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노총 금속 '긴장', 자동차부품 노조 이탈 가능성
    By tathata
        2006년 07월 04일 01:0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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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노총 소속 금속연맹이 산별전환 결의를 성공적으로 끝마치면서, 한국노총 금속노련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한국노총 최대 가맹조직인 금속노련은 민주노총 금속의 산별 전환이 향후 금속노련에 어떤 영향을 줄까 예의 주시하면서 우려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금속노련은 7백여개 사업장, 12만여명의 조합원으로 조직돼 있는데, LG전자, 대우전자, 하이닉스 반도체 등 전자 분야 대공장이 중심 노조이며 이와 함께 현대자동차 등에 납품하는 중소영세 사업장들도 소속돼 있다. 

       
     ▲ 현대자동차 울산 공장 1공장 (울산=연합뉴스)
     

    금속노련에서 가장 우려하고 있는 것은 자동차 계열 하청업체들이 원청업체인 현대, 기아, 대우의 자동차 3사 산별전환에 맞춰 ‘금속노조’로 배를 옮겨 탈 수 있다는 점이다. 아직은 이같은 움직임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지는 않지만,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라는 관측이 많다.

    한국노총 금속노련 자동차분과에 속한 노조의  입장에서 보면, 현대 기아 대우 등 원청업체의 산업별 노조에  가입하는 것이 비정규직 처우개선은 물론 산업별 최저임금 보장, 임금협상 등에서 교섭력을 강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유기 현대자동차노조 위원장은 <레디앙>이 마련한 ‘특별좌담’에서 “아산공장에 가니까 충남지역 한국노총 산하 노조가 현대자동차 산별전환하면 들어오겠다고 했다”며 현장의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 금속노련의 일부 노조는 조금씩 보폭을 확장하며 금속연맹에 한발씩 발을 들이고 있다. 조명래 금속연맹 정책실장은 “금속노련 자동차분과 소속 2개 노조가 최근 금속연맹에 조합원 현안 교육을 신청했으며, 일부 노조는 비공식적으로 ‘현대, 기아차노조가 금속노조로 결의했으니 같이 하겠다’고 밝혀왔다”고 전했다.

    조 실장은 “누가 먼저 물꼬를 트느냐에 달려있다”며 “수직계열화 된 자동차산업의 구조상 원청업체 노조의 결정에 하청업체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노총 금속노련 소속으로 충남 아산에 위치한 동부금속은 자동차의 문짝을 제조하여 완성차 3사에 납품하는 업체. 이 회사노조의 박성재 위원장은 “요즘 현장에서 ‘(민주노총 금속연맹으로) 흡수가 되지 않겠냐’는 분위기가 있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산별로 가게 되면 위원장의 권한인 (임금단체협상) 체결권이 없게 돼 입지가 엷어지게 되지만, 산별로 가지 않더라도 문제는 여전히 있다”며 “앞으로 더 관망해봐야겠지만, 한국노총을 통한 산별건설이 최선의 방안”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기업별 노조 체계를 유지하면 금속연맹으로 ‘흡수’될 것을 우려해야되고, 산업별 노조로 전환하게 되면 노조 집행부의 권한이 약화되는 우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맞게 된 것이다. 

    한국노총 금속노련도 산별전환 원칙을 천명하고는 있다. 하지만 현재 금속노련의 산별전환은 ‘제동’이 걸린 상태. 금속노련은 올 해 말까지 산별노조 전환을 계획했으나 지난달 26일 개최된 대의원대회에서 일정을 연기했다. 일부 대의원들이 “조합원과의 공유가 이뤄지지 않은 채 일정이 촉박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반발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금속노련은 "산별노조 건설이 지연됐을 뿐, 원칙과 목표에는 변함이 없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유진 금속노련 조직부장은 “금속연맹의 결정이 우리에게 상당히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금속노련의 산별전환 작업이 탄력을 받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 부장은 “산별결의가 지연됐지만, 이 기간 동안 조합원의 교육과 조직을 강화해 결의를 모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금속연맹의 산별노조시대 개막은 노동계에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그것은 다른 연맹의 산별전환을 앞당기는 ‘기폭제’로 작용하고 있다.  그리고 한국노총 금속노련에게는 ‘도전’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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