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멕시코 대선 재집계에선 좌파후보 앞서
        2006년 07월 06일 11:40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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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멕시코 대선 재집계가 5일(현지시간) 시작되면서 예비개표와 상반된 결과가 나오고 있다. 예비개표에서 1% 차이로 좌파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후보를 앞선 우파 펠리페 칼데론 후보가 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재집계가 86% 진행된 가운데 민주혁명당(PRD)의 오브라도르 후보는 36.5%를 득표해 국민행동당(PAN)의 칼데론 후보가 얻은 34.8%에 1.7% 포인트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차이는 예비개표 과정에서 약 260만 표가 누락됐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멕시코에서는 투표소별로 선거가 끝난 후 개표를 실시해 개표결과를 비공식적으로 연방선거관리위원회에 보고하고 투표함을 봉인해 개표결과보고서를 붙인 후 이를 지역선거관리위원회로 이송한다.

    이 과정에서 연방선거관리위원회는 투표함에 붙인 개표결과보고서가 유실되거나 판독이 불가능하거나 집계에 오차가 있는 투표함을 개표집계에서 제외시켰다. 당초 예비개표에서 투표함 98%가 집계된 것으로 보고 됐지만 실제로는 86%만 집계됐다고 현지언론이 전했다.

    현재 실시되고 있는 연방선거관리위원회의 재집계에서는 모든 투표함을 열어 수작업으로 재검표를 하는 것이 아니라 개표결과보고서 상의 수치만 재집계를 한다. 연방선거관리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누락된 표가 포함될 경우 두 후보간 표차가 26만여 표로 줄어들어 칼데론 후보가 0.64% 포인트 앞서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오브라도르, “조작의 증거 있다” 재검표 요구

    개표가 진행되면서 두 후보간 표차는 점점 좁아지고 있는 모습이다. 칼데론 후보의 지지층이 두터운 북서부 지역의 개표가 진행되면서 선두가 바뀔 가능성도 있다.

    한편 오브라도르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중대한 조작의 증거”가 발견됐다며 최종 집계결과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민주혁명당의 레오넬 코타 대표도 “중대한 조작의 증거를 보여준 이번 선거를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며 수작업 재검표를 요구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연방선거관리위원회는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 멕시코 연방선거관리위원회의 루이스 카를로스 우갈데 위원장은 “멕시코의 법은 투표함을 개봉할 수 있는 경우가 분명하게 명시돼 있다”며 “개표결과보고서가 명백히 바뀌었거나 투표함이 손상된 경우에만 투표함이 개봉된다”고 말했다.

    우갈데 위원장은 “현 시점에서 어느 정당도 자신의 후보가 가장 많은 득표를 했다고 선언할 수 없다”며 자제를 촉구했다.

    민주혁명당, 연방선거재판소에 재소 방침

    오브라도르 후보는 개표결과가 조작됐다며 항의하는 지지자들에게 침착할 것을 당부했지만 최종 개표집계에서 칼데론 후보의 승리가 확정될 경우 민주혁명당이 지지자들을 동원해 광범위한 가두시위를 펼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이에 대해 칼데론 후보는 “선거는 거리에서 승리하는 것이 아니”라며 오브라도르 후보측을 비난했다. 그는 자신이 이길 경우 연립정부를 구성해 오브라도르 후보를 내각에 입각시킬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민주혁명당은 이번 선거를 조작으로 보고 연방선거재판소에 제소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법정소송이 진행될 경우 연방선거재판소는 최종 시한인 오는 9월6일까지 당선자를 가려 발표한다. 코타 민주혁명당 대표는 이번 선거를 국제법정에까지 끌고 갈 수도 있다고 밝혀 이번 선거를 둘러싸고 상당기간 동안 멕시코 사상 최대의 혼란이 이어질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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