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안법 시행령 개정안 퇴행
사고 많은 건설기계, 원청책임 제외
산재 사고 많은 건설현장에선 시행령 개정안 실효성은 거의 없어
    2019년 05월 24일 12:18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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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노동자들이 원청의 책임을 강화하는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 시행령 개정을 촉구했다.

민주노총 건설노조는 23일 오전 서울 광화문 정부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입법예고한 대로 산업안전보건법 시행령이 개정된다면 전기 노동자의 산재사망에 한전은 책임이 없고, 덤프·레미콘·굴삭기 등 25개 기종 건설기계 노동자들의 죽음에 원청 건설사는 책임이 없다”고 이같이 밝혔다.

사진=건설노조

정부는 지난달 22일 산안법 시행령·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그러나 산안법 시행령 개정안은 원청의 책임을 강화해 위험의 외주화 근절한다는 것이 원법의 취지조차 담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산재 사고가 가장 많이 벌어지는 건설현장에선 시행령 개정안의 실효성은 거의 없을 것이라는 게 노동계의 설명이다.

매년 전체 산재 사망 중 35~40%가 건설현장에서 벌어지고, 이 중 30%정도는 건설기계에 의해 발생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이번 시행령 개정안을 통해 건설기계 27종 중 타워크레인, 건설용 리프트, 항타·항발기 등 4개 기계에만 원청 책임을 적용했다. 사고가 빈번했던 덤프, 굴삭기, 이동식 크레인 등은 제외했다.

특히 시행령이 개정돼도 원청에 산재의 책임을 묻지 않는 덤프, 굴삭기, 이동식 크레인은 다른 건설기계보다 산재 사망률이 압도적으로 높다.

이정미 정의당 의원이 고용노동부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타워크레인, 건설용리프트, 항타·항발기에 의한 산재 사망은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8명이었다. 반면 시행령에서 제외된 굴삭기, 고소작업차, 이동식 크레인(기중기)에 의한 산재 사망자 수는 동일기간 148명이었다.

노조는 “건설기계를 운전하는 다수의 노동자가 산재 통계로 잡히지 않는 특수고용노동자인 점을 고려하면 그 수는 더 늘어날 것”이라며 “그럼에도 정부는 개정 산안법 시행령에서 덤프, 레미콘, 굴삭기 등 건설기계에 대한 안전을 방치했다”고 비판했다.

한국전력 협력업체 소속 전기노동자들 역시 시행령 개정안으론 보호받지 못한다. 공사금액 50억 원이 넘는 공사에 한해서만 발주처로서 안전에 대한 책임을 지도록 해서다. 한전은 지난해 산재 확정 기준으로 건설 공사 중 사망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발주처다.

노조는 “한전은 3조4천억에 달하는 배전공사를 발주하지만 각 사업소, 현장 단위로 공사금액이 쪼개지면서 발주처 산재 책임을 면하게 되는 상황”이라며 “공공기관은 공사 금액에 상관없이 발주자로서 원청 사용자 의무를 지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노조는 이날 회견 후 청와대로 행진해 이러한 내용을 담은 의견서를 청와대에 전달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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