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도 잡아먹는 한나라 '색깔론'
        2006년 07월 05일 04:11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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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색깔론의 고향 한나라당이 이번에는 ‘적’이 아니라 자신들의 내부를 겨냥한 색깔론의 칼을 빼들었다. 이번 무대는 한나라당 당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이재오 후보는 물론 대권 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에 대한 사상검증 주장이 제기됐다.

    이규택 후보는 5일 논평을 내고 이재오 후보와 이명박 전 서울시장에 정체성을 밝힐 것을 주문했다. 발단은 4일 ‘반핵반김 국민행동본부’라는 보수단체에서 조선일보에 "한나라당은 ‘좌파종식 투쟁 선봉장’을 뽑아라"란 제목의 광고를 싣고 "공산혁명조직 남민전 사건 관련자 이재오 후보는 전향 여부를 공개적으로 밝혀야 한다"는 주장에서 비롯됐다.

    이규택 후보는 이같은 주장에 대해 “보수정당 한나라당의 대표가 되려는 사람에게 당연한 요구가 아닐 수 없다”면서 “이재오 후보는 이 문제에 대해 떳떳하게 답변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사상검증에 반대 입장을 밝힌 의원이나 후보들에 대해서도 “노무현 대통령이 지명한 장관 후보들에 대해서는 앞 다투어 사상검증에 나서던 한나라당 의원들이 자당의 대표를 뽑는 마당에 사상검증에 반대한다니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비겁한 이중잣대’라고 비난했다.

       
     ▲ 그림=이창우
     

    한나라당 대선주자 중 한 명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에도 불똥이 튀었다. 이규택 후보는 이재오 후보에 대한 사상검증 주장에 “이명박 전 시장이 ‘골수보수로 가자는 것이냐?’는 반응을 보였다”면서 “참으로 모골이 송연해진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어떻게 이런 분이 한나라당의 대권주자냐”면서 “그럼 좌파로 가자는 거냐, 공산혁명이라도 하자는 거냐”고 따져물었다.

    나아가 이 후보는 “이에 대한 명확한 답을 내놓지 못할 경우, 이명박 전 시장은 보수정당 한나라당의 대권주자를 포기해야 한다”면서 “답변도 하지 않은 채 어물어물 넘어가려고 할 경우, 애국단체들과 연대해서 대대적인 이 전 시장 반대운동에 돌입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한나라당내에서는 전당대회가 색깔론 시비로 자칫 여론의 비난을 살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재오 후보와 함께 유력한 당 대표 후보로 거론되는 강재섭 후보측 나경원 의원은 “후보검증을 넘어서는 색깔론 시비는 반대한다”며 선을 그었다. 이재오 후보측 관계자도 “대꾸할 가치가 없는 주장”이라며  “무대응으로 일관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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