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의역 김군 사건 3년,
    특성화고 현장실습제도, 더 뒤틀려
    ‘현장형’에서 ‘학습형’ 바뀌었지만 노동은 그대로, 노동자성은 삭제
        2019년 05월 28일 12:4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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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성화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스크린도어 정비용역업체에 입사했던 김 군이 사망한 지 3년이 지났지만, 특성화고 재학생과 졸업생들의 현실은 달라진 것이 없다. 이은아 전국특성화고졸업생노조 위원장은 “진짜 노동을 하던 현장실습보다 현재가 훨씬 더 후퇴했다”고 토로했다.

    김 군 사고 이후에도 특성화고 재학·졸업생이 일하다 사망하는 사건은 계속해서 벌어졌다. 2017년 1월 전북 전주의 한 콜센터에서 현장실습을 하던 특성화고 고교생이 업무 스트레스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같은 해 11월 제주시 음료 제조업체에서 현장실습을 하던 특성화고 재학생 이민호 군이 기계에 끼여 사망했다. 지난달에는 경기도 수원에 있는 공장 신축공사장에서 추락해 사망한 김태규 씨도 특성화고 졸업생이다.

    이은아 특성화고졸업생노조 위원장은 28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구의역 김 군 사고 당시 바뀐 건 구의역 하청업체 직원들이 전부 정규직으로 전환이 되고 노동조합이 생긴 것 뿐”이라고 말했다. 사고가 난 그 현장만 바뀌었을 뿐 특성화고 현장실습 문제를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제도는 변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특성화고 학생들의 연이은 죽음에도 정부는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하지 않고 과거 실패한 대책을 재탕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위원장은 “현장실습 제도 해결해라라고 했더니 안전을 위해 현장실습 제도를 없애려는 움직임이 있었다”며 “학생 당사자들은 현장실습을 나가고자 했고, 우리가 정말 필요한 건 현장 실습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폐지를 하지 않으니까 다른 방향으로 틀어서 현장실습 문제를 좀 더 심각하게 만들었다”며, 학습형현장실습제 도입에 문제가 있다는 짚었다. 이 위원장은 “안전하게 학습만 하고 있는지 감독이 제대로 되고 있는지가 문제인데 과거 현장형실습제도와 똑같이 감독은 제대로 안 되면서 노동자성은 완전 삭제해 버렸다”고 지적했다.

    과거 현장형실습제도 아래 산업체에 투입됐던 특성화고 학생들은 최저임금 수준의 임금을 받았다. 그러나 학습형현장실습제로 바뀌면서 실습비 등의 명목으로 월 20만원을 받고 있다. 노동강도는 현장형실습제도를 적용받으며 최저임금을 받던 때와 다르지 않다고 한다.

    이 위원장은 “(현장형실습제도 때는) 작년 기준 최저임금을 받았다. 거의 150만 원 정도였는데 지금은 20만 원으로 줄어들었다”며 “현장에 가면 종이에 글 쓰듯이 학습만 해서 일을 배울 수 있냐고 하면서 (일은 그대로 시킨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진짜 노동을 하던 현장 실습보다 훨씬 더 후퇴했다. 오히려 안전도 훨씬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성화고 당사자들은 특성화고 학생들이 갈 산업체를 지자체, 교육청, 고용노동부가 선정하는 방식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현재는 학교가 자체적으로 업체와 연계하는 방식이다.

    이 위원장은 “(관리감독을 하는) 학교 선생들은 산업체를 잃으면 내년에 보낼 수 있는 학생 수가 적어지기 때문에 학생이 업체에서 무슨 일을 당하든 소극적으로밖에 대처할 수밖에 없고, 학교 자체에서 업체를 조달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아 업체는 언제든 (학생들) 안 받겠다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학교가 업체를 자체적으로 찾아야 하는 구조적 문제 때문에 학생들이 열악한 사업장에 내몰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위원장은 “학교 입장에선 산업체를 붙잡는 게 절실하고 그럴수록 산업체에 투입돼도 (학생들, 학교가) 아무 말도 못하는 입장이 계속된다”며 “이런 문제를 막기 위해선 지자체, 교육청, 노동부가 같이 협업해서 지역에 있는 업체들을 선정해 리스트업해야 하고, 정부가 그 업체들한테 보상도 해주고 노동부가 직접 감독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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