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악의 가득찬 <조선> 왜곡보도 비판한다
        2006년 06월 22일 03:2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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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천 S고는 지난 해 네이스 입력을 거부한 교사들에게 담임권을 강제박탈해 갈등을 유발했다. 또 전교조 교사가 불법 사설모의고사를 거부하자 사설모의고사를 원하는 학부모를 이용해 학부모와 전교조 교사 사이의 갈등으로 조장했다. 학교당국은 이 일을 계기로 나를 학교에서 쫒아내려고 했다.

    이런 와중에 지난 19일 조선일보가 "전교조 교사 편향교육에 학부모 화났다"는 비열하고 악의에 찬 기사를 써서 한 전교조 교사를 부당하게 비난함으로써 전체 전교조 죽이기를 하고 있다.

    조선일보 기사 모두 왜곡 아니면 과장

    조선일보의 기사는 모두 사실 왜곡이거나 과장이다. 진정서의 내용에 있는 ‘국기에 대한 경례 부분’과 ‘군대 가지 말라는 취지의 교육’이라는 부분만을 왜곡 · 확대하여 악의적인 기사를 썼다. 학부모와 학생들의 말도 "학생들이 ∼라고 했다더라"는 등 부정확한 내용들뿐이다. 나를 이용해 전교조 죽이기를 시도하고 있는 조선일보가 너무나 가증스럽다.

    올 해 초 본교에서는 3학년 불법사설모의고사를 보려고 했었다. 내가 불법모의고사에 반대하자 이 과정에서 3학년 학부모 10여명이 교장실로 찾아와 나에게 항의한 일이 있었다. 학교장은 학부모들과 내가 만나자마자 자리를 떠났고, 학부모들은 불법사설모의고사를 반대하지 말 것을 요구했고, 심지어는 내가 입고다니는 개량 한복까지 문제 삼았다.

    학교장에게 무슨 말을 들었는지 학무모들은 나에게 "선생님처럼 학생들을 생각하지 않는 교사를 본교에 그대로 둘 수 없다"고 말했다. 불법사설모의고사를 볼 것인지 말 것인지는 학교장이 판단해서 결정하고 책임지면 되는 일이다. 그런데 학교장은 슬쩍 빠져나가고 학부모들이 개인교사와 싸우도록 조장했다.

    개량한복은 투쟁적 분위기를 부추기는 의상이다?

    그 후, 1차 학부모 민원이 도교육청에 접수됐다. 민원내용은  국기에 대한 경례 거부,   군대가지 말아야 한다는 등 편향된 가치관 교육,  투쟁적 분위기를 부추기는 의상(개량한복 류),  정문 앞 피켓시위 등 4가지였다.

       
      ▲ 조선일보 6월 19일자 기사

    1차 학부모 민원이 도교육청에 의해 처리되었으나, 처리 결과에 불만을 가진 학부모 대표가 2차 학부모 민원을 준비했다. 그러나 5월 29일 2차 학부모 민원은 학부모가 아닌 본교 한 부장교사가 대신 작성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에 대해 6월 16일 본교 전교조 분회장이 학부모 대표에게 확인전화를 걸자 학부모 대표는 "내가 부탁해 학교장이 한 부장교사에게 지시해서 2차 학부모 민원을 작성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6월 19일 조선일보가 취재하러 학교를 방문했다.
    조선일보 기자는 학교장실에서 취재를 진행했다. 학부모와 학생의 취재도 교장실에서 진행한 것으로 알고 있다. 조선일보 취재 사실에 대해 학교장은 해당 교사인 나에게는 이야기조차 하지 않았고, 조선일보 기자의 전화를 받고서야 알게 됐다.

    취재과정에서 학생들의 전화번호를 당사자 동의없이 취재기자에게 제공해 학생들이 기자 전화를 받고 충격을 받는 일까지 있었다. 이는 학교장의 협조 없이는 불가능한 것으로 한 전교조 교사를 죽이기 위해 아이들의 정보까지 이용한 것이다.

    학부모 민원 부장교사가 대신 작성해줘

    학교당국이 한 전교조 교사를 내쫓기 위해 학부모를 내세우고, 이에 입맛이 당긴 조선일보가 사실을 어떻게 왜곡했는지 하나씩 살펴보자.

    아래는 6월 19일자 조선일보 사회면 기사다.

