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공무원 국가직화',
여론과는 조금 다른 접근
[기고] 지역별 맞춤형 화재 및 재난 관리 역량, 네트워크 필요
    2019년 04월 11일 03:2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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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전국에서 각종 다양한 재난현장에 목숨을 걸고 달려가는 소방관과 응급구조사분들과 특히, 이번 강원 지역 산불 진화에 최선을 다해주신 소방공무원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오마이뉴스 의뢰로 리얼미터가 지난 4월 10일에 내놓은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 10명 중 8명, 78.7%가 소방공무원의 국가직 전환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직 전환 반대 했다간 몰매를 맞을 거 같아 겁이 좀 난다. 그럼에도 결론부터 말하자면, 첫째, 소방공무원이 지방직이냐 국가직이냐가 쟁점이 되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둘째, 소방공무원은 되도록 지방직인 것이 더 합당하다고 생각한다.

사진=경기도 소방재난본부

소방공무원의 국가직 전환 요구는 하루 이틀 얘기는 아니다. 핵심은 지역별 재정격차가 커서 재정이 열악한 지자체는 장비나 소방관 처우가 열악하다는 것이다.

근데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행정안전부는 소방안전교부세(교부금)을 도입하여 전국의 최저수준(National Minimum), 표준적인 소방안전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재원을 마련하여 배분하고 있다. 이미 국가가 장비 수준 및 소방관 처우를 전국적으로 평균 이상이 되도록 재정을 지원하고 지침을 내리고 있다는 말이다. 교부금 수준 또한 매년 증가하고 있다. 향후에도 좋은 장비와 소방관 처우개선을 위한 국가의 재정확대와 확실한 지침 하달, 전달체계 개선은 당연히 요구된다.

중요한 것은 지방정부의 화재 및 재난안전 관리 및 네트워크 역량을 높여 유사시 화재와 재난이 일어났을 때 상시적으로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대응하는 것이다. 각 지역의 화재 유형 및 재난의 양상은 상이하게 나타난다. 즉 도시지역, 도농통합지역, 농산어촌지역, 동서해안 등 지역유형별로 통계 산불, 건물화재, 풍수해, 지진 등의 재난 양상은 다르게 나타난다.

예를 들어, 2018년 산림청 통계 지역별 산불 발생 현황을 보면, 경기․강원․경북․경남 등은 각각 41건, 20건, 50건, 49건으로 산간지역이 많아 산불이 타 지역에 비해 월등히 많이 난다. 반면 서울 세종 제주 광주 대구 등은 도시지역인데 각각 7건, 5건, 0건, 3건, 4건 등으로 산불이 별로 없다. 도시지역은 요양원․복합상가 등 다중이용시설 등 건물화재가 더 많다. 서울과 부산은 폭설이 없지만, 강원, 전북은 풍수해․폭설이 많다. 2017년 기상청 ‘(규모2.0 이상) 지진발생 횟수’에 따르면, 대구․경북은 지진 위험이 타 지역에 비해 월등히 높은데, 전체 223회 중 121건이 대경지역에서 발생했다. 각 지역의 위험 양상이 다르기에 지역별 맞춤형 화재 및 재난 관리 역량 및 네트워크가 필요하다는 애기다.

이때는 지방정부가 소방 및 재난관리 책임을 맞는 게 좋다. 즉 국가보다 지역이 각 동과 마을별 화재 및 재난안전 행정수요를 더 잘 알기에 지역주민과 지방공무원의 협업하는 지방정부(지자체+지역공동체)가 더 잘 할 수 있으며 해당 주체의 역량이 더욱 중요하다는 얘기다. 물론 그런 맥락에서 소방안전 및 민방위 업무는 지방자치법상 지방사무로 분류하여 지자체가 해당사무를 수행하고 있다.

아울러 각 지역별 마을별로 재난행정 수요가 조금씩 상이해 그에 맞는 장비와 인력을 맞춤형으로 지원해주어야 소방공무원들이 보다 나은 환경에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국가 지침에 따라 각 지역에 전문가적 의견이 반영되어 자연환경 및 재난수준에 따라 장비 수준 및 인력 정원이 표준적으로 정해지는 것도 있겠으나, 각 마을 현장에서 실제 재난유형별 통계, 현장대응 소방관 및 응급구조인력의 업무강도에 따라 그에 맞는 업무체계 개선 및 인력 충원, 장비 보강이 구체적으로 함께 진행되어야 한다.

이것이 실질적인 소방공무원의 처우 개선이지, 단지 국가직화 한다고 모든 게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실제 이러한 현장의 화재 및 재난 관련 제반 지식과 경험은 지역 주민과 지방공무원이 훨씬 더 잘 알며, 그 지역에서 소방공무원으로 채용․교육․훈련되어 다양한 현장경험을 가지고 축적된 지방직 소방공무원이 더 잘 재난상황에 대응할 가능성이 높다.

산불 및 재난양상이 대형화 복잡화 되고 지역의 범위를 초월하기에 국가가 맡아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물론 그런 산불과 재난안전은 국가가 직접 컨트롤타워가 되어 대응과 복구가 요구된다. 근데, 이런 대규모 재난은 자주 있지도 않으며, 이미 정부는 행정안전부와 청와대(안보실)로 이어지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등 통합적인 컨트럴 타워 체계를 갖추고 있다. 지난 포항 지진과 이번 강원 산불에 이 체계가 작동한 바 있다.

해외에서도 UN ISDR 캠페인(재해경감국제전략사무국), 미국 국가재난대비지침, 일본 재난대비체계(지역방재력) 등은 모두 첫째, 지방정부 중심 재난관리역량을 강조하고 있다. 중앙통제 지향성에서 지방의 자율성과 지자체 자체 역량을 강조하며, 도시별로 독자적이고 고유한 재난관리 모형을 가질 것을 요구하고 있다. 둘째, 지역사회 주민, 공동체, 기업 등 다양한 주체의 재난대비 및 복구 과정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강조하며, 주체간 협력이 일원적 조직체계가 아닌 네트워크 형식 방식을 주문한다. 셋째, 주민의 재난대비 교육훈련의 내실화에 집중한다. 넷째, 시민뿐만 아니라 생태계가지 고려하는 등 보호대상이 광범위하고 환경친화적이다.

결론적으로 다수 여론이 소방공무원의 국가직 전환을 요구하고 상당수 소방공무원들이 그것을 원하고 있기에 그 흐름을 멈출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국가직으로 전환한다고 크게 달라질 건 없고, 본질적으로 지역 소방 및 재난안전 사무 수행 주체는 지방이 계속 맞는 게 더 좋다고 생각한다. 더 나아가 지방정부 중심의 도시유형 및 재난양태에 따른 맞춤형 재난대비 역량과 지역주민․기업 등 지역사회의 재난관리 네트워크 역량을 키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역별 소방․재난 장비의 상향평준화, 소방공무원들의 업무강도 완화 및 처우개선을 위해 국가 지원을 확대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한편, 이번 산불 진화에 큰 활약을 하셨음에도 비정규직 계약직 근로자로 일하고 계시는 산림청 산불재난특수진화대 및 산불예방진화대는 국가가 응당 정규직 전환 혹은 처우개선에 적극 나서야 한다.

필자소개
정의정책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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