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최악의 살인기업
‘포스코건설’ 선정 불명예
산재사망, 여전히 하청노동자 집중
    2019년 04월 24일 10:1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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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건설이 2019년 최악의 살인기업으로 선정되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포스코건설에선 지난해 한 해만 10명의 노동자가 산업재해로 목숨을 잃었다. 사망한 노동자 전원 하청업체 소속이다.

산재사망대책마련 공동캠페인단(노동건강연대·매일노동뉴스·민주노총)은 24일 오전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 앞에서 2019 최악의 살인기업 선정식을 열고 포스코건설이 최악의 살인기업으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사진=노동과세계 신동준(금속노조)

캠페인단은 반복적인 산재 사망의 심각성을 알리고, 기업의 책임과 처벌 강화를 위해 2006년부터 매년 산재 사망 최악의 살인기업을 선정해 발표하고 있다. 최악의 살인기업은 노동부의 ‘중대재해 발생보고 자료’를 토대로, 하청 산재를 원청 산재로 합산한 결과로 선정된다.

앞서 포스코건설은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년간 13명의 노동자가 사망하고, 133명이 부상을 입은 ‘죽음의 작업장’으로 불리는 곳이기도 하다.

지난해 포스코건설에선 10명의 하청노동자가 추락 등으로 사망했다.

이영훈 포스코건설 대표이사는 3월 2일 “산업현장의 최상위 가치는 안전”이라며 “임직원 모두 지행합일의 정신으로 안전경영을 실천해야 한다”라고 취임 일성을 밝혔다. 같은 날 부산 해운대 엘시티 신축공사 현장에서 하청노동자 4명이 떨어지는 자재에 맞아 사망하고 6명의 노동자가 다쳤다. 이 밖에도 인천 송도국제도시 신축공사 현장을 비롯해, 부산 산성터널과 충남 서산에 있는 대산석유화학단지 등에서도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특히 부산 엘시티 현장은 고용노동부와 포스코건설의 유착관계까지 드러난 곳이다. 부산동부지청장이 뇌물, 성접대를 받은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 받았으나, 기업 책임자는 처벌 대상에서 제외됐다. 부산 엘시티의 현장 안전책임자 3명(포스코건설 현장소장, 하도급업체 현장소장과 기술팀장)에 대한 영장심사는 기각됐다.

산재 사망사고는 하청노동자에 집중돼있었다. 올해 최악의 살인기업에 선정된 9개 기업에서 사망한 노동자 50명 중 70%(34명)가 하청업체 노동자였다.

2위를 차지한 세일전자에서 사망한 노동자 9명 중 4명이 하청노동자였고, 3위 포스코제철 현장에서 사망한 5명은 전원 하청노동자였다. 대림산업은 사망 노동자 5명 중 4명이 하청노동자였고, CJ대한통운, 현대산업개발에서는 각각 4명의 노동자가 사망했고, 전원 하청노동자다.

주요 30대 재벌 대기업을 기준으로 하면 하청노동자 사망률은 더 높아진다. 30대 기업에서 벌어진 산재로 사망한 노동자 중 95%가 하청업체 소속이었다.

캠페인단은 “위험의 외주화를 멈추기 위해서는 원청업체에 대한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며 “궁극적인 이윤의 집결지이자 실질적 결정권자인 원청 기업이 직접 처벌되는 구조가 만들어져야 계속되는 하청 노동자의 죽음을 멈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별상엔 고 김용균 노동자가 사망한 사업장인 한국서부발전, 보건복지부가 이름을 올렸다.

고용노동부가 공개한 최근 5년(2014~2018년) 동안의 중대재해 발생보고 자료에 따르면, 발전 5사에서 20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는데 이 중 7명이 서부발전에서 일하는 하청노동자였다. 서부발전에선 고 김용균 사망 사고 이전에도 8년간 11명의 노동자가 사망한 바 있다. 그러나 서부발전은 5년간 무재해 사업장이라며 22억 4679만원의 산재보험료를 감면받았다.

캠페인단은 “서부발전은 발전 5사 중 가장 위험한 작업장으로 대표적인 살인 공기업”이라며 “살인의 이면에는 현장 노동자들의 1년간의 10여번의 컨베이어벨트 설비 개선 요구와 발전소 시설 개선 필요 요청에 대한 묵살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노동자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제정하고, 강력한 처벌을 통해 노동자의 산재사망을 예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건복지부, 살인기업 특별상 수상
“보건의료인력 확충 않는다면, 의료인들 죽음의 행렬 멈추지 않을 것”

보건복지부는 의료진의 과로사·과로자살, 일터 괴롭힘 문제로 최악의 살인기업 특별상을 수여했다.

지난 2018년 2월 15일 고 박선욱 간호사가 서울 아산병원의 구조적인 문제로 인해 목숨을 끊었고, 올해 1월 5일 서울시가 운영하는 서울의료원의 고 서지윤 간호사가 일터 괴롭힘으로 목숨을 끊었다.

과로사도 문제다. 올해 2월 1일 가천대 길병원 소아청소년과 전공의가 주 평균 110시간에 달하는 노동을 하다가 당직 다음날 사망했고, 같은 달 4일에는 국립중앙의료원 윤한덕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이 진료실에서 과로사한 바 있다. 전공의법에 따르면, 의사는 과로사 인정 기준인 60시간을 훨씬 초과하는 주당 최대 80시간까지 장시간 노동이 가능하다. 그러나 이마저도 지켜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캠페인단은 “병원 자본이 병원 노동자의 노동력을 착취하는 잔인한 방식의 운영구조가 일차적인 원인”이라며 “이를 방치하는 보건복지부의 직무유기는 일부 병원만이 아니라 전국의 병원을 과로사와 일터괴롭힘 사업장으로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보건복지부가 제대로 된 보건의료인력 확충 정책을 시행하지 않는다면, 의료인들의 죽음의 행렬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또한 환자들의 건강과 안전도 끊임없이 위협 당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아울러 “산재사망 절반 감축이라는 대통령의 약속이 말의 성찬이 아니라면 정부는 탄력근로제 개악을 멈추고 위험의 외주화 금지를 명확하게 담은 산안법 하위령을 만들어야 한다”며 “더 이상 과로로 죽고, 자살을 결심하는 수많은 노동자의 고통과 참극이 지속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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