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년 이후 최대 인원 모인다니 설레요"
    2006년 07월 11일 07:0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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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총파업을 하루 앞둔 11일 오후 3시 대구 달성군 대동공업 공장. 콘바인과 트렉터 등 농기계를 만드는 공장에서 도장 작업을 하는 송일호 조합원(31)의 이마에 굵은 땀방울이 흘러내렸다. 

대동공업은 민주노총과 금속노조의 파업 지침에 따라 12일 한미 FTA 저지를 위해 8시간 총파업을 벌이고 50여명의 조합원이 서울로 올라간다. 대동공업지회는 이날 파업을 위해 지난 6월 28일 2시간동안 KBS 스페셜을 상영하고 조합원교육을 진행한 후 서울에 올라갈 조합원들을 모았다.

   
 
 

540여명의 노동자 중에서 막내인 송일호 조합원은 제일 먼저 서울에 올라가겠다고 신청했다. “10만명이 모인다니 엄청난 규모잖아요. 대구에서는 그런 일을 볼 수가 없죠. 87년 6월 항쟁 이후 최대인원이 모인다니까 사실 설레기도 하고 기대되기도 해요. 회사 들어와서 처음으로 서울집회 가는 거거든요.”

“한미FTA 되면 우리 아들 평생 비정규직으로 살 수밖에 없어요”

12일 아침 8시 버스를 타고 서울로 올라가 집회에 참가하고 내려오면 자정 가까운 시간이 된다. 집회에 안 가는 사람들은 놀러가기도 하고 하루 집에서 푹 쉬는데 세 살배기 아들을 둔 송 조합원은 꼭 서울에 가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이전부터 미국에 대해 관심이 있었어요. 노조에서 교육을 받은 후 가슴에 와 닿았지요. 한미FTA가 남의 일이 아니고 우리 노동자와 직결되기 때문에 참가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는 KBS스페셜을 보면서 정말 깜짝 놀랐다. “정부는 수출이 늘어난다고 선전했지만 FTA 체결하고 나서 먹고 살기 힘들어 국경을 넘다가 1년에 500명이 넘게 죽는 걸 보면서 충격이 컸습니다.”

그는 회사에 들어온 지 만 1년이 됐다. 오히려 나이가 많은 조합원들은 한미FTA에 대해 관심이 많은데 새로 들어온 조합원들이 관심이 없어 걱정이다. “우리만 보고 하는 게 아니잖아요. 한미FTA가 되면 우리 아들은 평생 비정규직으로 살 수밖에 없다는 얘기를 사람들하고 하고 있어요. 우리 때에 싸워서 우리 아들한테는 좋은 세상을 물려줘야죠.” 그는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으며 다시 도장일을 하러 들어갔다.

환갑이 다 된 조합원도 상경투쟁

   
 
 

이관문 조직부장은 “내일 서울로 올라가는 분 중에 환갑 나이가 다 되신 분이 있다.”며 옆 건물 트렉터 라인으로 안내했다. 트렉터를 조립하던 강동주 조합원(58)이 반갑게 맞는다. 그는 “우리나라가 멕시코처럼 되는 게 아닌가 싶어 마음이 불안해서 서울 집회에 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왜 이렇게 한미FTA를 추진하느냐고 묻자 그는 “정부가 우리 노동자와 마음이 안 맞는기라”라며 웃었다. 

아침에 일찍 올라가서 밤늦게 내려올 텐데 힘드시지 않겠냐는 걱정에 그는 “일 끝나면 항상 운동하러 가. 원래 건강하기 때문에 걱정 없다”고 말한 후 다시 콘바인 앞으로 갔다. 이관문 조직부장은 “형님은 가장 연장자이면서도 말없이 항상 노조의 방침에 적극적으로 따라주셨다”고 말했다. 그의 가슴에는 “단체협약 이행 한미FTA저지”라는 빨간 리본이 붙어있었다.

금속산업연맹 10만명 등 민주노총 15만명 파업

대동공업 50여명의 조합원이 12일 서울로 올라간다. 한미FTA가 타결돼 농촌이 몰락하면 대동공업에서 만드는 농기계도 안 팔릴 거니까 대동공업은 파업을 한 번 더 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말하자 지회 간부들이 웃는다. 정원두 부지회장은 “조합원들이 스스로 조합에 전화해서 서울에 가겠다고 했다”며 “내일 일찍 서울로 올라가 힘차게 싸울 예정”이라고 말했다.

12일 금속산업연맹은 현대자동차 GM대우차 금속노조 한라공조 등 10만명이 파업을 벌이고 8천명이 서울로 올라올 예정이다. 민주노총은 12일 한미FTA저지 총파업에 금속, 공공, 건설, 화학섬유, 보건의료노조 등 15만명이 파업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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