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태인, "한미 FTA 폐해, I M F 백배 될 수도"
        2006년 07월 11일 10:44 오전

    Print Friendly

    지난 10일부터 한미자유무역협정(FTA) 제 2차 본협상이 서울 신라호텔에서 시작된 가운데, 정태인 전 청와대 국민경제비서관은 "이런 졸속 정책은 본 적이 없다"며, "협상 결렬도 우리가 가지고 있는 카드 중 하나"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정 전 비서관은 11일 불교방송(BBS)의 ‘고운기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이와 같이 말하고, "(2차) 협상이 좀 지지부진 해지는 게 아니냐, 이런 생각이 들고 있다"고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 정태인 전 청와대 국민경제비서관 ⓒ연합뉴스
     

    그 이유에 대해 정 전 비서관은 "일사천리로 가다가 국내에서 반대 여론도 높고, 또 미국 측에서 자기들의 의견이 그대로 진행될 것 같지 않으니까 이런 모델리티 얘기를 다시 들고 나온 게 아닌가 이렇게 보여진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금 정부 내에서도 대통령의 의지는 굉장히 굳센 것 같지만, 그러나 또 다른 관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하다가 안 되면 안 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진행자의 말에 동의하면서, "사실은 협상카드 중에 결렬이라고 하는 것도 카드"라고 지적했다.

    즉, "’결렬될 수 있다’고 하는 것을 언제나 갖고 있어야지 협상에서 우리 지위를 더 높일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그것은 당연한 것"이라는 게 그 이유다.

    그러나 정 전 비서관은 ‘협상이 결렬될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는 "그것은 우리가 갖고 있는 카드"라며 "작년만 해도 미국하고 협상을 하다가 네 나라가 협상이 중단이 됐는데, 협상이라는 것은 언제나 하다가 잘 안되면 그만두는 거지, 꼭 해야 되는 것은 아니다"고 덧붙이고 "아직 (협상 결렬 카드를) 낼지 안낼지 정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미 FTA 의 폐해가 IMF의 열배가 아니라 백배가 될 수 있다"

    이날 정 전 비서관은 "한미 FTA 의 폐해가 IMF의 열배가 아니라 백배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그 근거로 "IMF는 우리가 3년 만에 돈을 다 갚았기 때문에 더 이상 (IMF가 우리에게) 규제완화나 긴축정책 등을 요구할 법적 근거가 없지만, FTA 는 협상이 체결되면 우리들뿐만이 아니라, 우리 애들의 애들의 애들까지도 계속 협상을 취소하지 않는 한, 계속되는 것이기 때문에 그 효과라고 한다는 것은 굉장히 클 수 있다"는 것을 들었다.

    그는 또 정부에서 주장하고 있는 이른바 ‘FTA의 긍정적인 효과’에 대해서도 비관적인 견해를 드러냈다. 정 전 비서관은 "긍정적인 효과가 분명히 나타날 수 있다"면서도 "그런데 지금까지 정부가 얘기한 것을 보면 우리가 또 경제학자로서 판단을 해보면 굉장히 근거가 희박한 이야기들을 지금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 전 비서관은 자신의 비관적인 견해의 이유에 대해 "예를 들면 서비스 생산성이 높아지고 그것이 다시 제조업 생산성으로 이어져서 우리가 선진국이 된다, 이런 얘긴데 서비스 생산성이 어떻게 높아지는지 예컨대 IMF 때 이미 우리는 해봤고 금융구조조정이라는 것을 10년 넘게 이제 했다"며 "물론 금융기관의 건전성이라든가 수익성이 높아졌지만 그것이 우리 경제에 도움이 된다는 근거는 별로 없다"고 지적했다.

    즉, "(서비스 생산성 제고나 금융구조조정 등이) 서민들과 국민들한테 소비자 신용을 늘려서 소비자 신용위기를 가져온 것 빼고는 뚜렷하게 금융기관이 개선이 됐다는 근거가 없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의 정책, 또 부작용에 대한 대책, 이런 것들이 없이 추진하고 있으니까 문제가 되는 것"이라는 게 정 전 비서관의 이어지는 지적이다.

    그는 이어 "원래 FTA 라는 것은 반은 대외협상이지만 반은 국내협상"이라며 "한일FTA 같은 경우는 상당히 많이 그런 것들이 준비가 되어 있었는데 반해 한미 FTA는 그런 것이 전혀 없이 하고 있기 때문에 여러 가지 문제가 많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라고 정부의 ‘준비 소홀’을 질타했다.

    "‘을사오적’이라고 불리는 몇 명이 모여서 결정했다"

    이날 정 비서관은 자신이 청와대에 있을 때는 한미FTA 얘기는 나오지도 않았다고 소개하고, "어떻게 이렇게 졸속으로 추진되는지 저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미FTA는) ‘을사오적’이라고 불리는 몇 명이 모여서 결정을 한 것으로 안다"며 "그 분들도 한미 FTA가 어떤 일을 벌일지, 우리나라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에 대해서 충분하게 검토하지 않고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경태 "FTA는 서비스업 강화될 것"vs김상조 "오히려 양극화 심화시킬 것"

    한편 이날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 집중’에 출연한 이경태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과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한미FTA 협상에 대해 엇갈린 견해를 보였다.

