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김영남씨 모자상봉 '정치적 의도'에 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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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년 06월 29일 09:35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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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자 조간신문 1면은 김영남씨 모자의 상봉 장면이 차지했다. 신문들은 납북된 것으로 알려진 김영남씨가 28일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이산가족 특별상봉 행사에서 28년 만에 어머니 최계월씨를 만나 끌어안고 우는 장면을 바짝 당겨 조명했다.

신문들은 오늘 있을 김영남씨의 기자회견 내용 등을 추측하며 이번 일을 계기로 납치문제가 흐려질까 경계하는 일본 쪽의 반응도 함께 보도했다.

조선 "북에 휘둘려선 안돼"

조선일보는 1면에 모자 상봉 소식과 함께 일본의 메구미씨 부모의 반응을 보도했다. 조선은 <메구미 가족 "딸 사망, 속지 않을 것">이라는 작은 제목을 달아 "북한 당국이 김영남씨로 하여금 메구미가 사망했다고 말하도록 하겠지만 절대 속지 않겠다"는 가족들의 말을 전했다.

   
 ▲ 조선일보 6월 29일자 1면.
 

조선일보는 2면에는 ‘메구미 부모 인터뷰’를 사진과 함께 실었다. 큰 제목은 <"외손녀 홀로 떠도는 느낌">, 작은 제목은 <"드라마 보는 것 같아…북에 휘둘려선 안돼">. 조선은 이 기사 아래에는 일본 정부와 언론의 반응을 <"상봉 성사…정치적 의도 있다">는 제목으로 보도했다. "북한 당국이 메구미의 전 남편인 김영남씨와 딸을 내세워 메구미가 사망했다는 사실을 언급하게 함으로써 납치 문제를 종결 지으려는 계산이 깔려 있다"는 것.

조선은 이어 3면에서도 전면을 할애해 김영남·메구미씨의 딸 김은경 양을 주목한 기사 등을 실었다.

사설 <27년 11개월 만에 나타난 김영남씨>에서는 "고교생이던 김영남씨가 제 발로 북한까지 걸어갔을 리가 없다. 북한에서 모습을 드러낸 김영남씨는 북한이 남한 사람들을 납치해왔다는 명백한 증거인 셈이다. 그렇다면 북한은 이제 납치범죄에 대해 사과하고 남은 납북자들을 모두 돌려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선은 이어 "북한은 이번 상봉을 납북자 문제를 털고 가는 계기로 삼으려 할 가능성이 짙다"며 "정부가 이런 북한에 또다시 끌려갈 경우 이번에는 국민이 가만 있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동아, ‘납치범죄’ 규정

동아일보는 여기서 한 발 더 나갔다. 동아는 사설 <28년만의 모자상봉 ‘눈물바다’ 만든 북 납치범죄>에서 "북은 납북자 문제를 계속 협의하기로 약속해놓고도 반인륜적 범죄를 뉘우치기는커녕 남한의 지원을 얻어 내는 카드로 쓰는 양상이어서 개탄스럽다"며 "북은 이제라도 모든 납북자의 생사를 확인해 남측 가족에게 통보하고 생존자는 돌려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 동아일보 6월 29일자 사설.
 

동아는 "우리 정부도 ‘형식적인 촉구’만 할 것이 아니라 각종 대북 지원과 연계해 결말을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동아와 조선 외에 국민일보와 세계일보, 중앙일보가 관련 사설을 썼는데 ‘인도적 차원’에서의 납북자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중앙, 김영남씨 모자 상봉 사전 각본 가능성?

중앙일보는 1면에 이어진 4면 관련기사에서 ‘사전 각본’ 가능성을 제기했다. 중앙은 <북, 이례적 기자회견도 준비/ "사전 각본 있을 가능성 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메구미씨의 어머니 요코다 사키에씨가 손녀 은경씨에 대해 "화면에선 매우 환한 표정을 짓고 있었지만 그 또한 (북한 당국에 의해) 만들어진 각본일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을 보도했다.

한국일보도 가판 3면 <북 "납치문제 해결 노력" 기획된 홍보>에서 "북한이 28일 김영남씨와 모친 최계월씨의 상봉을 허용, 공개한 것은 어쩔 수 없이 선택한 고육지책이자 치밀하게 기획된 홍보전략이었다. 국제적 이슈로 비화한 납치문제를 더 이상 피해갈 수 없다고 판단, 어떤 식으로든 해결하는 노력을 보인 것이자, 국제사회에 인도적 측면을 부각시키려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씨 모자만 별도의 방에서 만나게 하고, 비공개 진행 관측과 달리 남측 언론의 취재도 허용한 것은 다른 상봉자들과 분리해 김씨 모자의 만남을 극적으로 채색하려는 특유의 홍보방식"이라는 것.

한국일보는 배달판에서는 이 기사의 제목을 <"납치문제 해결노력" 대외홍보>로 바꿨다.

현대차 정몽구 회장 석방…경향·한겨레 "수사 어려워질 것"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보석으로 석방된 데 대한 여론이 곱지 않다. 한겨레는 4면 <‘또 재벌 봐주기’…형평성 논란일 듯>에서 "이용훈 대법원장의 두산그룹 집행유예 판결 비판 이후 정 회장 구속에 이르기까지 ‘재벌범죄 엄단’을 강조해온 법원의 의지가 퇴색한 게 아니냐는 지적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

   
  ▲ 한겨레 6월 29일자 4면.
 
