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정비 받고 월급도, 이중 수급 어떻게 봐야하나
        2006년 07월 08일 10:35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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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한겨레, 동아, MBC 등 언론에서 5.31 선거에서 당선된 노동자 의원들이 의정비와 회사 월급을 모두 받는 것에 대해 비판적인 보도를 함으로써 이 문제에 대해 당 안팎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 민주노동당 지방자치위원회는 무급휴직이 원칙이라는 입장을 밝혔고, 민주노총 역시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지만 동일한 원칙을 따른다는 방침이다.

    한편, 이번에 문제가 된 것을 계기로 민주노동당이 공직선출규정을 보다 명확히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현대자동차 회사 쪽은 이번 5.31 선거에서 울산지역 광역, 기초의원으로 당선된 회사 직원 6명에게 임기 4년 동안 무급휴직계를 제출하도록 통보했다. 올해부터 무보수 명예직이던 지방의원도 유급화에 따라 의정비를 지급받게 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은 무급휴직계를 제출한 반면, 민주노동당 의원들은 아직 제출하지 않았다. 직원 4명이 지방의원에 당선된 현대중공업도 조만간 무급휴직을 명문화할 것으로 알려져 노동자 지방의원에 대한 월급 수수에 관련된 내용이 계속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법적 문제는 없어, 급여는 회사 재량권

    현행법 상 노동자들의 의정활동은 허용돼 있다. 근로기준법에 따라 회사 측은 노동자의 공적인 활동을 보장해줘야 하며 지방자치법도 공무원이나 공기업이 아닌 민간기업 직원의 겸직은 허용하고 있다. 다만 유급으로 할지, 무급으로 할지는 회사 측의 재량이라는 것이 민주노총 정치위원회의 설명이다. 법적으로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한 이번에 문제가 된 울산 현대자동차와 같은 대기업 노동자의 경우, 회사 월급보다 지방의원 의정비가 적어 ‘현실적인 갈등’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방의원 의정비는 2천~6천만원으로 지자체마다 차이가 큰데, 울산 지역의 경우 지방의원 의정비가 대기업 노동자 임금에 비해 적게는 5백만원부터 많게는 1천~2천만원 정도 적다.

    민주노동당 울산시당 김광식 위원장은 “의정비가 월급보다 적은데도 의정활동비는 한달에 100여만원씩 소요되다 보니 생계비 문제가 발생한다”면서 “특히 자녀가 대학에 다니는 경우에는 많이 힘들어하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개인적 희생은 감수해야, “무급휴직이 원칙”

    하지만 민주노동당은 기본적으로 ‘무급휴직’이 원칙이라는 입장이다. 오현아 지방자치위원회 국장은 “지방의원 유급화 이후 중앙당의 명문화된 방침은 없었지만 민주노동당 지방자치위원회의 입장은 ‘무급휴직’이 원칙”이라고 밝혔다.

    민주노동당 단병호 의원도 “지방의원 유급화는 안정적인 활동을 하라는 것으로 회사 일을 병행하기 힘든 만큼 회사가 임금 문제를 제기하기 전에 정리해야 한다는 입장을 선거 전에 피력한 적이 있다”면서 “당사자에게는 재정적인 타격이 오겠지만 국민들에게는 이중급여 문제로, 도덕성 문제로 비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단 의원은 “사회적, 정치적 역할을 하는 것에 따른 희생으로 감수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심상정 의원도 “지방의원 유급화 취지가 의정활동에 충실하라는 의미인 만큼 개인적 희생이 따르더라도 감수해야 할 몫”이라고 밝혔다. 다만 “민주노동당이 의정활동에 대한 뒷받침이 부족해 의정비로 생계비는 물론 의정활동비까지 해결해야 하는 어려움이 클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울산시당 김광식 위원장은 “10일 임원회의를 열어 이 문제를 논의하고 11일 해당 지방의원들과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라면서 “무급원칙의 입장을 확인하고 개인적으로 생계가 힘든 부분에 대해서는 위로하고 함께 방법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노총 역시 현재 추진 중인 ‘지방의원협의회’를 통해 노동자 지방의원들에 임금 문제를 포함한 의정지침을 전달할 방침이다. 민주노총 이영희 정치위원장은 “무급휴직계를 내고 의원 활동에 전념하는 게 옳다”면서 “민주노동당의 방침을 원칙적으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무급휴직으로 하되 실제 자녀 학비 등 문제가 있는 만큼 노동조합이 회사 측과 단체협약을 통해 학자금 등 복지후생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노동당 공직자선출규정 명확히 해야

    한편 서울시 의원을 지냈던 민주노동당 심재옥 최고위원은 “유급화의 취지가 의정활동의 임금 개념인데 일부 지역의 경우 의정비가 너무 낮게 책정돼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심 최고위원은 “서울시의회의 높은 의정비만 언론에서 선정적으로 다뤄졌을 뿐 지자체 재정능력에 따라 지역간 불균형 문제는 알려지지 않았다”면서 “의정비를 현실화시키고 지자체간의 불균형을 해결하도록 정부에 법개정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고 밝혔다.

    더불어 민주노동당이 공직자 선출 규정을 보다 명확히 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사전에 무급휴직 등에 대한 당의 방침을 후보들과 확실히 공유했다면 이같은 논란이 없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한 노동계 인사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거창 문제를 비롯해 이중당적, 이중임금 등 민주노동당에 적지 않은 문제가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면서 “민주노동당이 공직선출규정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단병호 의원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후보검증 과정이 충실하게 되지 못했다는 것을 시인한다”면서 “진보정당 후보로서 대표성 여부를 엄정하게 가릴 수 있도록 필요하다면 제도화하고 기구화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심상정 의원 역시 노동자의 선거 출마를 “노조활동의 연장선에서 개인적 선택의 문제로 인식해왔다”면서 “이제 이들은 진보정당의 미래를 위한 종자돈으로서 민주노동당이 선출 과정에서부터 이후 의정활동에까지 폭넓게 관여해 들어갈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거창 사건 등과 같은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공직선출규정을 대폭적으로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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