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당 "이제 백팔번뇌의 시간을 접을 때"
        2006년 06월 30일 08:0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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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은 30일 열린 소속 의원 워크샵에서 이런 말을 했다. "그동안 당내 분란을 보도하던 많은 언론들이 요즘 기사거리가 없다고 불평한다고 한다. 언론인들은 기사가 없어서 힘들겠지만 그런 불평을 들으면서 저는 속으로 미소를 지었다."

    김 의장의 발언에서도 묻어나듯이 이날 워크샵의 분위기는 모처럼 밝고 낙관적이었다. 지방선거 평가와 당의 진로 모색을 둘러싼 치열한 논전은 벌어지지 않았다. 대신 발언대에 선 지도부와 소속 의원들은 ‘희망’을 강조했다.

    김근태 의장은 "우리에게는 아직 희망이 있다. 오늘 워크샵은 이것이 확인되는 자리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김한길 원내대표는 "이제 패배를 딛고 승리하는 희망을 이야기할 때가 됐다"고 선언했다. 이호웅 의원도 "이제 백팔번뇌의 시간을 접을 때가 됐다"고 말했다.

    "여전히 우리에게 희망이 있고, 희망의 원천은 국민"

    ‘5.31 지방선거 평가와 이후 과제’라는 주제로 첫 기조발제에 나선 이호웅 의원은 이번 지방선거 결과를 ▲열린우리당과 참여정부에 대한 총체적 국민적 심판 ▲국민의 삶과 직결된 영역에서의 무능과 무관심에 대한 추궁 ▲개혁정당으로서 창당 명분을 살리지 못한 여당에 대한 통렬한 비판 ▲지지층 분열에 대한 책임 추궁 등 4가지로 정리했다.

    이 의원은 "이번 선거결과는 참여정부와 열린우리당의 이념적 지향이나 방향에 대한 문제제기라기보다는 통치스타일에 대한 반발이고 경제와 사회분야에서의 무능에 대한 질책이었다"며 "여전히 우리에게는 희망이 있고, 희망의 원천은 국민"이라고 끝맺었다.

    "국민 먹고사는 문제, 아이들의 미래에 대한 해답과 비전을 제시해야"

    두번째 발제자로 나선 이미경 의원은 ‘우리당의 위기 극복 방향과 향후 당 운영계획’이라는 발제문을 통해 "우리당이 패배한 이유는 참여정부와 우리당의 잘못 때문이며, 한나라당이 더 많은 신뢰를 주었기 때문이라는 답변은 9.5%에 불과(미디어리서치, 6.2-3)하다"고 지적하고, "이는 우리당의 노력 여하에 따라 국민의 신뢰를 다시 회복할 수도 있다는 반증"이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특히 "17대 대선은 경제, 외교 등 국가의 미래비전과 관련된 정책중심의 경쟁과 연대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 우리 아이들의 미래에 대한 해답과 비전을 제시하는 데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또 민주화운동세력에 대해 유권자 세대별로 갖고 있는 부정적 인식을 나열한 뒤 "(열린우리당은) 민주화운동세력의 기득권 정당이 아니라, 유능하고 참신한 새로운 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끝맺었다.

    경제정책은 일제히 우향우?

    세번째 발제를 맡은 강봉균 정책위의장은 ‘지방선거 후 우리당의 주요 정책 기조’라는 발제문에서 "개혁정책을 추진하는 절차와 과정에서 적지 않은 문제점이 있었다"고 평가한 뒤 ▲설득하고 대화하려는 노력의 부족 ▲단기적인 효과를 체감하기 어려운 장기 개혁과제에 주력함으로써 서민경제활성화에 소홀히 하는 정부 여당이라는 인식 유발 ▲정책 당국자들의 신중하지 못한 발언 등을 꼽았다.

    그는 이어 부동산정책, 조세정책, 대북정책과 한미공조, 경제활성화와 일자리정책, 한미FTA 등 주요 현안에 대한 당의 정책기조를 설명했다. 지난 지방선거 참패 직후 원내 대책회의를 위해 강 정책위의장이 직접 작성했다는 이 정책기조는 ‘실용적인’ 색채가 강한 것이 특징인데, 지방선거 이후 원내대표단이 주도한 ‘실용노선’의 강령처럼 보일 정도다.

    부동산 정책의 경우, 투기소득을 차단하기 위한 현재의 골격을 유지하되 ‘중산층과 서민’의 세금 부담을 줄이는 방법을 강구한다는 게 골자다. 이는 30일 당정협의에서 6억 미만 주택에 대한 재산세를 경감키로 하면서 정책에 반영됐다.

    조세정책은 세목의 신설이나 세율인상을 하지 않되, 추가 재원이 필요할 경우 재정지출구조조정을 통해 최대한 확보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대북정책의 경우 "세심하고 투명한 대북정책과 미국과의 확고한 안보협력체제"를 강조하고 있다.

    경제활성화를 위한 방안으로는 기업 규제 완화와 노사관계의 선진화,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상생협력시스템 구축 등을 제시하고 있다. 그는 노사문제를 ‘고용없는 성장’의 원인으로 들었다.

    한미FTA에 대해서는 "차질없이 추진하되 각종 부작용에 대비한 보안책을 마련한다"는 정도로 요약할 수 있다. 그는 개인적 소신임을 전제로 "미 의회가 행정부에 부여한 TPA(신속협상권한)가 끝날때까지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한미FTA는 사실상 물건너간다"며 "협상을 체결하려는 의지가 있다면 내년 3월까지 협상을 끝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성은 그만 하고 할 일을 하자"

    기조발제 후 가진 주제토론에서 의원들은 "반성을 하되 이제 할 일은 하자"고 입을 모았다. 김현미 의원은 "이제 반성은 그만하고, 우리의 할 일이 무엇인지 국민들께 제시하자"고 말했다. 장경수 의원도 "반성은 하되 우리의 가치까지 부정하지는 말자"며 "반성은 그만하고 할 일을 해나가자"고 말했다.

    서민경제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은 것에 대한 공감의 목소리도 많았다. 김동철 의원은 "지도부와 대통령 만찬에서 서민경제를 중심으로 해서 부동산 대책에 대해 합의를 이끌어 낸 것은 대단히 잘 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전병헌 의원은 "서민경제 회복의 목표를 정한 것은 아주 잘 정한 것 같다"며 "국민들이 이러한 목표를 정한 것에 대해 상당히 반응이 좋다"고 전했다.

    이밖에 안영근 의원은 "열린우리당을 좌파라고 생각하는 국민들이 있는데, 민노당을 놔두고 왜 특별히 우리당을 좌파라고 생각하는가에 대해서도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종걸 의원은 "정개개편 이야기처럼 뭔가 잔꾀를 부려 상황을 돌파하려고 하는 것으로 보여지는 일들은 당분간 꺼내지 말자"고 했고, 송영길 의원은 "7~8월 동안 준비를 철저히 하고, 공부도 열심히 해서 이번 정기국회 준비를 잘 해서 통일된 목소리를 내자"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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