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교 내 비정규직 급속 확산…10만여명 추산
    By tathata
        2006년 07월 06일 04:3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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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교 내에 비정규직 노동자가 확산되고 있다. 행정, 서무직은 물론 영양사, 조리사, 사서, 과학실험 보조원, 경비관리원에 이르기까지 학교 운영의 거의 모든 업무가 비정규직 노동자로 채워지고 있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가 전국 15개 학교 791명의 노동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학교 내 계약직은 81.4%, 일용직은 17.5%를 차지했다. 근속년수가 3년 이상 되는 노동자는 25.5%였으며, 5년 이상은 19.2%에 이르러 수년동안 동일한 업무에 종사하고도 비정규직 노동자로 일하고 있었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는 전국적으로 10만여명의 학교 내 비정규직 노동자가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이들은 대부분 영양사, 조리사, 사무 과학 전산보조, 사서 등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정규직 교사를 제외하고 학교에서 근무하는 대부분의 노동자가 비정규직으로 채워지고 있는 셈이다. 교육인적자원부는 7만명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정규직 교사 빼고 거의 모든 업무 ‘비정규직’

    학교 내 비정규직이 급속도로 확산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4년 6월 교육인적자원부가 ‘초중등 학교 회계 관리 기준안’을 각급 학교로 내려보낸 이후 본격화 됐다. 이 안은 △1년제 근로계약서 확정 △연봉제를 통한 총액임금제 도입 △교무 전산 과학 보조업무의 통합 등을 담고 있다.

    이전까지 ‘무기계약’으로 근무했던 노동자들은 교육부의 지침으로 1년짜리 비정규직 노동자 신세가 된 것이다. 고용불안은 근무조건마저 하락시켜 월차, 생리휴가, 출산휴가를 제대로 사용하지도 못하게 만들었다. 또한 직종별 임금 차등 지침은 임금의 하락도 가져와 행정직, 사서, 영양사는 월 100~110만원, 전산 교무 과학보조직은 80~85만원, 조리사, 급식보조직은 70~75만원을 받고 있다.

    일부 학교에서는 교무보조 업무를 용역업체에 맡기고 있으며, 학교안전요원들이 위탁용역업체로부터 파견되어 직접고용 투쟁을 전개하고 있는 사례도 빚어지는 실정이다. 교무, 전산, 과학보조원 등의 업무 통합 지침은 3명이 담당하는 업무를 1명으로 감축함으로써 정리해고를 당하는 노동자도 늘어나고 있었다.

    게다가 학교장들은 재계약을 빌미로 차대접, 행사 뒤처리, 잔업을 강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심한 경우에는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는 성희롱마저 당하는 경우도 있었다.

    ‘재계약’ 빌미로 잔업, 잡무부터 출산휴가 보장도 못 받아

    학교비정규직노조의 조사에 의하면, 비정규직 노동자의 71%가 잡무처리를 하고 있다고 응답했으며, 법정 유급출산 휴가 90일을 보장받은 사람은 38.8%에 불과했다. 성희롱의 경험이 있다는 응답은 8.9%에 이르렀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는 6일 광화문 정부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용안정과 정규직과의 임금차별 철폐, 노동3권 보장 등을 요구했다. 노조는 교육부에 교섭을 요구하고 있으나, 교육부는 해당 학교장과 교섭할 사항이라며 미루고 있다.

    박병률 학교비정규직노조 사무처장은 “학교장은 정부지침으로 결정된 사항이라며 교섭을 미루고 있고, 정부는 해당 학교장과 논의할 사항이라고 서로 미루고 있다”며 “교육부는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교육인적자원부 관계자는 "교육부는 단지 지침안을 제시한 것 뿐이며, 이를 시행하는 것은 학교장의 재량에 맡겨져 있기 때문에 학교장이 실질적인 교섭 당사자"라고 말했다.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 소극적인 전교조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는 전교조가 아닌 공공연맹을 상급단체로 하고 있다.

    현재 교원노조법 상 조합원의 가입 범위를 ‘교원자격증’을 가진 자에 한하여 인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교조의 9만 조합원은 대부분 정규직 교사로 구성돼 있는데, 가입대상으로 허용된 기간제 교사는 1천여명에 그치고 있다.

    윤희찬 전교조 비정규직대책특별위원장은 “교원노조법의 제약이 있다하더라도 비정규직 조직화의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면 학교비정규직노조의 조직화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하면서도, “아직 내부적인 조건이 제대로 갖춰있지 못했다”고 말했다.

    윤 위원장은 “조직 내에서 비정규직 노동자 조직화 문제가 제대로 토론회조차 열리지 못했을 정도로 논의가 되고 있지 못한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교육시장화 저지, 차등성과급제 폐지 등 현안 문제에 일일이 대응하는 것도 버겁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학교비정규직노조로서는 전교조의 지원이 절실하다. 노조는 “교육부를 상대로 싸우고 있는 노조로서는 함께 힘을 합치면 든든한 원군을 얻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교조는 6일로 28일째 교육부의 차등성과급체 철회를 요구하며 광화문 정부청사 앞에서 농성 중이다. 학교비정규직노조 6일부터 8일까지 교육부 앞에서 노숙농성을 전개할 계획이다. 같은 교섭대상인 교육부를 상대로 싸움을 하고 있는 것이다. ‘연대’는 그들 농성장의 거리만큼 가까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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