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로사 반복 우정사업본부,
    노·사·정 참여 추진단 권고도 전부 외면
    비정규직·민간위탁 축소 권고, 오히려 민간위탁 증원
        2019년 05월 30일 01:0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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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표적인 장시간·중노동 사업장인 우정사업본부가 인력충원 계획을 백지화한 후 8명의 집배원이 연달아 사망했다. 노동계는 물론 시민사회계까지 나서서 ‘집배원 노동조건 개선 기획추진단’의 권고사항을 이행하지 않는 우정사업본부를 강하게 규탄했다.

    집배노동자 장시간 노동철폐 및 과로사·자살방지 시민사회 대책위원회(대책위)는 30일 오전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집배원의 과로사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며 “우정사업본부는 집배원 노동조건을 개선하라는 기획추진단 권고를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대책위는 지난 2017년 7월 안양우체국 집배원 분신을 계기로 발족했다. 집배노조와 참여연대, 천주교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 정의당, 민변 노동위 등 시민사회·종교·정당 등 각계 33개 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대책위 기자회견(사진=곽노충)

    대책위의 요구에 따라 정부 주도로 우정사업본부와 노조, 외부전문가 등 노사정이 참여하는 집배원 노동조건 개선 기획추진단(추진단)이 구성됐다. 추진단은 1년 만인 지난해 10월에 정규인력 2,000명 증원을 골자로 하는 7개 권고안을 발표했다.

    권고안은 ▲적정 노동시간을 위한 단계적 인력충원 ▲토요택배 폐지를 위한 사회적 협약 ▲안전한 일터 만들기 ▲집배부하량산출 시스템 개선 ▲조직문화 혁신 ▲집배원 업무완화를 위한 제도개편 ▲우편공공성 유지와 서비스질 향상을 위한 재정확보 등이다.

    대책위에 따르면, 주요한 요구였던 인력충원 등 7개 권고안 중 우정사업본부가 지금까지 이행한 사항은 없다. 우정사업본부는 올해 초 상반기 400명, 하반기 600명 증원 계획을 세웠다가 국회에서 예산이 통과되지 못하면서 사실상 백지화됐다. 추진단은 비정규직과 민간위탁 배달원을 축소·폐지하라고 권고했지만 우정사업본부는 오히려 민간위탁 배달원만 1000여명 증원했다. 안전한 일터를 만들기 위한 안전보건관리 전문인력(30~40명) 확보하고 전담조직 구축하라는 권고 사항도 지켜지지 않았다. 그 사이 집배원 8명이 과로사 등으로 사망했다.

    지난 12, 13일 이틀 사이에 2명의 집배원이 과로사로 연달아 사망하면서 우정사업본부 장시간·중노동 문제를 다시 불거졌다. 특히 충남 공주우체국 이은장 집배원은 34살밖에 되지 않은 청년 비정규직 노동자였다. 고인은 이동거리가 긴 농촌 지역에서 근무했음에도 하루 배송 물량이 집배원 평균 물량(1,000건)보다 많은 1,200건이나 됐다. 이 때문에 무료노동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대책위는 “연달아 발생하는 집배원 사망사고의 공통점은 우정사업본부가 무료노동 등 부당한 업무 지시 및 불법을 저지르고 있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우정사업본부 측은 경영난으로 인해 집배원 증원이 어렵다는 입장을 반복하고 있다. 그러나 적자, 경영난을 이유로 한 인력충원 계획 백지화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적자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공공서비스의 구조적 문제를 현장에서 일하는 집배원들에게 모두 감당하라는 뜻이기 때문이다.

    우정사업본부는 최근 집배원 1인당 담당 세대수까지 늘리는 등 집배원 노동조건은 더 악화되고 있다. 대책위는 “이에 더해 집배원들의 업무량을 부당하게 측정해 줄세우기 한 뒤 내부 경쟁을 부추기고 있다”며 “배달시간이 긴 집배원은 점심도 먹지 못하고 급하게 일하며 초과근무 신청 역시 눈치를 보며 신청하지 못하는 일이 부지기수”라고 지적했다.

    대책위는 이날 기자회견 직후 청와대에 집배원 인력증원 등을 위한 예산 확보, 과로사 집배원 순직 인정 등을 요구하는 항의서한을 전달했다. 이들은 “집배원의 과로사가 사회적 쟁점이 됐음에도 같은 일이 반복되도록 방치하는 것은 국민의 생명을 지켜야하는 정부의 가장 기본적인 의무를 저버리는 것”이라고 비판하며, 집배원 처우개선 등을 촉구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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