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낙태죄 위헌 헌재 판결,
    이정미, 법 개정안 첫 발의
    “임신중단률 증가 우려, 여성의 삶에 대한 철저한 무지에서 기인”
        2019년 04월 15일 12:1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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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헌법재판소가 임신중단을 하는 여성과 의료진에 대해 처벌하는 낙태죄의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면서 국회가 법 개정에 나설 전망이다. 헌재가 정한 관련 법 개정 시한은 2020년 12월 31일이다.

    헌재 판결 이후 낙태죄 폐지를 골자로 한 법 개정안 발의에 나선 첫 타자는 이정미 정의당 대표다. 15일 이정미 대표는 형법 27장 ‘낙태의 죄’를 ‘부동의 인공임신중절의 죄’로 변경하고 임신중단을 원한 여성과 의료진을 처벌하는 조항을 삭제하도록 하는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 대표는 “낙태죄는 그간 우리 사회가 여성을 아이 낳는 도구이자 자기 결정을 할 수 없는 존재로 취급해 왔음을 보여주는 거울이었다. 이번 헌법 불합치 결정은 절반의 여성 독립선언”이라며 “이제 국회가 여성의 진정한 시민권 쟁취를 위해, 이 독립선언을 완성할 때”라며, 조속한 법안 처리를 촉구했다.

    헌재 결정에 따르면 모자보건법도 개정 대상이다. 헌재는 세계보건기구에서 정한 기준인 22주까지를 임신중단 가능 시한으로 정했다. 모자보건법은 ‘본인 또는 배우자가 대통령령이 정하는 우생학적 또는 유전학적 정신 장애나 신체 질환이 있는 경우’, ‘강간 또는 준강간에 의한 임신’ 등 예외적인 경우에 한해 24주까지 임신중단을 허용해왔다.

    이 대표는 헌재 결정의 취지대로 임신 중기인 22주까지는 자기결정권을 최대한 보장하고, 모자보건법상 임신중단을 허용하는 기존 사유 외에 ‘사회경제적 사유’를 포함했다. 임신 14주까지는 임부의 요청만으로도 인공임신중절이 가능하도록 했다. 기존 법에선 배우자의 동의가 있어야만 수술이 가능했다.

    종교계 등 일부에선 낙태죄 폐지로 인한 무분별한 수술로 임신중단률이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한다. 그러나 임신중단에 대한 여성의 자기결정이 여성의 삶 전체와 연관돼 있을 만큼 쉽지 않다는 점을 간과한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이 대표는 “낙태죄를 폐지하면 마치 성형수술 하듯 손쉽게 임신중절을 할 것이라는 의견이 있다. 이것은 여성의 삶에 대한 철저한 무지에서 나오는 것”이라며 “여성의 자기결정 과정의 깊은 고뇌와 판단에 대한 신뢰를 기반으로 임신중절의 선택을 바라봐야 한다”고 밝혔다.

    의료계의 의견도 마찬가지다. 김재연 산부인과의사회 법제이사는 이날 오전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와 인터뷰에서 “낙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고 (여성으로서)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은 일종의 트라우마”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무분별한 시술이 증가할 것이라는 생각은 지나친 기우”라고 덧붙였다.

    특히 임신중단률이 낮추기 위해선 낙태죄 유지가 아닌, 낙태를 부추기는 사회적 차별과 일·가정 양립을 위한 제도적 보완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대표는 “임신중단율은 낙태죄의 존재 유무가 아니라 내실 있는 피임교육과 육아 복지 정책에 달려있다. 국가가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의료계는 임신과 출산 환경 개선을 위한 ‘임신 출산 지원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국회에 제안했다.

    김 이사는 “독일의 경우에도 낙태를 허용한 다음에 오히려 낙태가 많이 줄었다. 낙태 합법화 정책만으로 나온 결과는 아니다”라며 “결혼 후 비혼이든 기혼이든 출산에 대한 포용적 가족 정책과 남녀의 일·가정 양립을 위한 취업과 가족 생활에 대한 균형을 맞추려는 가족 정책의 전환기적인 시도들이 많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도) 더 이상 낙태 문제를 처벌의 대상으로만 보지를 말고 사회경제적으로 낙태를 선택하지 않을 수 있도록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성교육 강화와 피임 약제·피임 시술에 대한 보험급여 확대로 원치 않는 임신을 줄이되, 불가피한 임신 중단을 결정한 여성이 안전한 의료 환경에서도 수술받을 수 있도록 의료적 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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