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가 김훈 "산안법 하위법령,
    노동 보호할 국가 의무 방기, 자본 이윤 옹호"
    청년·노동·인권·시민 등 산업안전보건법 하위법령 전면 수정 촉구
        2019년 05월 27일 05:30 오후

    Print Friendly, PDF & Email

    청년·노동·인권·시민사회 등 각계 단체가 27일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 하위법령을 전면 수정하라고 촉구했다.

    고 김용균 시민대책위, 민주노총, 민변 노동위, 반올림, 청년전태일 등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에 있는 전태일 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위험의 외주화 금지 약속을 파기한 문재인 정권 규탄한다”며 “일터에서의 죽음을 멈출 수 있도록 산업안전보건법 하위법령 전면 수정하라”고 밝혔다.

    특히 28년 만에 개정된 산안법과 하위법령이 “사람을 죽이는 구조를 바꾸기 위한 법이어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이들은 “대통령이 산재 사망을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했지만 떨어짐, 끼임 같은 예방 가능한 원시적인 사망이 줄을 잇고 있다”며 “기술은 확장되고, 새로운 시대가 도래할 것처럼 세상은 움직이는데 사회를 지탱하는 노동을 하는 사람들은 원시적으로 죽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태안화력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인 고 김용균 씨의 죽음을 계기로 국회는 28년 만에 산안법 전면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그러나 정부가 지난 4월 입법예고한 산안법 하위법령인 시행령·시행규칙이 모법의 취지조차 담고 있지 못하다는 비판이 잇따라 제기됐다. 특히 이 하위법령은 김용균 씨와 구의역 참사 김 군이 일한 업종에서도 여전히 ‘위험의 외주화’가 가능하도록 했다.

    ‘칼의 노래’ 작가인 김훈 생명안전 시민넷 공동대표는 “산업안전보건법의 하위법령은 모법의 정신을 크게 훼손하고, 모법의 적용 범위를 축소하고 집행력을 무력화시켜서 법 전체를 공허하고 무내용한 작문으로 전락시켰다”며 “정부의 이 같은 태도는 세월호의 교훈과 수많은 노동자들의 죽음의 의미를 배반하는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김 대표는 이어 “노동자는 노동을 통해서 인격을 실현하고 생애를 건설하고 국가를 지탱시켜주고 역사를 진전시킨다. 국가는 노동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다”며 “노동부가 입법예고한 산안법 하위법령에서 국가는 이 같은 의무를 모두 방기하고 자본의 이윤을 옹호하고 있다”고 거듭 비판했다.

    김용균 노동자의 죽음 이후에도 청년 비정규직 노동자의 죽음은 계속됐다. 26세 용역노동자 김태규 씨가 지난달 10일 경시도 수원시 한 공사현장에서 작업 중 추락해 숨졌다. 김태규 씨는 특성화고 졸업 후 비정규직으로 일하다 일용직 건설노동자로 일하기 시작한 지 3일 만에 사망했다. 유가족에 따르면, 고인은 안전모·전화도 지급받지 못했고 안전교육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각계 단체들은 “하루 평균 6명의 노동자가 죽는 나라다. 알려지지 않은 죽음도 너무 많다”며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내놓은 산안법 하위법령은 위험의 외주화를 보호 하겠다는 선언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산업안전보건법은 사람을 살리는 법의 기초여야 한다”며 “사람을 죽이는 구조에서 사람을 살리는 구조로 바꾸기 위해, 하위법령은 무엇보다 위험의 외주화를 직시해야만 이윤만을 위해 움직이는 기업이 안전을 고려하며 움직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더 나아가 “정부는 사람을 죽이는 기업은 더 강력하게 처벌하겠다고 천명해야 한다”며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만들어내야만 노동 하는 이의 삶을 구체적으로 지키고 죽음으로부터 예방할 수 있다”고 호소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