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노총, "한미FTA 두 나라 노동계에 재앙될 것"
By tathata
    2006년 07월 10일 06:0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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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의 국경 없는 이동은 노동운동의 국경 없는 연대로 이어진다. 한미FTA라는 거대한 자본시장 통합은 미국과 한국의 노동자에게 국적을 넘은 연대의 장을 여는 동시에 단결을 요구하고 있다.

한미FTA 2차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같은 시각 양국의 노동계는 ‘한미 노동자연대’를 위한 워크숍을 19일 서울 대방동 여성플라자에서 개최했다. ‘한미 FTA에 맞선 양국 노동조합의 대응전략’이 제목이다.

워크숍은 ‘미국노동자가 바라보는 한미 FTA’라는 주제로 제프 보그트 미국노총(AFL-CIO) 정책국장이, ‘한미 FTA와 한국노동자’를 차남호 민주노총 정책국장이, ‘한미 FTA와 노동운동의 과제‘를 이철 한국노총 정책국장이 발제를 했다.

존 스위니 미국노총 위원장, "양국 노동자 단결해야 한다"

존 스위니 미국노총 위원장은 서면으로 보낸 연대사에서 “한미 FTA는 실패한 나프타 모델을 똑같은 전례를 답습하고 있다”며 “이것은 노동자의 권리와 근로조건을 약화시키며, 다국적 기업의 투자와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공공 서비스와 공익의 제한하는 정부의 능력을 약화시킨다”고 말했다.

   
 ▲ 한미 양국 노동계는 10일 대방동 여성플라자에서 국제워크숍을 개최했다.
 

그는 또 “한미 양국 모두에서 안정적이고 높은 임금을 받는 일자리가 임시직이나 비정규직으로 대체되면서 노동자들의 인권침해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며 “두 나라에서 노동자의 기본적인 권리와 노동기준이 보장되는 양질의 고용을 쟁취하기 위하여 노동자들 단결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은 “한미FTA는 노동자의 장밋빛 미래는 없고, 투자의 이익이 극대화고, 민중의 모든 이해는 초국적 자본에 의해 짓밟히게 된다”고 단호하게 말하고, “이날 워크숍으로 3차 협상에도 국제연대 활동이 강화되길 기원하다”고 인사말을 대신했다.

조준호 민주노총 위원장은 “이 자리는 양국 노동자의 운명이 걸려 있는 한미 FTA의 대응을 모색하는 매우 중요하고 뜻깊은 자리”라며 “양국 노동자의 고민을 담아내어 성과를 만들어 투쟁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양국 노동계의 발전적 연대를 제안했다.

"노동분쟁 해결절차 노동자에게 도움 안되는 메카니즘"

발제자로 나선 제프 보그트 미국노총 정책국장은 한미 FTA가 양국 노동자에게 ‘재앙’이 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을 제시했다.

“한미FTA는 투자자에게 좋은 기회를 제공하지만, 노동자에게는 어떠한 권리보호 협정도 없다. 나프타가 체결될 당시 정부는 노동자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캐나다, 멕시코 또한 자국의 노동자에게 ‘수출량이 늘어나 삶의 질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몇몇 비판가들이 말하고 있듯이 캐나다와 멕시코는 무역 적자가 늘어났고, 미국 제조업 노동자들은 일자리를 잃었고 서비스 노동자들은 저임금에 시달리게 되어 나프타 이전에 누렸던 여러 가지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노동자가 보조금을 받거나 정부의 여러 가지 조치를 받을 수 있다고 했지만 실제로 이를 활용하는 노동자는 많지 않다. 동시에 미국의 여러 노동법안은 수준이 굉장히 저하되고, 노동자들의 실질임금 수준 또한 떨어졌다.

나프타에는 어떠한 노동장도, 기준과 표준도 없어 노동조항을 강요하지 않는 협정이었다. 정부와 공공서비스노조가 협약했더라도 협정이 체결되고 나면 정부는 공공성과 노동친화적인 정책을 위한 어떠한 압박도 느끼지 않게 됐다. 분쟁해결 절차도 20여 차례 열렸지만, 멕시코 노동자에게는 도움이 되지 않는 분쟁해결 메카니즘이었다.

