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에 뒷짐 국회, 뒤늦게 성명서 봇물
    2006년 07월 10일 11:26 오전

Print Friendly

그동안 뒷짐만 지고 있던 국회가 점증하는 한미FTA 반대 여론에 이제 겨우 반응하는 걸까. 한미FTA 2차 본협상이 시작되는 첫날인 10일 오전, 국회 내의 각종 모임 및 기구들은 졸속협상에 반대하는 성명을 잇달아 내놓았다.

그러나 이들 성명서에는 협상의 ‘졸속추진 반대’라는 원칙론만이 언급되어 있을 뿐 앞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구체적인 행동 계획이 전혀 없어 실효성이 의심된다. 일각에서는 이들의 성명서가 국회의 역할 방기라는 여론의 뭇매를 피하기 위한 ‘면피용’이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한미FTA를 연구하는 국회의원 모임(공동대표 김태홍 권영길 김효석)’ 소속 의원 35명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민주적 절차 없이 강행되는 협상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며 "국민과 함께 한미FTA의 모든 과정을 철저히 검증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2월 협상개시를 선언한 이후 한미 양국 정부간의 협상이 빠른 속도로 진행돼 왔음에도 정부는 국민이나 국회에 협상의 진행상황을 알리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고, "오히려 향후 3년간 협상의 진행과정을 공개하지 않겠다는 것이 (미국과) 가장 먼저 한 약속이라니 도대체 이해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다수의 국민은 현재 진행 중인 협상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갖고 있음에도 정부는 국민 대다수가 찬성하다는 납득하기 어려운 주장만 내세우고 있다고 비판하고, 한미 양국간의 협상이 진행됨에 따라 국민의 반대가 더욱 확산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글은 특히 대학교수와 4대 종단등 각계에서 쏟아져 나오는 우려의 목소리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전하고, 국가적으로 중대한 사안이 진행되고 있는데도 국회가 배제되고 있다는 사실을 무겁게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끝으로 "오늘 정부 협상 대표단이 협상장에서 미국측에 제출할 양허안에는 국민과 국회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어 있지 않다는 점을 분명히 밝혀둔다"고 못박고, "정부는 한미FTA 협상 과정에 대한 정보를 국민에게 투명하게 알려야 하고, 국회에 대해서도 철저히 보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모임의 김태홍 공동대표는 언론노조의 총파업을 예로 들며 "기자들은 사태의 관찰자다. 그들은 보통 가장 늦게 행동에 나선다. 그런데 지금 기자들이 행동에 나섰다. 전례없는 비상시국이다"고 말했다. 김 공동대표는 "지금 국회 내에 졸속협상을 반대하는 의원들이 적어도 반 수는 넘을 것"이라며 "앞으로 국민적 저항이 거세질수록 의원들도 구체적으로 반응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 농림해양수산위원회(위원장 권오을) 의원 18명도 ‘한미FTA 2차 협상에 즈음하여’라는 성명서에서 현재처럼 협상이 졸속으로 추진될 경우 그 결과를 수용하기 어렵다면서 다섯가지를 요구했다.

이들은 먼저 "한미FTA는 시한에 쫓겨 졸속으로 진행되어서는 안 된다"며 "미국 쪽의 일정에 얽매일 필요는 없고 오히려 이를 공략지점으로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농어업분야에 대한 철저한 사전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농어업부문이 감내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협상이 이뤄져야 한다면서 쌀은 양허 품목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끝으로 투명한 정보공개와 국민적 합의, 그리고 농업인 등 이해당사자의 참여가 협상의 전 과정에서 철저하게 보장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권오을 위원장은 "이 성명서는 대한민국 협상단, 농림부, 해양수산부는 물론 영역본이 미국 대표단에도 발송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민주당 원내대표단도 이날 ‘한미FTA 2차 협상에 즈음하여’란 성명서를 내고 "국민 여러분께서 동의해 주시지 않는다면, 국회가 앞장서서 비준동의안을 거부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필자소개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