 

한겨레는, 정 회장이 계열사들을 유상증자에 끌어들여 3천억원대의 손해를 끼친 혐의를 부인했는데도 재판부가 ‘정 회장의 비자금 조성 책임 인정’을 허가 사유로 든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1조 5천억원대의 분식회계를 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최태원 SK 회장은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 받고 구속 7개월 뒤에 보석으로 풀려났는데 정 회장의 경우 이와 비교된다는 지적도 있다.

경향신문은 6면 시민단체 반응에서 "현대차 비자금 용처 수사가 아직 매듭지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실체 규명의 열쇠를 쥔 정 회장이 석방돼 수사는 더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관련자들과의 입맞추기 가능성이 높아진 데다 구속 상태에서도 진술이 구체적이지 않았던 정 회장의 입이 더 굳게 닫힐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동아 "정몽구 회장 석방 무리 없어"

반면 동아일보는 재판부의 ‘고심’을 이해하는 듯 하다. 동아는 사설 <정몽구 회장과 현대차 노조가 보여야 할 땀>에서 "불구속 재판이라는 대원칙에 비추어 현대차그룹 관련 피고인들의 수사와 기소가 마무리된 시점에서 정 회장을 보석으로 석방한 것은 큰 무리가 없어 보인다"고 썼다.

동아는 "형사재판이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부조리를 씻어내야 사법부가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정 회장에 대한 보석 결정은 사법부가 가려는 방향에 역행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보석은 피고인을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하는 것일 뿐, 유무죄 판결이나 선고 형량과는 무관하기 때문"이라는 것.

동아는 이 사설 마지막 부분에서 "전미(全美) 자동차 노조는 위기에 빠진 미국 자동차산업을 살리기 위해 강경투쟁 노선을 접고 경영자 측이 제시하는 구조조정안을 수용하고 있다"며 현대차그룹 노사 공히 땀 흘리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주성 국세청장 사표 ‘뒷말’ 난무…중앙 "사퇴 이유 밝혀야"

이주성 국세청장의 사퇴 배경을 둘러싼 ‘설’이 난무하는 가운데 한겨레가 이날 새로운 해석을 제기했다. 한겨레는 6면 <청렴위서 만든 ‘밀봉자료’ 청와대 전달전후 사퇴 뜻>에서 "이 청장이 물러난 직접적인 원인은 명의신탁과는 별개인 ‘제2의 의혹’과 관련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한겨레는 "지난 23일 국가청렴위원회에서 이 청장의 부적절한 처신과 관련된 밀봉자료를 청와대 쪽에 넘겨준 것으로 알고 있다"는 여권 관계자의 말을 인용, 이렇게 보도했다. 청와대쪽도 "자료는 받았다"고 인정했다.

한겨레는 "그 자료의 내용이 무엇인지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이 청장은 자료가 넘어간 23일을 전후로 ‘물러나겠다’는 뜻을 간접적으로 청와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한편 중앙일보는 각종 억측을 막기 위해서라도 정부는 이주성 국세청장의 사퇴 이유를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중앙은 사설에서 "혹시 사임으로만 끝낼 수 없는 과오가 있었다면 밝혀져야 마땅하다. 쉬쉬하고 덮으려고만 한다면 이 청장 본인은 물론 정부도 구설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썼다.

조선일보는 사설 <국세청장의 돌연한 사임>에서 "이 청장이 청와대와의 갈등 때문에 지방청장 인사를 미뤘다거나 후임 청장 자리를 놓고 국세청이 지역별로 갈려 서로 투서를 하고 있다거나 다같이 정권의 부끄러운 장면에 지나지 않는다. 더욱이 순전히 개인 비위 때문이라면 이렇게 사표 한 장 받고 얼렁뚱당 끝날 일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경향·한겨레·한국 "한미FTA 공청회 무산, 예고된 것"

지난 27일 열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공청회가 시민단체들의 방해로 무산된 데 대해 서울경찰청이 업무방해 혐의로 형사입건해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공청회 무산의 책임은 정부 쪽에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경향신문은 이날 사설 <예고된 한미 FTA 공청회 무산>에서 "공청회가 무산된 것은 토론자 구성이 어떻게 됐든 간에 기본적으로 한미 FTA가 충분한 논의와 국민적 동의 없이 추진되기 시작한 데 따른 결과"라며 "지금부터라도 협상시한에 관계없이 충분한 시간을 갖고 국민의 불안을 덜면서 전문가와 각계 의견을 경청하려는 성실한 자세가 아쉽다"고 썼다.

한겨레도 "공청회가 무산됐다는 결과만 보기 전에, 왜 그리 됐는지 정부부터 곱씹어봐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겨레는 "미국은 협상 과정이 이해관계자들에게 사실상 전달되고 논의되는 구조이지만 우리에겐 이런 절차나 규정이 없어, 내용이 공개되지 않으면 정부 손에 협상이 맡겨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한국일보는 시민단체와 정부의 양쪽 책임을 모두 거론했다. 한국은 사설 <한미 FTA 협상의지 의심스럽다>에서 "공개적인 토론회를 물리적으로 방해한 것은 민주주의 기본원칙을 부정하는 행위"라면서도 "행사가 난장판이 된 책임은 시민단체뿐 아니라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정부에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일보는 "협상 시작 전에 공청회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각계 의견을 충분히 수렴했던 미국과 달리 뒤늦게 협상이 진행 중인 상태에서 공청회를 여는 졸속 대처"를 비판했다.

미디어오늘 정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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