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마트 무인셀프계산대
    고객불편, 고용불안 가중
    노조 “고객불만 응대 등 감정노동 강도 심화에 인력감축···중단해야”
        2019년 05월 08일 04:2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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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세계 이마트 노동자들이 무인셀프계산대 확대 중단을 요구했다. 노동자 고용불안은 물론 고객조차도 불편을 토로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무인셀프계산대에 대한 고객의 잦은 불만제기로 마트 노동자들의 감정노동 강도도 심해졌다는 지적이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조 등은 8일 오전 서울 성수동 이마트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무인셀프계산대 확대가 이마트를 이용하는 국민에게는 장시간 대기와 혼잡함으로 쇼핑의 불편을 주고, 노동자에게는 업무강도 강화, 고용불안의 위험으로 직결되고 있다”며 “손쉽게 막대한 인건비를 감축해서 재벌오너 일가와 경영진의 잇속만 챙겨가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사진=마트산업노조 이마트지부

    이마트는 지난해 1년 3개 점포를 시작으로 무인셀프계산대를 도입하고 현재까지 무인셀프계산대를 60개 점포로 확대했다.

    무인셀프계산대 도입은 인력감축으로 이어지고 있다. 노조에 따르면, 이마트는 인력 재배치를 한다며 계산대에서만 일해 온 여성노동자들에게 타업무를 주거나, 타점포에 발령을 강행해 자발적 퇴사를 유도했다.

    계산원들의 감정노동은 더 심화됐다. 일반계산대에 의도적으로 고객 대기를 늘려 무인셀프계산대로 가도록 유도하면서 기다림에 지친 고객들의 불만과 원성까지 계산원이 응대하는 등 감정노동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고객들이 무인셀프계산대 사용을 기피하자 각 점포 관리자 지시 아래 계산원들이 무인셀프계산대 호객행위까지 하는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다.

    전수찬 마트노조 이마트지부 위원장은 “저임금 여성노동자들이 무인셀프계산대의 편법적 운영으로 인해 업무강도 강화와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혜정 이마트지부 신제주지회장도 “기존보다 덜 열리는 계산대에 근무하는 계산원들은 기다림에 지친 고객들의 불만과 원성까지 응대해가며 감정노동에 시달리고 있고 명절 때처럼 끊이지 않는 계산업무에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세계 이마트의 무인셀프계산대 확대를 통한 인력감축은 “일자리 창출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라는 지난 2015년 9월 15일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발언과도 어긋난다. 정 부회장은 2018년 6월 8일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와 함께한 현장소통 간담회에서도 연 1만 명 이상 채용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신세계그룹의 정규인력은 지난해 12월 상장 계열사 정규직원 30,076명으로, 2017년 6월말 대비 2,052명이 줄었다. 최근 5년간 대형점포인 이마트, 트레이더스 16개 신규출점을 포함해 총 295개의 점포를 신규 출점했음에도 정규 인력은 오히려 5년 전보다 212명이 줄었다. 신세계 이마트가 ‘일자리 창출’이라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노조는 “비등기 임원인 오너일가 3인의 이마트 1년 임금은 97억이고, 이마트의 최대주주인 이명희 회장과 정용진 부회장은 최근 5년간 이익배당금만으로 604억 원을 받아갔다”면서 “그러나 노동자들에게는 영업이익이 줄어 위기라며 각종 구조조정 조치를 취해나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조에 따르면, 올해 이마트 노동자들의 기본급은 82만 1천원이다.

    영업이익 감소에 따른 구조조정에 더해 무인셀프계산대까지 대대적으로 확대하며 인력감축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노조는 “노동자 업무강도 심화하는 무인셀프계산대 확대, 도입을 중단하고 무차별발령, 인력감축 중단하라”며 “이러한 요구에도 이마트의 무인셀프계산대 확대 및 편법적 운영, 무차별발령이 진행될 경우 우리 노동조합은 이마트의 탈법, 불법, 갑질을 추가 폭로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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