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정치적 신념 문제인가, 감각 문제인가
    2006년 06월 27일 06:29 오후

Print Friendly

청와대는 27일 국정브리핑 ‘외신이 본 한국’이라는 꼭지에서 한미FTA 1차 협상에 대한 미 헤리티지재단 발비나 황 박사의 분석 기사를 실었다. 이 기사의 전문을 실으면서 청와대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1차 협상을 ‘성공작’으로 평가하고 후속협상을 낙관하는 밝은 전망이 나왔다"고 소개했다.

청와대의 말대로 황 박사는 1차 협상에 대해 "기대를 넘어선 협상"이라며 높이 평가하고 있다. 그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신속협상권한(TPA)이 만료되는 내년 7월 1일 전에 협정이 완결되도록 강력한 전기를 마련했다"고 평가하면서 "일단 1차 협상에서 긍정적 전기가 마련된 이상 협정타결을 낙관할 근거는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그는 또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이후 최대 규모 협정이 될 한·미 FTA는 양국 소비자, 양국의 성장과 번영, 동북아 경쟁력, 도하개발어젠다(DDA), 미국의 동북아 입지 및 리더십,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하게는 한·미 유대에 크나큰 긍정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황 박사는 "양국 정부는 무역투자 장벽의 철거는 양측 경제 성장과 번영을 위해 필요하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며 "FTA의 경제적 과실은 한미양국을 위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관세 문제에 대해 "한국시장은 현재 미국시장에 비해 더 보호되고 있다"며 "한미FTA는 양국 쌍무무역 관세를 제로로 낮추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 박사에 따르면 한국의 공산품과 소비재 수입 관세는 평균 11.2%이고, 미국은 3.7%다. 농업분야 관세는 한국이 52%, 미국이 12%다. 황 박사가 말하는 관세율 제로란 상대적으로 높은 관세에 의존해 명맥을 유지하던 국내 공산품과 소비재, 농업분야는 더 이상 생존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황 박사는 한미FTA가 동북아시아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보다 확대시키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그는 "FTA는 미국으로 하여금 동북아시아에서 자신의 장기적 존재와 리더십을 안보 이상의 차원으로 넓혀 경제면으로 확산시키도록 여건을 허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내 보수적 씽크탱크 소속 연구원의 이런 평가를 정부 입장에서 반색할 일인지는 모르겠다. 한미FTA를 위해 굳이 ‘협상’을 하는 이유는 그에 따라 양측의 ‘국익’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주지하듯 거의 모든 산업 부문에서 압도적인 경쟁 우위를 보이고 있는 미국의 입장에서는 완전한 개방화, 시장화를 관철시키는 것이 ‘국익’에 부합한다. 황 박사가 한미FTA와 그를 위한 1차 협상을 높이 치는 것은 이런 맥락에서다. 

안 그래도 1차 협상에서 얻은 것 없이 몽땅 내줬다는 불만과 의혹이 갈수록 커지는 지금, 청와대가 무슨 생각으로 이 기사를 실었는지 궁금하다. 정치적 감각의 문제일까, 정치적 신념의 문제일까.

필자소개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