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중대재해 근절 핵심,
‘다단계 하도급’ 금지···시행령에선 배제
"정부, 위험의 외주화 금지 등 국민과의 약속 파기"
    2019년 05월 24일 07:2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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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안전보건법 시행령·시행규칙 개정안에 ‘조선업 중대재해 근절’을 위한 대안이 전혀 포함돼있지 않다는 비판이 나온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위험성이 높은 작업에 하도급을 금지하고 원청 책임 강화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조선업의 산업재해 사망 비율은 전산업의 2배에 달한다.

민주노총은 24일 오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위험의 외주화 금지 약속파기, 문재인 정부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조선업 중대재해 근절의 핵심은 다단계 하도급 금지”라며 “중대재해 예방 핵심 대책 제외한 빈껍데기 산업안전보건법은 기만”이라고 비판했다.

사진=민주노총

반복되는 조선업 하청노동자 사망사고로 인해 정부는 같은 해 11월 2일 ‘조선업 중대산업재해 국민참여 조사위원회(국민참여조사위)’를 발족했다. 안전시스템과 원하도급 구조 및 고용형태 등 사회구조적 문제를 조사해 조선업 중대재해 원인 규명과 근본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취지였다.

국민참여조사위는 6개월간 조사를 거친 후 ‘다단계 재하도급 금지’, ‘산안법 관련 하위법령에 조선업 안전관리 법제도 개선’ 등을 골자로 한 정책 제언을 발표했다. 조사위는 사고조사 보고서에서 “조선업 중대재해의 근본적인 원인이 다단계 재하도급 구조에 있다고 보기 때문에 이를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현장에서 작업인원에 대한 정확한 관리, 통제가 이뤄지지 않아 혼재작업 시 체계적인 공정관리, 안전관리에 문제가 있어 중대재해를 초래할 위험이 높다는 설명이다.

실제 이 보고서의 내용을 보면, 조선업 하청 노동자 산재 사망 비율은 산재가 빈번한 건설업을 능가했다. 2016년 조선업의 산재사고 사망 만인율(1.09)은 전산업 평균(0.53) 대비 약 2배였고, 최근 10년간 사고사망 만인률이 조선업은 1.68이었고, 건설업은 1.58였다. 특히 2016년 까지 10년간 조선업 사고 사망자 307명 중 하청 노동자가 243명으로 80%에 달했다.

민주노총은 “조선업 하청노동자들의 중대재해가 만연한 핵심 원인은 다단계 재하도급”이라며 “아무리 조선업 사업주들이 중대재해 예방을 위해 예산을 투입하고 좋은 안전관리 제도와 시스템을 운영해도 차마 기업이라고 부를 수 없는 수백 개 영세 하청업체가 복잡하게 뒤엉킨 다단계 재하도급이 만연한 상황에서는 노동자들의 안전을 확보할 수 없다”고 짚었다.

그러나 정부는 28년 만에 전면 개정한 산안법 시행령·시행규칙엔 조선업의 다단계 하도급 금지 등 국민참여조사위 정책 제언이 전혀 담기지 않았다.

민주노총은 “추락 방지를 위한 발판 설치 등 중대재해 유발 위험작업 등도 도급금지 대상에서 제외됐다”며 “정부가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반영할 수 있었던 하위법령에 발판 설치 등 위험작업을 도급승인 대상으로 포함시키라고 요구했지만 이마저도 반영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권은 위험의 외주화를 금지하고, 비정규직 하청 노동자를 보호하겠다던 국민과의 약속을 파기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노총은 ▲산안법 하위법령 도급승인 대상에 ‘조선업 도급작업’ 포함 ▲도급심사 기준 마련 ▲발판 설치작업 등 추락, 전도 위험이 있는 특수 직종 작업에 전문 1차 도급업체만 허가 ▲조선업 재하도급을 금지 및 원·하청 고용관계 개선 ▲위험의 외주화 금지 내용을 반영한 산업안전보건법 개정 재추진 등을 요구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문재인 정권은 ‘위험의 외주화 방지 법 추진’과 ‘국민참여조사위의 조사 결과에 따라 제도 개선’하겠다던 약속을 즉각 이행해 산업안전보건법과 하위법령 재개정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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