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북 추가지원 유보, 개성공단-금강산관광 지속"
        2006년 07월 06일 05:5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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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위원장 김원웅)는 6일 이종석 통일부장관,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을 출석시킨 가운데 전체 회의를 갖고 북한 미사일 발사 문제를 집중 추궁했다.

    이날 회의에서 의원들은 정부의 늑장 대응을 강도높게 비판했다. 일부 의원들은 정부의 북한 미사일 관리 정책이 실패했다며 통일.외교.국방장관을 비롯한 외교안보 라인의 교체를 요구하기도 했다. 이날 이종석 통일부장관은 향후 대북제재 방안과 관련, 추가적인 대북지원은 유보하는 방향으로 검토하되 개성공단 및 금강산관광사업은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통령 보고 늦은 이유" vs "구체적인 성격까지 판단한 후 보고"

    여야 의원들은 북한 미사일 발사 직후 관련 사실이 대통령에게 보고되지 않은 이유를 따졌다. 

    한나라당 김용갑 의원은 이종석 통일부장관에게 "대통령 보고도 5시에야 하고, 안전보장회의도 7시 넘어서 하고, 국민에게 설명도 10시 10분이 돼서야 했다"며 "이런 정부를 믿고 국민이 잠을 제대로 자겠나"고 따졌다.  

    열린우리당 최재천 의원은 이 장관에게 "NSC는 왜 늦게 열리고 NSC 상임위원장은 왜 오전 7시30분이 돼서야 출근하느냐"고 지적했다. 같은 당 장영달 의원도 "외교안보회의는 오전 5시에는 열렸어야 한다. 한반도에서 일어나는 일은 노 대통령이 가장 먼저 알 수 있는데 나타나는 현상은 왜 그러느냐"고 꼬집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이 장관은 "잘했다는 것은 아니지만 매뉴얼에 따라 대응했다"면서 "정부의 위기관리시스템이 (정상대로) 다 작동했으며, 일각의 늑장대응 지적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한반도에서 일어나는 일은 한미 양국이 동시에 알 수 있다"면서 "노동이나 스커드 미사일은 구체적인 성격까지 판단해 대통령에게 (추후) 보고하는 것이 맞고, 대포동 미사일은 발사 즉시 직보토록 돼 있다"고 해명했다.

    "참여정부의 북핵관리는 전면적 실패" "이종석 장관 정치적, 정책적 책임 지라"

    정부의 북한 미사일 관리 정책이 전반적으로 재검토되어야 한다는 지적도 줄을 이었다.

    한나라당 박진 의원은 "정부는 5일 국회 서면답변서에서조차 ‘미사일인지 인공위성인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며 강 건너 불구경하는 태도를 보였다"면서 "통일.외교.국방장관을 비롯한 외교안보 라인을 교체하고 대북정책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김용갑 의원은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것은 노무현 정부와 친북좌파세력이 돕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말했고, 남경필 의원은 "북한 눈치만 보는 상황이 된 것에 대해 국민이 굉장히 불안해 한다"고 지적했다.

    열린우리당 최재천 의원은 "참여정부의 북핵관리는 전면적 실패로 귀결됐다. 북한이 경협 등은 대남관계, 북핵 등은 대미관계로 보고 있는데 이는 현 정부의치명적인 정책실패"라면서 "우리는 북한 탓만 하고 있는데, 이종석 장관은 외교안보의 실무책임자로서 정치적, 정책적 책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직업외교관 출신인 정의용 의원은 "정부가 ‘스커드 미사일의 방향이 동북쪽이라서 우리 안보에 직접 위협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는데 인식이 뭔가 잘못된 것 아니냐"면서 "특히 대북지원 비료 마지막 물량이 북한으로 떠난다고 하는데 이것이 적절한지, 또 다른 국가에는 어떻게 비쳐질지 생각해 봤느냐"고 물었다.

    "추가적인 대북지원 유보 검토" "개성공단, 금강산관광사업은 지속"

    향후 대북지원과 관련해서는 한나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강경 발언이 잇달았다.

    김용갑 의원은 비료.식량의 인도적 지원은 물론 금강산관광 및 개성공단사업의 즉각적인 중단을 촉구했다. 김 의원은 또 오는 11일로 예정된 남북 장관급회담을 우리측의 취소할 용의는 없는지도 물었다. 이해봉 의원도 인도적 차원의 비료 지원과 쌀 지원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열린우리당 최성 의원은 "섣부른 대북제재는 한반도의 위기만 증폭시킬 뿐"이라며 신중한 대응을 주문했다.

    이에 대해 이 장관은 "대화의 틀 속에서 북한이 실질적 부담을 안을 수밖에 없는 조치를 검토하겠다"며 "상황을 분석해 구체적 대응조치를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쌀과 비료 등의) 추가적 대북지원은 유보하는 방안으로 검토하겠다"며, 다만 개성공단 및 금강산관광사업 즉각 중단 요구에 대해서는 "두 사업은 북한의 생존에 관한 문제이고 장기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그런 지적은 적절치 않다"고 일축했다.

    오는 11일 부산에서 열릴 예정인 남북장관급 회담에 대해 이 장관은 "여러 사항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중히 판단하겠다"면서 "그동안 대화를 통해 따질 것은 따진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는데 (과연) 대화를 하자면서 대화를 막는다는게 어떤 의미를 갖는지 지켜봐야 한다"며 회담 개최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이 장관은 또 열린우리당 장영달 의원이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위해 나머지 5개국이 모여 대책을 협의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 "유용성이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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