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근태 체제 3주 "대체로 잘 해왔다. 앞으로? 글쎄....."
        2006년 07월 01일 03:3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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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체로 잘 해왔다. 문제는 앞으로다."

    김근태 의장 체제에 대한 열린우리당 안팎의 평가는 이렇게 요약된다. 김 의장 취임 3주째. 선거 참패 이후 공황상태에 놓여있던 여당은 점차 안정을 찾아가는 모습이다. 3주 전, 당 의장에 취임한 김 의장에게는 3가지의 난제가 있었다. 

    "개혁이냐 실용이냐"에서 "종부세를 깎느냐 마느냐"로

    먼저 흐트러진 당심을 추슬러야 했다. 김 의장은 정공법을 택했다. 전국을 돌며 선거 패인과 당의 진로에 대해 당원들과 토론했다. 그 자리에서 김 의장은 머리를 숙이고, 또 숙였다. 사죄하고, 거듭 사죄했다.

    지난 26일 서울지역 간담회에서는 "여러분에게 도움이 되지 못하고 부담이 되어서 참혹한 좌절과 패배를 당하게 해서 면목이 없다"면서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이런 노력의 결과는 나쁘지 않았다. 김 의장의 한 측근은 "김 의장이 전국을 순회하면서 지방선거 참패로 어수선해진 `바닥당심’을 달래는데 성공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당내 개혁파와 실용파간 노선 갈등도 심각했다. 이들에게 김 의장은 ‘서민경제 회복’이라는 화두를 던졌다. 김 의장이 던진 화두는 추상적이고 이념적 성격이 짙었던 개혁파와 실용파의 대립을 현안에 대한 정책적 입장의 차이로 구체화시키는 효과를 가져왔다. 개혁이냐 실용이냐가 아니라, 종부세를 깎느냐 마느냐가 중요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당내 노선갈등을 식히는 결과를 낳고 있다. 추상적인 이념 대립이 감정적이기 쉽다면 정책 대립은 좀 더 이성적이다. 또 감정의 ‘온도차’와는 달리 실제 정책에서는 양측의 차이가 두드러지지 않는 것도 대립의 강도를 낮추는 이유다.

    김 의장 "당을 도와달라" 노대통령 "당을 지키겠다"

    삐그덕대는 당청관계를 재정립하는 것도 풀어야 할 숙제였다. 이 문제 역시 29일 청와대 만찬에서 김 의장이 "이럴 때 일수록 당과 정부가 긴밀히 공조하고 협력해서 국민에 대한 책임정치를 구현해나가야 한다. 당을 좀 도와 달라"고 요구한 데 대해 노대통령이 "탈당은 절대 하지 않겠다. 과거와 같은 악순환은 이제 안 된다. 당을 지키겠다"고 화답함으로써 일단 위기 국면은 넘겼다.

    김 의장은 이처럼 선거 참패 후 당이 보인 극심한 혼란을 수습하는 데는 어느 정도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여당 의원들도 이와 관련해서는 김 의장에게 대체로 후한 점수를 주고 있다.

    김영주 의원은 "의원들 모두 현 지도부에 신뢰를 보내고 있다"며 "연착륙에는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이광철 의원도 "질서있는 진단과 토론이 이뤄지고 있다"며 특히 "29일 청와대 만찬을 통해 당정청 관계도 잘 정리된 것 같다"고 했다.

    강기정 의원은 "선거 후 국민이나 당원들이나 이대로 당이 끝나는 것이 아닌가 우려했는데 매우 차분하고 질서정연하게 잘 추스르고 있다"며 "순항하고 있다"고 했다. 임종석 의원은 " 당의 구심력이 회복됐고 안정감을 찾았다. 부동산 문제 등 주요 정책 사안을 대해 균형있게 정리했다. 불안했던 당원에게 안정감을 줬다"며 "일단 후한 점수를 줘야되지 않겠어요"라고 했다.

    "앞으로? 글쎄….." 

    김 의장 체제가 앞으로도 순항할지는 미지수다. 혼란을 수습하는 것과 새로운 길을 여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다. 

    김 의장은 이제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김영주 의원은 "이제 당에 대한 혁신과 비전 제시해야 한다"고 했다. 이광철 의원은 "당 운영 방안에 대한 토론이 본격화돼야한다"면서 "그를 통해 당의 혁신안과 비전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이 지금껏 당심을 추슬렀다면 이제 민심을 추슬러야 한다. 강기정 의원은 "국민들은 한미FTA와 경제문제를 김 의장이 어떻게 풀 것인지 지켜보고 있다"며 "그에 대한 답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임종석 의원은 "지방선거의 가장 큰 패인은 서민경제의 붕괴였다"며 "서민경제를 살리기 위한 정책 활동에 집중하며 때를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서민경제를 살리기 위한 방법을 둘러싼 당내 입장 차이를 조율하는 것도 쉽지 않아 보인다. 안영근 의원은 "역대 정권에서 서민경제 회복 말하지 않은 정권 있나"고 반문하고, "국민들에게 심리적 안정감 주는 것은 좋지만, 경제 부문에서 정부 역할은 제한되어 있다"고 김 의장의 방법론에 선을 그었다.

    부동산 문제에 있어서도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 등 논쟁적 이슈는 여전히 잠재해 있다. 특히 한미FTA 문제가 내년 대선을 앞두고 여권 전체는 물론 김 의장 개인에게도 최대의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초 김근태 불가론을 주장했던 한 중진의원의 측근은 김 의장 체제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이렇게 논평했다. "지금까지는 그런대로 잘 해왔다. 앞으로?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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