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노동·시민사회·진보정당 등
    미국의 베네수엘라 제재·내정간섭 규탄
        2019년 03월 22일 05:0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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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노동·시민사회·빈민·학생단체와 진보정당 등은 22일 미국의 베네수엘라에 대한 제재와 간섭으로 강도 높은 압박을 받고 있는 베네수엘라인들에게 연대를 표하는 한편, 미국에는 베네수엘라에 대한 제재를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노총, 민중당, 정의당 서울시당, 한국진보연대, 노동자연대 등 30개 노동·사회단체들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주한미국대사관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간섭에 반대한다”며 “미국은 베네수엘라를 옥죄는 모든 제재를 철회해야 하고, 베네수엘라의 미래를 베네수엘라 민중에게서 빼앗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3월 22일 오전 주한미국대사관 앞 기자회견(사진=노동자연대)

    지난 16일 아르헨티나, 남아공, 멕시코, 캐나다, 미국, 뉴질랜드 등 전 세계에서도 미국 정부의 불법 개입을 규탄하는 항의 집회와 시위가 개최된 바 있다.

    국내 노동·사회단체들도 이러한 세계적 흐름에 따라 “미국이 선거로 선출된 현 니콜라스 마두로 정부를 전복하려는 보수 야당들을 적극 지원하는 것은 명백한 내정 간섭”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그러나 앞서 우리 정부는 후안 과이도 베네수엘라 국회의장을 임시 대통령으로 인정한다는 성명을 낸 바 있다.

    미국은 베네수엘라 정부의 돈줄인 석유 수출을 차단하는 제재를 시행하고 있다. 제재는 국영 석유 기업인 PDVSA를 포함해 마두로 정권과 연계된 다수의 개인과 기업을 대상으로 한다. 마두로 대통령이 퇴진할 때까지 베네수엘라는 고립시키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국내 단체들은 “제재의 피해는 베네수엘라 민중이 짊어지고 있다. 미국의 제재는 경제 위기의 고통으로 전 국민 평균 체중이 1년 만에 11kg이나 줄어드는 민중의 처지를 더더욱 악화시키고 있다”며 “미국은 야당들만 돕는 물품 지원으로 갈등을 부추기지 말고 제재를 즉각 해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민주주의와 인권을 말하지만 미국 같은 강대국의 간섭과 개입은 오히려 현지의 민주주의와 인권을 파괴하고 민중의 염원을 거스르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미국을 배후로 두고 민주적 절차 없이 정권 교체를 노리는 베네수엘라 야당과 과이도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했다.

    이 단체들은 “이들이 미국의 후원 하에 국내 질서를 어지럽히고 있으며 베네수엘라인들을 더한층 심한 고통에 빠뜨리고 있다”며 “이는 베네수엘라의 민주주의에 도움이 전혀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한국 정부가 과이도 의장을 임시 대통령으로 인정한 입장을 철회해야 한다는 요구도 나왔다.

    이들은 “미국의 제재와 간섭은 베네수엘라 민중에 대한 공격이고, 베네수엘라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일”이라며 “문재인 정부가 미국에 동조해서, 정권 탈취에 앞장선 후안 과이도를 임시 대통령으로 인정한 것은 유감”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금이라도 정부는 베네수엘라의 자결권을 온전히 존중해 과이도 지지를 철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이 단체들은 회견 직후 항의 서한을 주한미국대사관 측에 전달했다. 회견엔 아르뚜로 힐 삔또 주한 베네수엘라 대리대사 등은 직접 기자회견에 참석해 이 단체들의 연대에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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