 농촌, 농민까지 한꺼번에 박살내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강 의원은 “지금까지 자연재해를 뚫고 우리 농업을 지켰듯이 한미FTA는 반드시 우리 힘으로 저지하고 마침내 승리하자”고 호소했다.

    이어 연설에 나선 허기옥 한국여성농업인중앙연합회 회장은 “명분 없는 협상을 민중들까지 희생시키면서까지 해야 하는 것인지, 정부가 단 하나의 양심이라도 있다면 이렇게 까지는 못할 것”이라고 정부의 태도를 비난했다.

    허 회장은 또 “정부가 농업을 이 땅에서 퇴출시킬 자본에 고스란히 넘겨주려 하고 있다”면서 “농민이 무시되고 농민을 다 죽이는 한미FTA 저지를 위해 우리 여성 농업인도 이제는 가만히 앉아서 보고 있지 않을 것”이라고 결의를 밝혔다.

    “협상 내용 전면 공개하고 국민 앞에 사죄하라”

    문경식 전농의장 역시 정치연설에서 “농민을 노예로 만들려는 정부가 한미FTA를 진행하고 있다”며 “투쟁만으로 우리 농민의 삶을 지켜낼 수 있다”고 말했다.

    문 의장은 “이번 한미FTA 싸움은 한칠레FTA나 WTO 싸움과는 다르다”고 강조하고 “다시 한 번 우리 마음을 가다듬고 FTA를 저지하고 우리민족끼리 통일된 세상에서 살 수 있도록 앞장서 싸우자”고 강조했다.

    이어 윤금순 전여농 회장과 윤유근 농촌지도자 회장, 이승호 낙농육우협회회장 등이 낭독한 결의문을 통해 참가자들은 “국민이 협상내용을 공개할 것을 요구하는데 사실상 협상 전략 노출이라는 구차한 변명을 어울리지 않으며 헌법은 국민의 알권리를 보장하고 있음을 기억해 지금까지 진행된 협상 내용을 전면 공개하고 잘잘못을 가려 국민 앞에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또 “농어업은 국민의 식량을 책임질 생명산업이며 우리는 생명 있는 먹거리를 소비자에게 공급하고 농업의 공익적 기능과 자원적 가치를 소중히 여길 줄 아는 사회 풍토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집회에서 농수축산인들은 △정부는 한미FTA의 일방적인 추진 즉각 중단 △정부는 현재까지 진행된 한미FTA협상 과정과 내용을 국민 앞에 즉각 공개할 것 △노무현 대통령은 국민 앞에 사과하고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과 김종훈 수석대표를 해임할 것 △국회는 정부의 일방적인 한미FTA를 중단시키고 정부의 대외협상에 국민의 의사가 반영되도록 통상절차법을 개정할 것 등 4대 요구안을 천명했다.

    경찰, 광화문 일대 완전 봉쇄

    이어 4시 30분경부터는 민주노총과 전국농민회총연맹 등 반(反)FTA 단체 회원 6만 명(경찰추산 3만7천명)이 서울광장에 모여 ‘한미FTA저지 2차 범국민대회’를 시작했다. 이날 본대회는 폭우로 인해 참석률이 저조할 것이라는 우려를 말끔히 씻어내줬다. 노동자와 농민이 중심이 된 6만 여명의 참석자들은 집회를 끝마치고 5시 15분 현재 행진을 시작하고 있는 중이다.

    범국민대회를 주최한 한미FTA저지범국민운동본부는 “대미경제예속화 및 사회양극화를 심화시키고 한국경제를 파탄시킬 한미FTA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며 협상중단을 정부에 촉구했다.

    한편 한미FTA 저지 총궐기 부문별 사전 집회가 마무리되고 시청 앞 광장의 범국민대회장으로 속속 참가자들이 집결하고 있는 가운데 시청 앞에서부터 광화문까지 경찰 버스가 늘어서 있으며 광화문 사거리는 사각형으로 둘러싸고 있다.

    또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근처 역시 경찰 버스로 막은 상태이며 청와대로 향하는 도로는 완전히 봉쇄됐다.

    경찰은 안국역에서부터 경복궁 앞, 사직터널까지 직진만을 허용하고 있으며 청와대로 가는 모든 길을 통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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