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야3당은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 결과를 일제히 긍정 평가했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왜 갔는지 모를 정도의 정체불명의 정상회담이었다”고 비난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에서 북미대화 재개를 비롯해 한반도 비핵화 방안에 대해 논의한 결과, 두 정상은 북미대화 재개와 대북제재 완화 등에 관해 큰 틀에서 공감대를 이루면서도 그 시기에 대해선 이견 차를 확인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한미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큰 성과를 남겼다”고 호평했다.

이해식 대변인은 이날 오전 서면 브리핑에서 “한미는 동맹으로서의 공조를 굳건히 하고, 그 바탕 위에 북한의 비핵화라는 공동의 목표를 재확인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양국 정상은 북한 비핵화의 최종 목표와 관련해 완전히 동일한 입장이라는 것을 확인함과 동시에, 문 대통령은 이른바 ‘포괄적 합의, 단계적 이행 방안’을 제시해 트럼프 대통령의 공감을 이끌어냈다고 평가한다”고 밝혔다.

이종철 바른미래당 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한국과 미국이 우의를 확인하고 공조를 다진 것을 환영한다”며 “북핵 문제의 교착 국면을 전환하기 위한 한미간 의견을 조율하고 입장을 접근시키는 계기가 되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재제와 지원의 정도, ‘딜’의 내용과 방식 등에서 이견이 존재함을 확인했다. 속도에서도 차이가 보였다”면서도 “대화는 충분히 의미가 있으며 상호간 견해를 밀도있게 파악하고 조율하는 것 자체가 중요한 과정”이라고 짚었다.

이어 “톱다운 방식의 긴밀한 공조가 향후 한미 행보에 기운을 불어넣고 남북미 대화의 분위기를 살리는 데 분명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금번 한미정상회담이 한미동맹을 더욱 굳건히 하고 북핵 문제 해법의 지혜로운 실마리를 찾아나가는 중요한 모멘텀이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박주현 민주평화당 수석대변인도 “일부 우려가 있었던 한미 간 공조가 재확인된 것, 제재완화의 여지가 보인 점은 성과”라고 했다.

다만 “방위비 분담이나 무기구매, 대중국 안보기지 등 한미동맹에서 우리의 역할이 크다는 점을 강조하고 한반도 평화에 대해서도 미국에 동맹국으로서 당당히 요구해야, 진정한 한미동맹과 한반도 평화의 실질적인 진전이 이루어진다는 점을 청와대는 명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동영 “남북관계 위한 자율공간 한 치도 확보 못한 것 실책”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정부의 일부 실책을 지적하기도 했다.

정 대표는 이날 오전 열린 최고위원·국회의원·상임고문 연석회의에서 “답답한 정상회담이었다고 생각한다”며 “남북 관계 발전이 비핵화 협상에 도움이 된다고 말하면서도 남북관계를 위한 자율공간은 한 치도 확보 못한 것이나, 한미관계의 틀 속으로 남북관계 밀어 넣은 우를 범한 측면이 있다. 주권 국가로 당당하게 밀고 나갈 남북관계를 전부 미국의 승인을 받아야 할 수 있는 구조로 몰고 간 것은 분명한 실책”이라고 비판했다.

정 대표는 “여전히 정상회담 끝났어도 한국이 독자적으로 펼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다”며 “이것이 과연 남북관계 발전이 비핵화 협상에 도움 된다는 레토릭과 어떻게 조화될 수 있는지 답답하다”고 말했다.

최석 정의당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이번 한미정상회담의 온기가 조만간 성사될 남북 정상회담에 그대로 전달되기를 원한다”며 “이어질 남북 정상회담에서도 문재인 대통령의 진정성과 소통 능력이 발휘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신창현 민중당 대변인 “북미 대화를 재개할 최소한의 모멘텀을 살린 것은 다행스런 일”이라고 평가했다.  신 대변인은 미국이 일괄타결 방식 등을 고수하는 데엔 “미국이 1차 북미정상회담 정신으로 돌아오지 않는 한 북미 간 협의가 진전 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때일수록 남북 간의 대화와 공조가 필요하다”며 “1차 북미정상회담이 무산위기에 처했을 때 남북의 정상이 지혜를 모아 국면을 전환했던 것처럼 문재인 대통령의 4차 남북정상회담 추진이 꽉 막힌 한반도 정세를 푸는 돌파구가 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아무런 성과가 없는 회담이었다면 힐난하고 나섰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이번 한미정상회담은 ‘뜬구름 정상회담’이자, 왜 갔는지 모를 정도의 ‘정체불명의 정상회담이었다’고 판단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북한만 바라보며 또다시 평화와 대화를 추진한다는 문재인 안보외교의 민낯”이라며 “남북정상회담을 준비하면서 사실상 밑자락을 까는 그런 사전 포석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도 했다.

나 원내대표는 거듭해서 “이번 정상회담에 대해서 정말 ‘뜬구름 정상회담’, ‘밑자락 깔기 위한 정상회담’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다시 한 번 이 정부의 아마추어 외교에 대해서, 북한 바라보기 외교에 대해서 실망을 금치 못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