     먼저 이 원장은 우리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손을 놓고 있는데 한미 FTA를 한다고 그래서 우리 서비스 산업이 저절로 발전하는 건 아니라며, "서비스 산업이 지금 낙후돼 있는 가장 대표적인 케이스 한 가지만 말씀드리면 지금 서비스업 부문의 무역수지 적자가 작년도에 131억 달러"라고 지적했다.

    이 원장은 "미국 서비스 업체가 이미 우리나라 서비스업에 투자를 많이 하고 있다"며 "우리 국내적인 투자 여건 개선 노력과 합쳐져 가지고 미국의 서비스 부문에 대한 직접 투자가 늘어나고 그걸 통해서 정부의 서비스 산업 정책이  더욱 더 보강되고 강화될 수 있는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 저는 기본적으로 동의를 하고 싶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서비스 산업은 최종 소비가 이루어지는 산업이라기보다는 다른 산업, 특히 제조업의 생산을 위해서 중간제로 투입되는 어떤 성격이 굉장히 강하다"고 전제하고 "(우리나라에서는) 금융이나 통신, 또는 법률, 회계, 세무 등등의 이른바 ‘사업 지원 서비스’의 생산성이 낮아서 제조업의 성장에 장애물이 되고 있다는 문제의식은 정당하다고 할 수가 있겠는데, 과연 이런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경쟁력과 우리보다도 두 배 이상의 생산성을 갖는 미국과의 어떤 FTA를 통해서 이런 사업지원 서비스업의 성장을 우리가 기대한 대로 얻을 수 있겠느냐는 것에 대해서는 상당한 위험성이 자리 잡고 있다고 생각이 된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이어 "설사 이런 사업지원 서비스업의 성장을 이룬다고 하더라도 이쪽에서 만들어지는 일자리, 고용은 전체 서비스 고용의 약 12%정도밖에 안 된다"면서 "한마디로 말씀드리면 우리 국민 모두가 변호사나 회계사가 될 수 있는 건 아니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따라서 "이런 서비스업의 성장을 통해서 고용을 양질의 고용을 만들어내긴 어려울 뿐만 아니라  여타의 서비스의 고용은 이른바 영세업체의 고용 비중이 높다"며 "그 다음에 상시 고용인보다는 자영업자나 무급가족종사의 비중이 높고 여성의 비중이 높은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퀄리티가 낮은 그런 일자리의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것이 양극화를 해소하기보다는 오히려 심화시킬 가능성이 매우 높다 라고 생각이 든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수준 높은 교육 소비할 것"vs"공공서비스산업이 위협받을 것"

    이들은 이어 ‘의무교육 시장에는 관심이 없으나 사교육 시장에는 관심이 있다’는 커틀러 미국 측 한미FTA 협상 대표의 발언에 대해서도 엇갈리는 견해를 내놨다.

    이 원장은 이에 대해 "우리  국민들이 예를 들어 인터넷 교육을 통해서 해외로 나가지 않고 우리 국내에서 미국의 수준 높은 교육을 소비할 수 있다면 그게 아마 최종 교육 소비자라든가 또는 외화 지출 면에서도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며 긍정적인 전망을 했다.

    그러나 김 교수는 "앞으로 협상이 진행되면 될수록 미국 업계의 구체적인 이익이 협상의 테이블에 올라올 가능성이 많다"며 "그런 의미에서 우리가 사실은 지키고자 하는 이러한 공공서비스산업의 공공성과 안정성이 위협받을 그런 어떤 위험성이 매우 농후하다고 생각이 된다"고 부정적인 전망을 보였다.

    이들은 이날 이 외에도 ‘투기성 자금’에 대해서도 전혀 다른 견해를 보였다.

    이 원장이 "최근에 OECD에서 보고서에 따르면, 투자협정만 체결하는 경우에는 투자 증대효과 명백하지가 않은데 포괄적인 FTA를 하면서 그 중에 한 부분으로 투자협정까지 포함하면 투자에 대해서 굉장히 긍정적인 효과가 명백히 드러난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한 반면, 김 교수는 "투자와 투기를 구분하는 기준은 객관적인 기준은 사실은 경제학자에게는 찾을 수가 없다"며 "투자 협정에서 사실은 모든 포트폴리오 투자까지 포함하는 모든 것을 투자로 인정해주고 그 권리를 강력하게 보호해주게 되면 사실은 국민경제의 발전에 도움이 안 되는 이런 투기성 잡음들이 오히려 더 많이 들어올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다"고 주장했다. 

    필자소개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