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자사고들 평가 거부,
    ‘자사고 안한다’ 선언한 격
    평가 거부···기간 만료로 자동 취소
        2019년 03월 27일 05:11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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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의 자사고들이 재지정 평가 거부를 선언했습니다. 교육청에 집단 반발했는데, 그 방식이 다소 이해불가입니다. 학교들이 뭔가 착각한 듯합니다.

    서울 자율형사립고교장연합회는 지난 25일, 이화여고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운영성과 보고서를 일절 제출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서울교육청 평가가 ‘자사고 죽이기’ 의도를 노골화한 것이라며, 평가에 응하지 않겠다는 뜻을 강조했습니다.

    현재 재지정 평가가 진행 중으로, 학교들은 오는 29일까지 자체평가 보고서를 제출해야 합니다. 이날의 선언은 제출하지 않겠다는 것인데, 일견 벼랑끝 전술입니다. 교육청 기준대로 하면 불리하니, 집단적으로 거부해서 기준을 바꾸겠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자사고 교장연합회 회견 모습(방송화면 캡쳐)

    자사고, 지정기간 5년

    하지만 통하지 않을 겁니다. 자사고는 한 번 지정되면 계속 지속되는 방식이 아닙니다. 지정기간이 한정되어 있습니다. 5년 단위로 지정되고, 그 기간이 끝날 무렵에 평가를 받아 다시 지정받는 형태입니다.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은 그래서 “교육감이 5년마다 시도 교육규칙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해당 학교 운영성과 등을 평가”하라고 규정합니다. 자사고가 받은 교육청 지정서에는 기간이 명시되어 있구요.

    그래서 자사고들이 평가 자체를 거부하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요. 올해 2019학년도까지가 지정기간인데, 그 때까지 평가에 응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요. 기간 만료로 자동 취소입니다. 2020학년도부터는 자동적으로 자사고가 취소되어 신입생 학년은 일반고입니다.

    자체평가 보고서 안내면 0점 처리

    자사고가 자체평가 보고서를 내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요. 평가는 무산될까요. 아닙니다. 교육감은 공무원으로, 법령을 지켜야 합니다. 교육감은 무조건 평가를 해야 합니다. 평가받는 학교의 교장은 보고서를 내야 합니다. 이건 의무사항입니다.

    평가를 진행하는데, 학교가 보고서를 내지 않으면 중단이 아니라 해당 항목 0점 처리입니다. 그리고 나머지 자료들에 근거하여 평가가 이루어집니다.

    이런 이유로 서울의 자사고들이 제시한 카드는 카드가 아닙니다. 올해 13교, 내년 9교가 자동 취소 아니면 특정 항목 0점입니다. 자사고를 계속 하려고 집단적으로 반발하나 본데, 결과적으로 이룰 수 없습니다. ‘자사고 안 하겠다’고 만방에 선언한 격입니다.

    그래서 자사고에 대해 문제의식이 있는 입장에서 보면, 아쉬울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평가 거부를 선언한 학교들이 뭔가 착각하고 있는 듯 보이기까지 합니다.

    시험이 어려울 듯하여 쉽게 내달라고 목소리를 냅니다. 시험 안 보겠다고 경고도 합니다. 하지만 집단경고 때문에 이미 확정된 시험 기준을 바꾸면, 그것이 오히려 부정입니다. 시험 안 보겠다고 하면 그에 상응하는 조치로 그만입니다. 법대로 하면 됩니다.

    필자소개
    정의당 교육담당 정책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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