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사상 유럽을 가장 괴롭힌
    미국 국무장관, 폼페이오
    [중국매체로 중국읽기] 노골적인 영국에 대한 훈계와 압력
        2019년 05월 13일 10:12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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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번역자주: 최근 영국 메이 내각이 중국 통신회사 화웨이의 영국 내 5G 사업 참여를 허용하려 하자, 미 국무장관 폼페이오는 일장 훈계를 통해 미국 심기의 불편함을 드러냈다. 이하는 이에 대한 환구시보의 사설 논평이다.

    <환구시보 사설>

    2019-05-09 19:46 (현지시각)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 수요일 영국에 거의 명령식으로 중국 및 중국 전기통신설비회사 화웨이에 대한 태도를 바꾸라고 하면서, 서방국가들에 대한 소련의 위협을 다루듯이 중국을 대할 것을 요구했다. 그는 또 한 강연에서 대처 전 총리의 예를 인용해 “(중국에 대해) 철의 여인이 침묵했을 것인가? 그녀는 중국이 미래의 인터넷을 통제하는 것을 허락했을 것인가?”라며 테레사 메이 현 영국 총리를 거명하지 않은 채 조롱했다.

    이렇게 폼페이오가 노골적으로 영국인을 훈계하며 더 이상 미국 자신들의 특별한 우방에 대해 보여주어야 할 최소한의 존중도 배려하지 않는 것에 대해, 영국인들은 틀림없이 그의 무지막지하고 오만한 표현에 매우 복잡함을 느꼈을 것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의 한 평론 표제는 “폼페이오, 한 능멸자(一个霸凌者)가 다우닝가 10번지 (영국 수상의 공식 관저-주)를 방문하다”였다. 평론은 폼페이오가 테레사 메이와 국제 이슈를 상의한다고 하지만 그러나 그 자신이 바로 문제라고 지적했다.

    미국의 유럽 우방에 대한 태도가 지금처럼 이렇게 오만했던 적은 없다. 설령 냉전시대 유럽이 자신의 안보를 미국에 의존했을 때도 미국은 우방의 체면을 세워줬다. 하지만 독일 주재 미국 대사가 화웨이 문제, ‘북계 2호’ 가스관 문제 (러시아와 5개 유럽 회사 간의 가스공급 계약-주)로 어떻게 독일을 훈계했는지, 그리고 폼페이오가 영국에서 어떤 말을 했는지를 보면 미국이 점점 유럽을 평등한 동반자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응당 두목 말을 들어야 하는 하찮은 졸개 취급하듯 그들에 대해 매우 거만하고 독단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는 유럽 국가들에 대해 정보 공유를 중단하겠다고 공개적으로 위협하는 것이 어디 우방 간의 대화 같은가? 폼페이오 등은 적수에게 말하는 것 같은 논조로 유럽 국가들을 위협하며 자신의 통제에 순종하게끔 하려하고 있다.

    중국과 소련은 본질적으로 다르다. 대다수 미국인들도 중국을 ‘또 다른 소련’이라고 생각하지 않으며, 더구나 중국과 뚜렷하게 지정학적 갈등을 겪고 있는 유럽 국가들은 존재하지 않는다. 비록 영국을 비롯한 유럽 국가들 중에는 중국의 발전이 그들의 기존 이익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있긴 하지만, 그러나 그들은 중국굴기에서 자신의 성장 기회를 발굴하는 데 더 적극적이다. 그들은 보통 중국과의 협력 확대를 중시하며, 영국에는 지금 중·영관계가 ‘황금시대’에 있다는 현실적 사고도 존재한다.

    중국이 분명 소련은 아니기에 폼페이오 등이 소련을 경계하는 것처럼 중국을 경계하자고 세일하는 것은 진척이 쉽지 않을 것이다. 이 미국 국무장관은 자신의 적극적인 세일에 대한 청중들의 흥미가 시들해졌을 때 낙담하고 견딜 수 없게 된다. 그리하여 더 극단적인 언어로 미국 측의 태도를 상대방에게 강요하려고 시도하기에 그는 지금 미국과 유럽의 소통을 악순환으로 몰고 가고 있다.

    남을 납득시키려는 자는 먼저 논리로 납득시켜야 한다. 미국이 ‘중국 위협론’을 극한으로 밀고 갈 때 가장 부족한 것이 바로 이 논리이다. 누구도 알 수 있듯, 미국이 동맹국들을 상대로 팔려는 대중국 전략은 미국 자신의 이익에 봉사하는 ‘미국 우선주의’ 횡포이다. 근본적으로 유럽 동맹국들에게 남겨지는 이익은 없으며, 이 역시 유럽 국가들이 몹시 실망해하는 지점이기도 하다.

    지금 미국 정부는 욕심이 끝이 없다. 2018년 1인당 평균 GDP가 약 6.2만 달러로 유럽의 강대국과 일본 같은 우방 국가보다도 훨씬 높다. 하지만 미국은 유럽과 일본이 미국을 이용하고 있다고 끊임없이 불평하는데, 자신이 일으킨 무역전은 전 세계를 상대로 한 ‘무차별적 발포’이며, 우방에 대해서도 뒤통수를 치고 눈앞의 이익만 바라보면서 장래를 생각하지 않는다.

    유럽의 대중국 정책을 미국과 맞추어 중국 억제를 돕도록 하고 싶어도, 미국은 아마도 그렇게 할 수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유럽은 그들 자신의 독자적 이익이 있으며, 그들과 중국은 제로섬 관계가 아닌 끊임없는 협력 확대가 기조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이기적인 미국이 바꿀 수 있는 바가 아니다.

    도대체 중국이 공존하고 협력할 수 없는 상대인지, 미국이 영광과 치욕을 함께할 수 있는 전능한 파트너인지는 유럽 국가 스스로 판별할 수 있다. 중국은 유럽-미국 관계를 이간질할 생각이 없지만, 중국-유럽 관계의 기본면도 미국이 파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미국의 사리사욕이 너무 지나치게 되면 결국에는 그 반대가 되어 돌아온다.

    필자소개
    북경대 맑스주의학원 법학박사 , 노동교육가, 현재 민주노총 정책연구원 정책자문위원, 맑스코뮤날레 집행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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