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BS 대주주 일감 몰아주기로
    이재규 태영 부회장 수백억 챙겨
    SBS 영업이익률 마이너스, 대주주 가족회사는 13년간 200억 수익
        2019년 04월 09일 07:3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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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BS 대주주인 이재규 태영건설 부회장이 SBS의 일감 몰아주기로 200억 원을 챙겼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언론노조는 9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언론노조 회의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규 부회장 가족기업인 뮤진트리가 SBS 콘텐츠허브와 독점 계약을 맺고 13년 간 200억원의 수익을 올렸다고 밝혔다.

    SBS 콘텐츠허브는 SBS미디어홀딩스의 자회사로 윤석민 태영건설 회장이 이사회 의장을 맡아 장악하고 있다. 이재규 부회장은 윤석민 회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져 있다.

    노조에 따르면, 이재규 부회장의 배우자가 대표이사직을 맡고 있는 뮤진트리는 지난 2005년 서울뮤직퍼블리싱이라는 이름으로 설립됐다. 뮤진트리는 이때부터 SBS 콘텐츠허브(당시 SBS 프로덕션)와 SBS 콘텐츠 해외 수출용 음원 재가공 하청을 독점해왔다고 한다.

    언론노조 자료 중 캡처

    2018년 3월에 나온 SBS 콘텐츠허브 특별감사 보고서도 이 점을 지적하고 있다. 감사 보고서는 뮤진트리가 회사 설립 직후 SBS 콘텐츠허브와 독점 계약을 체결하고, 회사 매출에서 SBS 콘텐츠허브가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하다는 점을 짚었다. 그러면서 “뮤진트리는 SBS 콘텐츠 허브의 독점 위탁 용역을 전제로 설립된 회사로 보여지는 바, 이는 계열회사인 태영건설 임원의 사적 이익을 위해 SBS 콘텐츠허브가 부당지원을 했다는 의심을 살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23조 1 7호)에서는 특수관계인 또는 다른 회사에 대하여 상품, 용역 등을 제공하거나 상당히 유리한 조건으로 거래하는 행위를 통해 특수관계인 또는 다른 회사를 지원하는 행위를 불공정행위로 보아 금지하고 있다.

    SBS노보에 따르면 뮤진트리의 직원 수는 9명 정도에 불과하지만 연간 매출은 20억 원에 육박하고 영업이익률도 50%에 가깝다. SBS 콘텐츠허브와 맺은 독점계약으로 얻은 이득이다.

    특히 뮤진트리가 SBS 콘텐츠허브가 맺은 독점 계약으로 매년 10억이 넘는 수익을 차곡차곡 쌓아 올리는 동안 SBS의 영업이익률은 마이너스였다. SBS가 뮤진트리로 콘텐츠 수익을 유출한 것에 따른 결과다.

    특별감사 보고서를 보면 2014년 뮤진트리의 영업이익률은 42%에 달하는 반면, 같은 해 SBS의 영업이익률은 –2.28%다. 뮤진트리는 이 시기 SBS 전체 매출의 85%인 16억원을 벌어들였다. 2015년과 2016년에도 뮤진트리는 각각 47%, 17%의 영업이익률을 올렸으나 SBS는 5.32%, -0.92%에 그쳤다.

    윤창현 SBS본부장은 “방송사로 귀속돼 시청자 복지와 지상파 방송의 공적 책무 이행에 쓰여야 할 재원구조를 망가뜨리고 거액의 콘텐츠 판매 수익을 이재규 일가에게 몰아준 것”이라며 “윤석민 회장의 지원이나 묵인 없이는 불가능한 범법 행위”라고 지적했다.

    SBS본부는 이재규 부회장이 지상파 방송사인 SBS의 대주주로서 공적 책임을 완전히 망각했다며 SBS 콘텐츠 수익을 빼돌려 사적인 이익 추구한 혐의로 고발하겠다며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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