"나프타 이후, 정부 노동정책 실효성 없었다"

최근 미국이 오만과 맺은 자유무역협정의 투자장을 보면 기업이 정부를 제소할 수 있도록 했다. 수익을 창출하는 기업 활동이 저해되면 기업이 정부를 제소할 수 있도록 한 것인데, 이는 기업이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지게 하면서 여러 가지 노동조건과 소비자 보호 조건의 구애를 받지 않게 한다.

미국이 추진하고 있는 지적재산권과 의약품 시장 개방은 소비자들이 값싸게 의약품을 이용할 수 있는 권리를 박탈하고 있다. 아동 노동으로 만든 제품을 사지 않겠다는 (소비자의 운동도) 무력화시키고, 중소기업들의 생산품을 소비하면 인센티브를 주는 우대정책을 펼치지 못하도록 제한하고 있다. 한미FTA는 보다 많은 보건, 의료, 교육의 보다 많은 사유화를 진작시킬 것이다.”

   
 ▲ 제프 보그트 미국노총(AFL-CIO) 정책국장
 

제트 보그트 국장은 “양국의 노동자들은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라고 물으며 “국제노동조합 연대활동을 강화해 미국의 다자주의 협정을 막아 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것이 양국의 노동자에게 서로 도움이 될 것”이라며 “제 3차 협상이 개최되는 시애틀 협상을 우리가 어떻게 전환시켜 낼 것인가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노동장 유명무실 ‥기업 투자장이 최우선"

이어서 차남호 민주노총 정책국장은 “한미FTA가 초국적 자본에는 보약이겠지만, 노동자에게는 ‘독약’이 된다”고 단언했다. 그는 “한미FTA의 핵심은 투자보장이지 노동장이 미국이 맺은 FTA에서 활용된 적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형 FTA는 서비스 금융 지적 재산권 등 경제 전반을 아우르는 ‘양자간 투자협정’(BIT)보다 더 강도 높은 협정”이라고 규정했다.

이철 한국노총 정책차장은 ‘한미FTA와 노동운동의 과제’라는 주제의 발제에서 “양국의 노동자가 신자유주의 세계화를 확대 강화하는데 맞서 노동자 민중의 생존이 걸린 보편적인 권리를 지켜내기 위한 투쟁을 전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차장은 또 “세계 곳곳에서 형성되고 있는 대안 세계화 운동과 결합하여 동아시아 민중, 세계 민중의 권리를 확장하고 대안을 만들어가는 투쟁을 전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프타 이후 조직률 떨어지고, 대안 노력도 실효성 못 거둬"

발제가 끝난 후 제프 보거트 정책국장은 나프타 이후의 미국 노동운동의 변화된 상을 소개했다. 그는 “나프타 이후 구조조정이 만연해지고 제조업의 공장이전으로 인한 실업의 증가로 실질적인 조직률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그는 “조직률을 제고하기 위한 여러 가지 노력을 펼쳤지만 눈에 띄는 성과는 나타나지 않았다”며 “노동운동이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활동을 했지만 구체적인 대안 마련에는 성공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이는 한미FTA가 노동운동의 위축과 조직률의 저하를 가져올 것을 것을 예고하는 것으로, 한미FTA를 저지시키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임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고 있다.

양국의 노동자가 한미FTA라는 거대한 ‘괴물’에 싸우기 위해 손을 맞잡았다. 괴물에 함께 싸우자는 힘을 모으는 데는 뜻을 같이 했으나, 그것은 또다른 과제를 동시에 안겨주고 있다. 동의된 힘을 바탕으로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연대하고 대안을 만들어 나갈 것인가에 대한 전략이 그것이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는 합의를 이뤘으나 구체적인 행동과 대안의 수립의 토론으로까지는 나아가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앞으로 보다 발전된 연대를 확립하기 위한 고민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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