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제 도입 이후 최고 수준 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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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년 06월 29일 05:4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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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회와 속개를 반복하며 진통 끝에 결정된 최저임금 3,480원은 그간 중소기업 대리교섭 형태를 중단하고, 최저임금 결정기준을 근거로 논의하고, 주40시간 기준으로 임금격차를 해소하고, 중위임금의 50%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우선 최저임금 수준이 얼마나 될지 가늠해 보자. 최저임금은 노동자의 최저생계를 보장하고 노동 내 소득분배 구조개선에 취지가 있는 만큼 전체 노동자 임금 대비 일정한 수준을 보장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따라 민주노총은 2000년 처음 최저임금위원회에 참가할 때부터 평균임금 대비 30% 수준에 불과한 최저임금을 50% 수준까지 단계적으로 달성할 것을 목표로 제시한 바 있다.

공익위원 잘못된 관행 탈피한 것 큰 의미

현행 임금 3,100원(주44시간 700,600원, 주40시간 647,900원) 대비 12.3% 인상안인 3,480원은 한달에 주44시간 기준으로 했을 때 786,480원, 주40시간 기준으로는 727,320원이다. 이는 현행 최저임금이 전체 노동자 정액급여 1,756,329원의 39.9% 수준인데 비해 올해 평균 정액급여 전망치 1,865,221원(6.2% 인상 가정)의 42.2% 수준으로 상승하는 것으로 평균임금 대비 최저임금 수준이 제도 도입 이후 18년 만에 역대 최고 수준으로 향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무엇보다 이번 최저임금 결정은 그간 최저임금법에 명시된 결정기준에도 불구하고 특별한 근거 없이 노사교섭 속에 공익위원이 한 해는 노동계 편을, 다음 해는 재계 편을 들던 관행에서 일정 탈피했다는 의미가 크다.

2003년 최저임금 교섭 과정에서 노동계는 “도대체 최저임금의 적정한 수준에 대해 최저임금위원회에서 논의하지 않으면 어디에서 하나. 우리도 평균임금의 50%를 반드시 고집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사회적으로 논의하자는 것이다”는 요구에 대해 당시 공익위원들은 “그건 가치관이 개입된 문제라서 절대로 얘기할 수 없다”고 일관했던 데 비하면 상당한 변화라고 할 수 있다.

이번에 공익위원들은 생계비, 유사노동자의 임금, 노동생산성, 소득분배율 등과 관련 나름대로 최저임금 결정지표를 제시했다. 이에 따르면 생계비 인상률 3.7%, 생산성을 감안한 유사노동자의 임금 6.2%, 소득분배 구조 개선을 위해 주40시간 기준으로 전체 노동자 중위임금의 50%를 5년에 달성할 경우 3.7%, 4년에 달성할 경우 4.6%, 3년에 달성할 경우 6.2%가 추가 인상돼야 한다고 밝힌 것이다.

최저임금 위반 사업장 감시 기능 강화

주44시간이 아니라 주40시간 기준으로 임금격차를 완화하기로 했기 때문에 현행 최저임금은 700,600원이 아니라 647,900원이라고 인정하고 나름대로 대안을 제시한 것이다.

노동연구원의 추계에 따르면 주40시간 기준으로 중위임금 대비 50%를 4년에 달성하고 물가를 제외한 추가 생계비인상률까지 일부 감안할 경우 11.5%, 3년에 달성할 경우 13.1%까지 최저임금이 인상돼야 한다. 이번에 결정된 최저임금 12.3%는 4년 달성과 3년 달성의 중간쯤에 위치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최저임금 수준을 비교하기 위한 상대임금으로 노동계가 평균임금을, 공익위원이 중위임금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이견이 있다. OECD 국가 대부분이 중위임금 대비 최저임금 수준을 정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만 임금격차가 날로 확산될 경우 평균임금에 비해 중위임금이 계속 하락할 것으로 우려돼 이는 향후 노동계 차원의 대책을 고민해야 한다.

민주노총은 또한 이번 최저임금 결정 과정에서 택시노동자와 청소용역 노동자의 실질적인 최저임금 적용, 최저임금 인상을 탈법적으로 회피하기 위한 휴게시간 연장, 노동시간 단축 등에 제동을 걸고 중소기업 지원, 최저임금 위반 사업장 감시감독 및 대국민 홍보를 확대하도록 제도개선 건의안을 작성한데 대해 의미를 부여한다.

최저임금이 결정만 되고 지켜지지 않으면 무엇에 쓰겠는가. 민주노총은 택시노동자 최저임금 적용 등 제도개선 투쟁과 하반기 최저임금 적용투쟁에 총력을 경주할 방침이다.

최저임금 적용 노동자들 소리 없이 늘어나

민주노총으로서는 법정 최저임금 인상이 그것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법정 최저임금 인상 뒤 7월 초중순 금속노조와 보건의료노조의 산별 최저임금협약 체결을 앞두고 있다. 법정 최저임금은 미조직 저임금 노동자의 최저생계를 보장하는 데 의미가 있다면 산별 최저임금은 법정 최저임금보다 훨씬 높은 수준에서 산업 내 저임금 노동자를 보호해야 한다는 취지에 걸맞게 체결돼야 한다.

특히, 금속노조의 경우 지난 해 법정 최저임금 인상률 9.2%가 그대로 적용됐는데 성급한 얘기지만 올해도 12.3%가 오를 경우 금속노동자 산별 최저임금은 9만4천 원 이상 인상돼 한달 86만 원선으로 최저생계 보장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법정 최저임금과 산별 최저임금의 꾸준한 인상으로 민주노총에도 지하철 청소용역 노동자뿐만 아니라 알게 모르게 최저임금을 적용받는 노동자가 늘어나고 있다. 그간 최저임금 투쟁은 청소용역 노동자 등 최저임금을 받는 당사자들만 외롭게 싸운다는 비판과 호소가 뒤따랐다.

금속노조와 보건의료노조의 산별 최저임금 도입 뒤 조직 노동자의 참여가 늘고 있으나 아직은 부족한 게 분명하다. 날로 확산되는 소득양극화 해소를 위해 구실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제도가 최저임금제도다. 노조 조직률이 불과 10.6%에 불과하고 산별교섭이 미미한 우리나라 현실에서 미조직, 저임금 노동자를 보호할 수 있는 다른 제도는 없다. 민주노총이 최저임금 투쟁에 관심을 기울이는 만큼 노동자계급의 진정한 대표로 자리매김하는 길은 가까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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