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보사’ 대국민 사기극,
    식약처·코오롱 책임 확산
    식약처는 고의 부실허가, 코오롱은 사기···가해자들이 추적조사?
        2019년 05월 29일 02:0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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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가 코오롱생명과학의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인 인보사케이주(인보사) 허가를 취소하면서 제2의 황우석 사태로 불리는 ‘인보사 사태’가 일단락 정리됐다. 그러나 식약처의 부실허가 등 책임론부터 이웅렬 전 코오롱그룹 회장 등 임직원의 책임회피성 국적 변경 등 코오롱생명과학의 대국민 사기극으로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식약처, 인보사 허가 위해 법까지 위반”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소속 전진한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국장은 29일 오전 MBC 라디오 ‘심인보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식약처는 인보사를 부실 허가한 책임이 있고 허가과정에서 법령을 위반하면서까지 인보사를 허가했다는 문제제기를 받고 있기 때문에 식약처도 수사를 받아야 할 대상”이라고 짚었다.

    윤소하 정의당 의원도 이날 오전 cpbc 가톨릭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김혜영입니다’에서 “가습기 살균제 사태를 겪어놓고도 기업의 주장만을 그대로 믿는 구조적 문제가 드러났다. 식약처의 무책임에서 비롯된 참사”라며 “검찰의 성역 없는 수사가 이뤄져 관련자들에 대한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윤 의원은 “식약처의 허가 과정을 살펴보면 ‘의료 게이트’로 번지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당초 인보사는 식약처의 신약 허가 과정인 중양약사심의위원회에서 안전성 등의 문제로 불허 결정이 나왔다. 그러나 식약처는 허가 의견을 갖고 있는 전문가로 심의위를 다시 구성해 결국 허가를 냈다는 의혹이다.

    전 국장은 “다른 치료제보다 월등하게 효과가 있어야만 약사법 고시에 허가할 수 있게 법으로 돼 있는데 인보사는 그런 연구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법적으로도 미비했다”며 “2017년 4월 중앙약사심의위원회 1차 심의에서 전문가들도 ‘유전자치료제는 근본적으로 위험하기 때문에 안전성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인보사는 효과가 미미한데 허가하는 것이 맞느냐’라는 우려가 있어 전문가 7명 중에 6명 전문가들이 반대해 허가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식약처는 심의위의 인보사 불허 결정이 나온 지 두 달 만에 인보사 허가에 찬성하는 전문가를 추가해 심의위를 다시 소집했다. 전 국장은 “식약처는 찬성하는 전문가 5명을 위원으로 추가했다. 1차에 참여했던 분 중에 3명은 참석을 하지 못해서 9명이 참석해 (2차 심의에서 찬반) 숫자가 뒤집혔다”며 “식약처가 공정한 판단자로서 역할을 한 게 아니라 사실상 코오롱 대변인 역할하면서 통과시켰다는 의혹이 있다”고 말했다.

    식약처는 코오롱생명과학의 허위자료 제출로 속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전 국장은 “납득하기 어렵다. 또 다른 가짜약이 제출되면 또 다시 허가해주겠다는 얘기밖에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해당사자인 회사에서 직접 작성해 제출한 자료이기 때문에 불리한 내용이 누락되거나 허위내용이 있을 수 있다”며 “그런 미심쩍은 부분을 제3기관을 통해 크로스체킹하고 미비한 자료들에 대해 보완 요청을 끊임없이 해서 엄격하게 관리하는 게 규제기관 역할”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서류만 봐서 어쩔 수 없었다’고 하는 건 식약처라는 기관 자체가 존재할 이유가 없다고 자인하는 것”이라며 “미국이나 유럽의 같은 기관도 다 자료 검토만 하지만 인보사와 같은 의약품을 허가하지 않고 있다. 식약처가 분명히 부실 허가를 했고 제대로 검증하지 않은 것”이라고 질타했다.

