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수정당, 대선 잣대로 7월 재보선 재다
        2006년 06월 26일 03:06 오후

    Print Friendly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모두에게 민주당은 구애의 대상이다. 대개의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민주당과 힘을 합해야만 호남의 전통적 지지층을 복원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나라당은 호남의 비토를 극복하는 순간 대권은 거머쥔 것이나 다름없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열린우리당에는 집토끼, 한나라당에는 산토끼가 되는 호남 민심을 얻기 위해 양당은 저마다 민주당에 추파를 던지고 있다.

    이 때문에 양당에서는 오는 7.26 보궐선거에서부터 민주당과 공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대세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것이다. 비록 수면 아래로 가라 앉기는 했지만 최근 양당에서 민주당과의 공조 논의가 제기된 것은 대선을 앞두고 각 정파들간에 이뤄질 합종연횡의 흐름을 예고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열린우리당, "민주당과 선거 공조 더 이상 공론화 말라"

    열린우리당은 25일 지방선거 패인과 향후 당의 진로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마련한 시도당위원장 만찬 간담회에서 더 이상 연합공천 문제를 공론화하지 않기로 정리했다. 간담회에 참석했던 호남지역 한 의원은 "호남지역 의원들에 의해 민주당과의 공조 필요성이 거론되기는 했지만 논의 끝에 더 이상 이 문제를 공론화하지 않기로 정리했다"고 전했다. 김근태 의장이 이런 결론을 주도적으로 끌어냈다고 한다.

    당내의 전반적인 분위기도 호남 지역 일부 의원들을 제외하고는 민주당과의 공조론에 비판적이다. 특히 개혁파와 경남지역 의원들은 반발 강도가 세다.

       
    ▲ 김한길 전 열린우리당 원내대표와 이재오 한나라당 원내대표, 한화갑 민주당대표가 지난 6일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에서 열린 제51회 현충일 추념식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개혁적 성향이 강한 참정연 소속의 김형주 의원은 "이번 보궐선거에서 민주당과의 공조로 가면 열린우리당은 망한다"고 단언했다. 특히 성북을 지역에서 조순형 민주당 전 대표를 단일후보로 내세워야 한다는 주장과 관련, "국민들이 탄핵에 대한 심판으로 과반수 정당을 만들어줬는데 탄핵의 주역을 연합공천하겠다는 것은 스스로 무덤을 파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부산지역의 조경태 의원은 "힘을 길러서 독자생존할 생각은 안하고 외부 힘을 빌리는 것은 국민들이 보기에도 바람직 않다"고 지적하고, 특히"선거는 그 당이 얼마나 잘했느냐에 대한 평가인데, 당당하게 평가를 받아야지 약한 모습 보이는 건 책임 정당의 자세가 아니다"고 비판했다.

    광주지역의 김동철 의원은 "지금은 국민들이 우리당을 싫어하는 원인을 진단하고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려는 노력을 선행해야 할 때"라며 "민주당과의 선거 공조 얘기는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민주당도 안하겠다는데 구걸을 왜 하느냐"고 말하기도 했다.

    초선의원 모임인 ‘처음처럼’의 대변인인 조정식 의원은 "의원들마다 정계개편에 대한 입장차가 있다"며 "공조가 되면 좋겠지만 실제 이뤄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 "일부 의원의 개인적 구상일 뿐"

    최근 한나당에서도 민주당과의 선거 공조 주장이 제기된 바 있다. 특히 주성영 의원은 조순형 전 민주당 대표의 국회 복귀를 위해 성북을 지역에서 한나라당이 후보를 내지 말아야 한다고 공개리에 주장하기도 했다.

    주 의원의 이 같은 주장은 이재오 원내대표의 ‘보수대연합 결성론’과 맞물려 관심을 끌었다. 이 원내대표는 최근 "7월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가 되면 민주당ㆍ국민중심당ㆍ뉴라이트를 아우르는 보수대연합 결성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원내대표는 특히 호남 지역에 대한 각별한 관심을 나타냈다. 물론 내년 대선을 염두에 둔 발언들이다.  

    그는 "호남의 지지율을 올리지 않고서는 전국 정당이 될 수 없다"며 "18대 총선 비례대표 공천 때 호남 지역에 비례대표 50%를 배정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염창동 당사를 없애고 국회를 활용하면서 중앙당 폐지에서 나오는 돈을 호남 지역 지원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다짐하기도 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역시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과 공조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기류가 우세하다. 유승민 의원은 "정치적 반대급부가 있어야 하는데 분명치 않다"며 "피차 당당하게 선거를 치르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심재철 의원도 "정계개편의 단초로 활용하겠다는 의도가 있는 건데, 매우 바람직하지 않은 구상"이라고 말하고, "국민들의 생활을 편하게 하려는 것이 아니라 정치공학적 패를 움켜쥐겠다는 정략적 발상으로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고진화 의원은 "일부 의원들의 개인적 구상"이라며 "당내에서 합의가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우리도 생각 없다"

    한편 이와는 별개로 허준영 전 경찰청장이 성북을 지역 재보선에 공천 신청한 것을 둘러싸고 당내 반발이 심상치 않다. 심재철 의원은 "한나라당이 쓰레기처리장도 아니고, 열린우리당에서도 폐기처분한 사람을 받아들이는 것이 적절한가"고 묻고" 농민을 사망에 이르게 한 책임으로 옷을 벗은 사람이 뭐가 잘났다고 표를 달라고 한다는 건가. 염치가 없는 사람"이라고 직설적으로 비판했다.

    고진화 의원도 "최근 서울지역 운영위원 회의에서 그 얘기가 나왔는데 참석자의 80-90%가 허준영 전 청장의 공천신청에 비판적이었다. 일종의 성토장 비슷하게 됐다"고 전했다. 그는 "시류에 따라 너무 왔다갔다 하는 게 아닌가 하는 것이 대체적인 의견이었다"며 "만일 공천이 된다면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이같은 의견을 당 공천심사위에 전달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민주당도 선거 공조에 대해 일단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한화갑 대표는 최근 "연합공천에 대해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고, 독자적으로 당선될 후보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열 대변인도 "열린우리당에서 후보를 내고 안내고는 열린우리당의 사정"이라고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김정현 부대변인도 25일 "연합공천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민주당 지도부는 연합공천에 대해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밝혀둔다"고 논평했다.

    필자소개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