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월에 싸우지 않는 자는 조합원 자격없다"
    By tathata
        2006년 06월 25일 06:31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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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공연맹은 지난 24일 광화문 청계광장에서 조합원 2천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7월 총파업투쟁 승리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결의대회에는 철도노조, 부산지하철노조, 전국보육노조, 전국병원노조협의회, 전국평등노조 등이 참여했다.

       
      ▲ 사회연대연금노조 풍물패인 ‘한솔’ 의 난타 공연은 참가한 조합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임현덕 승강기안전관리원노조 위원장은 연대사에서 “승강기관리원노조는 환경미화, 경비, 검사차량의 하청업체 노동자와 연대해 직접고용을 이끌어냈지만, 지난 2004년 경영평가에서 ‘부진 기업’ 판정을 받아 꼴찌를 면치 못했다”며 “경영평가 지표 가운데 6점 만점인 노동생산성 항목에서 2점을 얻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임 위원장은 “비정규직 노동자와 아웃소싱을 확산할수록 인건비 비중이 줄어들게 되어 경영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게 되는 경영평가지침은 공공부문의 시장개방을 가속화하는데 기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허영구 민주노총 부위원장도 연대사에서 “정부는 지난 한미FTA 1차 협상에서 미국이 교육과 의료서비스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고 말하고 있지만, 교육과 의료, 공공서비스는 핵심조항”이라며 “한미FTA가 개방되면 모든 영역에서 미국의 기업이 잠식해 들어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 공공연맹은 국무총리가 교섭에 나설 것을
       요구하고 있다.
     

    양경규 공공연맹 위원장은 투쟁사에서 “7월에 싸우지 않는 자는 공공연맹 노동자가 될 자격이 없다”며 강력한 어조로 포문을 열었다.

    그는 “경영평가, 로드맵, 한미FTA, 공공부문 사유화 등 어느 것 하나 공공연맹 노동자에게 포함되지 않는 과제들이 우리에게 도전을 강요하고 있다”며 “단위노조만으로는 할 수 없는 싸움을 이제는 정부와 싸워서 승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양 위원장은 “11만이 뭉쳐서 속 시원하게 승리하자”고 주문했다 .

    이날 대회에는 사회연대연금노조의 풍물패인 ‘한솔’이 난타 공연을 벌여 조합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공공연맹은 을지로 훈련원공원과 서울역에서 각기 집회를 개최한 후 청계광장으로 집결했으며, 이날 대회는 청계천에 휴식을 취하러 온 시민들도 참여했다.

    새벽에 월드컵 보고, 오후에 집회하고 "힘드네요"

    지난 24일 새벽의 스위스전을 관람하고, 같은 날 오후 공공연맹 결의대회에 참석한 노동자들은 피곤한 기색이 엿보였다. 뙤약볕에서 오후 내내 집회와 행진을 거듭한 탓인지 일부 조합원들은 집회 도중 깜박 잠이 들기도 했으며, 졸음에 겨운 하품을 연신 하기도 했다.

       
      ▲ 공공연맹은 예산지침 철회, 한미FTA 철회
       등이 적힌 문어발 조형물을 찢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노동자들은 이번 월드컵을 어떻게 봤을까. 공공연맹 조합원에게 물었다.

    전병춘 철도노조 조합원은 스위스전을 보는 내내 마음이 불편했다. 지난 3월 철도노조의 공공성 강화를 요구하는 총파업으로 인해 최근 파면을 당했기 때문이다. 그가 속한 서울차량지부의 340여명 조합원 가운데 1백여명이 감봉, 정직, 파면 등의 징계를 당했다.

    서울차량지부의 경우, 현장 복귀 이후에도 업무거부 투쟁을 했다. 철도공사는 단체협약 체결 당시 “징계를 최소화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 전 조합원은 “징계 파문으로 지부가 시끄러우니까 심란해서 월드컵이 재미있는 줄도 모르겠더라”며 “월드컵을 보는 내내 편치 않았다”고 말했다.

    KTX 여승무원 역시 마찬가지였다. 김 아무개 KTX 여승무원(26)은 “나 또한 월드컵을 즐기고 싶은 20대의 발랄한 처녀지만, 100일이 넘은 파업으로 지쳐있다”며 “아마 이번 월드컵은 평생동안 잊혀지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장용수 사회연대연금노조 정책위원은 한국 16강전 진출 좌절이 “한편으로는 다행”이라고 말했다. 장 위원은 “월드컵 기간 동안 텔레비젼에서 노동자의 목소리는 단 한줄도 보도되지 않았다”며 “공공연맹이 7월 총파업을 결의하고 있는데, 월드컵이 계속된다면 주목도 받지 못할 것 아니냐”며 주장했다. 그는 또 “노동자의 삶과 관계가 없는 월드컵에 그다지 관심을 갖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월드컵을 신나게 즐긴 노동자도 있었다. 이동엽 서울상용직노조 대외협력위원장은 “노동자가 즐길 것이 없어 낙을 찾기가 마땅치 않은 마당에 월드컵이라도 이겨야 스트레스를 풀 텐데 (스위스에) 져서 더 열불이 났다”며 “다른 데서는 재미를 찾을 게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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