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서 성공한 이명박 이제 농촌으로
        2006년 06월 30일 11:48 오전

    Print Friendly, PDF & Email

    이명박판 ‘브나로드’ 운동? 오늘 서울시장에서 물러나는 이 시장이 농촌 투어에 나선다. 첫 행선지는 한나라당의 취약 지역인 충북과 전남이다. 도시에서 농촌으로, 동쪽에서 서쪽으로. 정치인으로 돌아온 이 시장의 첫 행보가 자못 공격적이다.

    이 시장은 30일 오전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퇴임 이후의 계획과 관련, "수도권에서 일을 했기 때문에 전국적인 사정에 대해서는 직접 체험할 기회를 갖지 못했다"며 "평소 소홀했던 지역에 갈 것"이라고 밝혔다.

       
    ▲ 지난 1일 이명박 서울시장이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자와의 면담을 갖기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 시장이 밝힌 ‘소홀지역’은 우선 농촌이다. 이 시장은 "요즘 농촌에서는 FTA 때문에 미래에 대한 걱정이 많다"며 "농업과 기업의 접목을 필요로 하는 농촌에 가서 경쟁력을 회복하는 데 체험을 하고 토론을 해볼까 한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충북과 전남의 농촌 지역에서 오래전부터 (자문) 요청을 받아 놓고 있다"면서 "요청받은 데를 먼저 갈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또 수도권 지역 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영세업자나 소상인들을 찾아 상담할 계획도 갖고 있다. 이 시장은 "수도권에도 영세업자나 소상인들이 금년 연말까지 가면 상당한 어려움을 겪어 폐업하시는 분도 계시고 종업원도 줄여야 된다는 사람도 있다"며 "(그들을 만나) 상담을 해보고 다 할 것"이라고 했다.

    7.11 전당대회와 관련해 이 시장은 "개혁성향의 대표가 필요하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 시장은 "개혁성향의 대표" 가 이재오 의원을 특정한 것은 아니라고 부인했지만, 이 시장이 강재섭 의원보다는 이재오 의원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 시장은 "(한나라당에 대해) 보수다, 영남당이다, 비개혁적이다 하는 여러 얘기가 있다"며 "누가 당선이 되더라도 개혁적인 정책을 써야 한다, 변신을 가져와야 된다"고 주장했다. 주지하듯, 당 대표 후보 가운데 강재섭 의원은 ‘영남’ 지역이 기반이고, ‘보수’적 색채가 강하다.

    이 시장은 "한나라당이 정권교체를 하려면, 수권을 하려면 국민에게 다가가야 된다"며 "국민이 원하는 것은 당의 개혁"이라고 했다.

    현재 정치권 일각에서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있는 정계개편설에 대해 이 시장은 "득표 전략에 의해 사람과 지역에 따라 이뤄지는 정계개편은 옳지 않다"며 "너무 오래된 전략"이라고 비판했다. 고건 전 총리와의 연대론에 대해서는, 고 전 총리와의 연대보다는 "영호남이 지역적 감정을 줄이고 힘을 합치는 것이 올바른 길"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과의 통합과 관련해서는 "지금은 민주당과 이야기한 일도 없다"고 전제하고, 다만 "우리가 나아가야 할 지향점에서 영호남이 협력을 했으면 좋겠다, 하는 것이고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서로 이야기할 수 있는 그런 입장"이라고 가능성을 열어놨다.

    한편 이날 경기지사직에서 물러나는 손학규 지사도 몇 달간 전국을 돌며 국민의 여론을 듣는 민생대장정을 시작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일정도, 수행원도 없이 손 지사 혼자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걸어서 이동하면서 바닥민심을 들을 생각이라고 한다. 일정과 계획, 목적이 분명한 이 시장의 투어와는 색깔이 많이 다르다. 광역단체장 출신 두 유력 대권 주자의 닮은 듯 다른 행보가 흥미롭다.

    필자소개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