    식약처와 코오롱이 추적조사?···“정부의 직무유기”

    인보사를 투약한 환자는 3800여명에 달한다. 식약처는 임상시험 대상자에 대한 15년 장기추적조사를 추진하기로 했다. 그러나 ‘가짜 약’을 속여 환자에게 투약한 코오롱생명과학과 허가 과정에 의혹이 제기된 식약처가 추적조사를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 국장은 “식약처와 코오롱은 문제를 일으킨 당사자들이다. 환자들이 신뢰하고 조사를 맡길 수 있는 기관이 아니고 제대로 조사해서 진실을 공개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기 어렵다”며 “정부에서 이런 기관들 계속해서 역할 맡기는 것은 직무유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복지부가 나서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질병관리본부, 한국보건의료연구원, 국립중앙의료원 같은 기관들을 동원해서 충분히 조사고 환자들에 대한 적절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의원도 “3700명의 환자의 문진, 검사 등에 대한 비용을 코오롱 측이 부담하더라도 추적 조사는 정부기관에서 책임 있게 해야 한다”며 “무엇보다 가해자 격인 코오롱의 추적 조사를 믿을 수가 있겠나. 환자들도 어제 저한테 전화서 ‘어떻게 이렇게 정부기관이 무책임할 수 있냐’고 호소했다”고 전했다.

    이웅렬 전 코오롱 회장 등 임직원들
    개미 주주 돈 빼먹고 미국 국적으로 변경?

    이웅렬 전 코오롱그룹 회장 등 책임 있는 임직원들이 인보사 사태를 사전에 예상했음에도 신약 허가를 추진했다는 의혹도 있다. 식약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코오롱생명과학은 인보사의 세포가 다르다는 것을 코스닥 상장 전부터 알고 있었다. 코오롱티슈진 소액 주주들은 지난 27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손해배상청구 소장을 접수했고, 코오롱생명과학 주주들도 식약처 발표가 나온 28일부터 소송을 접수하고 있다.

    인보사 집단소송 법률 대리인인 최덕현 변호사는 “환자들뿐 아니라 주주들도 마찬가지로 코오롱이라는 대기업으로부터 사기를 당한 것”이라고 말했다.

    최 변호사는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코오롱 임직원들과 연구자들은 (인보사의 주요세포가 신장세포라는 것을) 알면서도 투자자들을 속이고 코스닥 상장을 했다고 보인다. 애초에 사기 상장”이라고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코오롱티슈진에서는 세포가 다르다는 것을 상장(2017년 11월) 전인 2017년 3월에 인보사를 위탁 생산하는 론자로부터 통보를 받아서 알고 있었다. 코오롱티슈진과 코오롱생명과학의 2019년 5월 3일자 전자 공시로 이미 확인이 되는 내용”이라며 “심지어 식약처 보도자료에 따르면 2003년부터 코오롱티슈진에서 인보사를 연구하면서 이미 연골세포가 아니라 신장세포로 보이는 293 유래세포가 있었다는 걸 알았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고 설명했다.

    인보사 허가와 상장을 추진한 핵심 인물인 이웅렬 전 회장 등 임직원들이 인보사에 투자한 개미주주들의 돈만 빼가고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국적을 변경했다는 의혹도 있다.

    최 변호사에 따르면, 인보사를 처음 제안한 사람은 이 전 회장의 고교 동창인 이관희 코오롱중앙기술원 생명공학연구실장이다. 그러나 1998년 코오롱 임직원들이 ‘인보사는 성공 가능성이 없다’고 결론을 내리면서 인보사 연구도 끝이 났다. 그러나 이 실장과 이 전 회장은 1년 후인 1999년 돌연 인보사를 개발하겠다며 미국에 코오롱티슈진을 설립하고 2000년에 코오롱생명과학을 공동 설립했다.

    최 변호사는 “이웅렬 전 회장과 이관희 실장은 인보사를 상장을 하기 직전에 티슈진의 이사직을 갑자기 사임했고, 이관희 실장의 국적이 미국인이 됐다”며 “2019년 3월까지 티슈진과 코오롱생명과학의 대표 이사와 부사장으로 있던 이범섭, 이관희 실장과 초기부터 연구를 함께한 노문종 현 대표이사도 미국 국적자”라고 설명했다.

    그는 “티슈진 회사는 한국 상장해서 2000억 원 넘는 현금을 받아갔다. 미국 통장으로 전부 이체했다”며 “한국 주주들의 돈만 쏙 빼먹고 인보사 사태를 책임질 만한 임직원들은 대부분 미국인으로 국적 변경한 것”이라고 추정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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