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찰, 초강경 대응 기자회견 아수라장
    By tathata
        2006년 07월 10일 11:05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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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의 한미FTA 저지 움직임에 초강경 대응으로 나오고 있다. 한미FTA 2차 협상이 열리는 첫 날인 10일 오전 한미FTA저지 범국본과 양대노총과 미국노총의 기자회견은 경찰의 무력진압으로 ‘아수라장’이 됐다.

    한미FTA저지범국본은 이날 오전 9시 신라호텔 앞에서 기자회견을 계획했으나, 신라호텔로 가는 동대입구역을 봉쇄하는 것은 물론 오전 8시40분부터 범국본과 양노총 관계자들의 출입을 저지시켰다.

       
     

    범국본과 양노총은 이날 신라호텔과 1백여미터 떨어진 동국대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려 했으나, 경찰측은 ‘특별경계구역’이라는 이유로 일체의 모임도 허락할 수 없다며 참가자들에게 방패 등 무력을 동원하여 기자회견 자체를 무산시켰다.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조준호 민주노총 위원장,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 문경식 전농 의장 등 노동농민진영의 지도부와 칼로스 우스캉스 메기코 국립 자유대학 사회정치학과 교수, 제트 보그트 미국노총(AFL-CI0) 정책국장 등 해외 원정단 대표들이 대거 참여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대한민국 경찰은 제발 법을 지켜주십시오"라며 외쳤다. 이들은 "집회신고가 필요없는 평화적인 기자회견마저 봉쇄하겠다는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DOWN DOWN FTA", "NO WAY FTA", "기자회견 보장하라"며 경찰의 무력진압에 저항했다.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은 "경찰이 폭력시위를 조장하는 것 같다"며 경찰의 과잉진압에 대해 의구심을 드러냈다. 주제준 범국본 상황실장은 "미국 원정시위 당시 백악관 앞에서도 평화시위는 방해받지 않고 보장되었다"고 경찰의 무력진압에 분노했다.

    범국본이 배포한 기자회견문에는 한미FTA 협상 추진 과정에서 드러난 국책연구 기관의 결과마저 조작하는 등 정부의 졸속적이고 반민중적인 행태를 비판하며 노무현 정부이 민중의 엄중한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는 경고가 담겨져 있다.

    범국본은 기자회견문에서 "한미FTA가 타결된다면 한국 사회는 미국과 초국적 자본, 그리고 한국의 독점자본의 이익을 위해 구조조정의 광풍 속에 내몰릴 것이고, 이 과정에서 경쟁의 논리 앞에 농업, 환경, 의료, 교육, 공공서비스를 비롯해 그 어느 것 하나 빼놓을 것 없이 민중의 삶이 송두리째 위기로 내몰릴 것이 자명해지고 있다"고 개탄했다.

    범국본은 "이제 한미FTA 협상 중단을 요구하는 민중들의 분노는 더욱 커져가고 투쟁은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며 "노무현 정부가 한미FTA에 반대하는 성난 민중들의 분노를 밟고 계속 한미FTA를 추진한다면 노무현 정부야말로 그 끝을 향해 치닫는 것과 다름없다"고 경고햇다. 이어 "한미FTA 협상은 지금 당장 중단되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양대노총과 미국노총, 승리혁신동맹(Change to win federation)도 경찰에 의해 포위된 채 약식 기자회견을 열고 공동성명서를 발표했다. 양대노총의 공동성명서를 발표하는 것으로 급하게 마무리됐다.

    이들은 공동성명서에서 "7월 10~14일까지 서울에서 진행되는 한미FTA 2차 협상을 맞아, 미국 노동조합을 대표하는 미국노총산별회의(AFL-CIO)와 승리혁신동맹, 그리고 한국 노동조합을 대표하는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은 다시 한번 양국 노동자 공동의 목소리를 양국 정부와 협상 대표단에 전달하고자 한다"며 한미 양국정부에 대한 요구안을 발표했다.

    이들은 공동성명서에서 ▲첫째, 우리는 ‘표준FTA’가 양국 노동자에게 미치는 경제 사회적 영향에 대해 노동조합과 시민사회단체의 충분한 참여 속에서 전면적으로 평가할 것을 양국 정부에 요구한다. 특히 ‘표준FTA’가 노동기본권과 고용, 임금 보건의료와 교육을 포함한 공공서비스 문화다양성, 식량안보 등에 미친 영향이 반드시 평가되어야 한다.

    ▲둘째, 한미 양국 정부는 협상과정에서 나온 문서들을 협상 체결후 3년 동안 공개하지 않기로 한 합의를 철회하고, 모든 과정을 투명하고 민주적으로 처리해야 한다. ▲셋째, 한미 양국의 무역 및 경제 협력이 NAFTA, 한칠레 FTA, 그리고 기존의 FTA의 부정적 모델을 밟지 않도록 해야만 한다. 특히 기업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공공의 건강과 안전, 노동기본권, 환경 필수 공공서비스, 그리고 공정한 경제발전을 침해하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방식의 무역 규칙은 배제되어야만 한다.

    ▲넷째, 한미 양국 정부는 무역 및 경제협력의 전제 조건으로, 87호와 98호 협약을 시작으로 ILO 핵심 협약을 비준해야만 하며, 양국 정부에 대한 ILO 결사의 자유위원회 권고안을 즉각 이행해야 한다. ▲다섯째, 우리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FTA 협상을 중단하고, 노동조합을 비롯하여 시민사회단체와 충분한 협의를 통해 노동친화적인 양국의 무역과 경제협력 모델의 형성을 위해 노력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공동성명서는 거듭 "양국 정부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협상을 중단하고, 지금이라도 노동조합을 포함하여 시민사회단체의 폭넓은 의견 수렴과 토론을 통해, 공평하고 평등하며 노동친화적인 무역과 경제협력 모델의 형성을 위해 노력해줄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양대노총과 미국 노동단체는 "이상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상호간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9월 시애틀에서 열릴 3차 협상 공동대응을 포함하여, 보다 적극적인 공동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양대노총의 ‘약식’ 기자회견에 이어 민주노총 장기투쟁 사업장의 기자회견도 간략하게 진행됐다. KTX 여승무원 등 비정규 장기투쟁 사업장의 노동자들은 기자회견문에서 "정부와 열린우리당은 민생과 서민경제를 해결하려면 한미FTA 협상이 아닌 생존위기에 몰린 비정규, 장기 투쟁노동자들의 문제부터 풀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비정규 장기투쟁사업장 노동자들은 "참여정부의 신자유주의 노동배제정책으로 노동조합만 결성해도 해고되는 비정규노동자들과 부다한 정리해고의 백화점식 노동탄압으로 수많은 노동자들이 거리를 헤매며 살려달라고 울부짖고 있어도 노무현 대통령은 요지부동이고, 한미 FTA협상에만 매달리고 있다"며 "불법파견 악덕기업주와 용역깡패 동원하여 노동조합을 와해시키는 악덕기업주를 당장 구속시키고, 가장 민생의 현안인 비정규 장기투쟁사업장 문제를 조속히 해결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경찰은 현재 범국본 관계자, 비정규 장투사업장 노동자들 가운데 일부를 연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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