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주성 국세청장 사퇴 분석 '분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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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년 06월 28일 09:50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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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일자 조간신문들은 27일 오후 늦게 터진 ‘이주성 국세청장의 돌연 사퇴’를 해석하느라 저마다의 시각을 내놨다. 이 청장이 밝힌 ‘만성적 인사 적체를 해소해 조직에 새 기운을 불어넣기 위해 용퇴를 결심했다’는 말을 그대로 믿는 언론은 거의 없는 듯하다.

    한국일보는 1면 <이주성 국세청장 전격 사퇴> 기사를 통해 "이 청장은 현재 서울 강남구 삼성동 아이파크에 전세로 살고 있으나 실제로는 이 아파트가 본인 소유라는 의혹을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며 여권의 한 관계자 말을 인용해 "부동산 정책과 연관된 업무를 맡고 있는 국세청장으로서 이 같은 의혹 제기에 부담을 느껴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안다"고 보도했다.

    한국일보가 이런 시각을 보인 반면 이 청장이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을 만난 직후 갑자기 사퇴를 결심한 정황에 근거해 상황을 해석한 언론들도 적지 않았다.

    동아일보는 1면 머리기사인 <이 국세청장 돌연 사퇴> 기사에서 이 청장이 27일 오전 10시에 시작된 국회 결산심사 직전에 김근태 의장을 만난 점을 강조하며 국세청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김 의장이 이 청장에게 여당의 5·31지방선거 참패에 대해 국세청도 책임이 있는 것 아니냐는 얘기를 한 것으로 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3면 머리기사인 <"세금 탓 선거 참패"에 부담 느낀듯>에서 <이청장의 27일 하루>라는 표까지 만들어 제시했다. 이 시간표에 따르면 이 청장은 오전 9시40분 경 김근태 의장과의 10여분 독대 후 오후 12시40분 국장들과의 점심식사 자리에서 "책임질 것은 책임지겠다. 국세청장 얼마 해도 상관없다"고 발언했고 결국 오후 4시 국회 일정을 끝내고 청와대에 들러 사의를 표명했다.

    기사는 "이 청장은 다음 달 한중 국세청장 회의 일정을 잡아놓으며 ‘올해 말경 국세청장을 그만두겠다’고 말해왔다"며 이 청장 사퇴가 여당의 선거 참패와 연관이 있을 수 있음에 무게를 실었다.

    중앙일보는 1면 <개각 신호탄?>기사를 통해 "청와대가 개각을 위한 신호탄으로 이 청장의 거취를 정리한 게 아니냐는 관가의 관측도 나오고 있다"며 "개각 대상에는 김진표 교육부총리, 한덕수 경제부총리가 포함됐다는 얘기도 들린다"고 보도했지만 청와대에서는 이 같은 해석을 부인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서울신문은 이 청장의 갑작스런 사퇴 소식을 전달하면서 이 청장이 밝힌 사퇴 이유가 그대로라는 해석을 보였다. 서울신문은 3면 <인사수석 개입 안한 ‘이례적 사퇴’> 기사에서 "국세청 내부에서는 이 청장이 밝힌 대로 인사 숨통을 터주기 위한 ‘용퇴’로 본다. 순수한 결단 이외에 다른 이유가 있을 게 없다는 것이 국세청의 분위기"라고 보도했다.

    그치지 않는 학교급식 파문…중앙일보 ‘에버랜드 식중독’은 언급안해

    CJ푸드시스템의 학교급식 파문이 다른 업체로까지 번지고 있다.

    조선일보는 1면 머리기사 <우리 애 식판은 누가 채우나> 기사를 통해 "서울시교육청은 27일 동원캐터링, SF캐터링, CJ푸드시스템이 위탁급식을 맡고 있는 서울 중랑중, 광영여고, 광영고, 홍대부여고 등 4개 학교에서 지난 22일 324명의 학생이 설사를 하는 등 집단 식중독 사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며 "에버랜드가 음식재료를 공급한 경기도 동두천여중에서도 지난 15일 학생 82명과 교사 4명이 구토와 설사를 하는 등 집단 식중독 사고가 일어났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대다수의 조간신문은 식중독 사태를 일으킨 이들 업체들을 보도하면서 이미 알려진 CJ푸드시스템을 제외한 다른 업체들은 이니셜로 처리했다.

    특히 중앙일보는 4면 <다른 중·고교 4곳서도 식중독> 기사에서 "서울시 교육청이 CJ푸드시스템 이외에 D사와 S사가 급식을 한 학교에서도 식중독 증세를 보이는 환자가 발생한 사실을 뒤늦게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고 보도하면서 에버랜드가 문제를 일으킨 동두천여중에 대해서는 업체명을 아예 언급도 하지 않았다.

    기사는 "경기도 교육청도 이날 ‘경기도 동두천여중은 15일 식중독 환자가 발생했으나 23일 교육청에 보고했다’고 밝혔다"고 짧게 보도하며 급식업체가 ‘에버랜드’임은 밝히지 않았다.

    동아일보 "민언련은 친정부 NGO?"

    동아일보는 방송위원 선임을 둘러싸고 민언련 인사가 2명 포함됐다는 기사를 보도했다.

    동아일보는 3면 <민언련은 친정부 NGO(Near Government Organization)?> 기사에서 "민언련 고문을 맡고 있는 이상희 이사장은 장관급인 방송위원장으로 거론되고 있고 최민희 상임대표는 차관급인 상임위원에 기용될 것으로 알려졌다"며 "현재 2기 방송위원 가운데 이효성 부위원장과 성유보 상임위원도 민언련의 이사와 이사장 출신이어서 알려진 대로 임명될 경우 민언련은 장차관급 정무직 공무원을 4명 배출한 시민단체라는 기록을 세우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 신문은 <편파방송 부추길 새 방송위원 추천> 사설에서도 국회 문광위 추천의 최민희, 열린우리당 추천의 성영소, 청와대 추천의 이춘발 3인은 ‘노무현 코드’라고 규정지으며 "민언련은 위헌성 짙은 반민주적 신문법 제정을 유도하는 데 앞장선 단체다. 이렇게 당연직처럼 돼 버린 감투가 어른거리는데 ‘시민운동’이란 것이 왜곡되지 않을 수 있겠는가"라고 보도해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미디어오늘 윤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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