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간 『다름과 만나기』 외
        2019년 04월 13일 06:41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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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름과 만나기> – 디아스포라의 흔적, 크리올화의 공간

    로빈 코헨,올리비아 셰링엄 (지은이),최영석 (옮긴이)/ 앨피

    2014년에 사망한 자메이카 출신 영국 지식인 스튜어트 홀이 던진 질문에 대한 답이다. 다른 개인적·사회적·역사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에게 ‘우리’의 방식을 고집하지 않으면서 함께 살아나갈 방법은 무엇인가? 발칸반도의 코소보와 세르비아, 르완다의 후투족과 투치족, 레바논의 기독교인과 무슬림, 중동의 유대인과 팔레스타인, 스리랑카의 타밀족과 싱할라족, 북아일랜드의 개신교계와 가톨릭계, 시리아의 알라위파와 시아수니파, 우크라이나 동부의 러시아계와 우크라이나인 ….

    전세계에서 벌어졌거나 벌어지는 분쟁들을 열거하자면 끝이 없다. 그러나 이 책은 이런 분쟁이 아니라, 그렇게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만나서 어떻게 융합하는가 하는 인류의 미래와 직결된 섬세하지만 중차대한 문제에 집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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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짓말 읽는 법>

    베티나 슈탕네트 (지은이),김희상 (옮긴이)/ 돌베개

    누구라도 언론이 될 수 있는 미디어의 민주화, 개인의 의견을 마음껏 개진하는 표현의 자유가 역설적으로 가짜 뉴스(거짓 정보)를 생성하고 확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인간이 애써 만든 윤리와 법 제도를 위협하는 말들을 이제는 공공연하게 SNS와 웹사이트 등을 통해 접할 수 있다.

    불행하게도 그 말들은 윤리와 법 너머의 인간 본성을 향해 유혹의 손길을 뻗친다. 이러한 거짓말은 사소하지 않다. 거짓말이 인류의 역사만큼 오래되었지만, 지금처럼 대놓고 또 교묘하게 거짓말을 하고, 그 반대편에서는 이 거짓말의 진의를 드러내고자 노력하는 시대도 따로 없다. 진실과 거짓의 경계가 모호한 현실, 지금은 ‘거짓말’을 진지하게 논의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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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독을 잃어버린 시간>– 유동하는 현대 세계에서 보내는 44통의 편지

    지그문트 바우만 (지은이),오윤성 (옮긴이)/ 동녘

    바우만 셀렉션 시리즈. ‘유동하는 현대 세계(Liquid Modern World)’라는 독창적 개념을 창안한 사회학자 지그문트 바우만의 이 책은 불안한 우리 시대에 보내는 지혜의 편지 44편을 담고 있다. 바우만의 책은 특유의 현학적 언어로 어렵다는 평을 많이 받아왔다. 하지만, 이탈리아 여성 주간지 <라 레푸블리카 델레 돈네(La Repubblica delle Donne)>에 2년 동안 연재했던 글을 엮은 이 책에서 바우만은 대중적인 언어로, 현대인들이 겪어야 할 불안과 공포를 이기는 삶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 책은 ‘유동하는 현대’로 비유하는 이 불확정성의 시대에 넘치는 지식과 정보, 인간관계를 우리가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하는지에 대한 통찰을 제공한다. 바우만은 이 책에서 인터넷, 테크놀로지, 청년 세대, 교육, 불평등, 소비문화, 실업, 인종, 유행, 도시, 이주 등 현대 사회 문제의 거의 모든 쟁점들을 다룬다.

    그 폭넓은 쟁점들을 해석하는 일관된 문제의식은 유동하는 현대 사회에서 인간이 처한 곤경이다. 공동체에서 뿌리 뽑혀 네트워크 사회에 내던져진 개인이 직면하는 불확실성, 그것을 극복하고자 하는 임시적 해결책들이 야기하는 부작용을 바우만은 다양한 영역에 걸쳐 집요하고 일관되게 파고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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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우리는 계속 가난한가?> – 실업에서 잉여로, 새로운 빈곤층의 탄생

    지그문트 바우만 (지은이),안규남 (옮긴이)동녘

    오늘날 전 세계적으로 가장 뜨거운 사회문제는 ‘불평등’과 ‘빈곤’이다. 한국 역시 이 문제는 해결해야 할 뜨거운 이슈다.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석학 조지프 스티글리츠가 《불평등의 대가》(2012)로, 프랑스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가 《21세기 자본》(2014)을 출간하며 불평등을 경제학 관점으로 풀었을 때, 바우만은 사회학자의 입장에서 불평등의 문제를 파고들었다.

    바우만은 1998년에 초판을 출간한 이 책 《왜 우리는 계속 가난한가?》에서 우리시대 빈곤의 문제를 이미 다뤘다. 부익부 빈익빈이 가속화되고 특히 단순히 경제력이 떨어진다는 차원이 아니라, 일을 할 수 있는 능력과 의지를 갖추고도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실업이나 제한된 일자리를 유지해야 하는 비정규직, 소득 수준과 관계없이 지나친 소비를 추구함으로 인해 빈곤에 시달리는 현대의 새로운 빈곤층(New Poor)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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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동아문학자대회 회의록>

    곽형덕 (지은이)/ 소명출판

    1942~1943년의 대동아문학자대회 회의록을 담은 책.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개최되었던 ‘대동아문학자대회’는 일본문학보국회가 군부와 일체가 되어 위용을 과시하기 위해 동아시아 각국의 문인들을 초청하여 문화전쟁에 대해 토의하였던 대회이다. 이 책은 중국에서 열려 자료를 구할 수 없는 3회를 제외하고 1회와 2회의 회의록이 담겨있다. 일본 제국과 식민지의 관계 혹은 문화인의 전시동원을 이해할 때 필수적인 텍스트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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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녀列女 X 열녀烈女> – 여자는 어떻게 열녀가 되었나

    홍인숙 (지은이)/ 서해문집

    유교-가부장제가 2000년간 구축한 ‘열녀 서사’가 여자들의 다양한 삶을 어떻게 대상화하고 통제하려 했는지를 낱낱이 드러내는 책. 동아시아 여성 서사의 원형이라 할 수 있는 열녀전에 숨겨진 여성 억압적 이데올로기의 기원과 진화를 추적한다.

    중국 한나라 유향의 <열녀전列女傳>과 조선의 ‘열녀전烈女傳’에 사용된 ‘모범적이고 순종적인 여자 만들기 전략’들을 정교하게 추출해 보여 준다. 19세기 한문 야담, 20세기 구전설화,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실제 열녀의 한글 유서까지 망라하며 가부장제의 존속을 위해 기획된 서사가 미처 은폐하지 못한 여성의 욕망과 진짜 목소리를 발굴하고, 여성이 자신의 입장에서 남긴 기록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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