    전교조 교사 편향교육에 학부모 화났다
    "국기에 대한 경례는 민족에 충성을 강요 난 경례 않는다"
    "군대서 살인기술 복종문화만 배워 軍 안가는게 좋아"

    이들은 또 "(일부 교사가) 학교운영위원회와 학교 조회 때 국민의례인 국기에 대한 경례를 거부함으로써 대한민국 정부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듯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며 "뿐만 아니라 수업시간에 군대에 가지 말아야 한다는 취지의 교육을 하고 있다고 학생들에게 전해 들었다"고 밝혔다. 학부모들은 "몇몇 교사의 이런 행위로 학생들의 혼란을 야기하고 바람직한 학습권이 심히 우려되는 바 신속히 조치하여 합당한 처벌을 해달라"고 경기도교육청에 요청했다.

    지난 3월 신학기 첫 시간에 아이들과의 소통을 위해 주제 이야기를 했다.
    그 주제는 "차이는 차별이 아니다"였다. 나는 "차별은 그 자체가 폭력이며, 그러한 폭력이 우리에게 무의식적으로 내면화되어 있다. 여성, 청소년, 아동, 장애인, 노약자, 빈민층 등 사회의 약자들은 차이로 인한 차별을 받고 있으니, 좀 더 관심을 갖자"고 애기했다. 국기에 대한 경례와 군대 이야기는 이 때 거론된 여러 가지 사례들 중 하나였다. 이후에는 이야기된 적도 없다.

    그러면서, 우리가 사물을 바라보는 관점이 늘 언론과 방송에 의해 일방적으로 제공되는 측면이 있으므로, 다른 관점으로 바라보는 것에 대한 경험도 중요하다고 이야기했다. 나는 "내가 바라보는 관점에 대해 옳고 그름이 아니라 이러한 관점도 있구나라고 생각하고 판단은 학생 개개인의 몫"이라고 이야기했다.

    국기에 대한 맹세문 전체주의적 성격 우려했을 뿐

    학생들에게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지 말 것을 교육한 적이 없다.
    국기에 대한 맹세문에서 ‘조국과 민족’이라는 표현만 있고 개인과 사회적 약자를 중요시 여기는 내용이 없는 것과 관련해 ‘국기에 대한 맹세’ 내용이 가지고 있는 전체주의적 성격에 대한 우려를 이야기했다. 그 이유 때문에 개인적으로 맹세를 하지 않는다고 이야기한 것 뿐이다. 

    "군대에 가지 말아야 한다"는 취지의 교육을 했다는 것도 이렇다.
    1학기 시작 첫 시간에 학생들과의 대화 중, 일상적으로 행해지는 무의식적 차별(성별에 따른 차별, 장애인에 대한 차별, 학생들에게 행해지는 무의식적 인권침해 등 차이에 따른 차별)과 그 차별의 폭력성에 대해 이야기하다가 군대가 가지고 있는 폭력적 성질(복종의 내면화)에 대해 언급하게 됐다.

    그래서 "양심적 병역거부의 본질은 군대가 가지고 있는 사람을 죽이는 것을 전제로 한 폭력성을 거부하는 것"이라고 이야기하면서 "그러한 폭력적 군대라면 가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고 군대를 가더라도 그러한 폭력적 성질이 내면화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했다.

    학부모 오모씨는 "이씨는 수업 중 학생들에게 국기(國旗)와 국가(國家)를 부정하는 세뇌교육을 하고 있다"며 "이씨는 또 ‘이순신 장군은 조작된 위인(偉人)인데 온 나라 사람들이 그를 숭배하는 것은 잘못’이라는 등 우리의 역사까지 부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국기와 국가를 부정하는 세뇌교육을 하고 있다"는 내용도 사실과 전혀 다르다.
    또한 "이순신 장군은 조작된 위인인데 온 나라 사람들이 그를 숭배하는 것은 잘못"이라는 경우는 이렇다. 드라마 이순신이 인기를 끄는 것과 관련하여, "이순신 장군은 무장(武將)이다. 힘(武)은 자칫 폭력이 될 수 있다. 문(文)을 중요시 여기는 것도 중요하다. 또한 이순신 장군에 대한 다른 역사적 해석도 가능하지 않겠는가."라고 이야기했다.

    이순신 장군에 대한 다른 해석 있을 수 있는 것

    "우리의 역사까지 부정하고 있다"라는 것은 나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확산시키기 위한 것으로, 사실과 전혀 무관하다. 우리의 역사를 부정한다고 할 때, "우리의 역사"란 과연 무엇인가? 지금도 과거의 우리의 역사에 대한 해석은 매우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다. 그러한 다양한 해석의 가능성 앞에서 "힘"과 "폭력"이 숭앙되는 문화에 대해 반성하고 가야할 부분은 있지 않을까?

    이순신 장군에 대해 부정하거나 전문가도 아닌 입장에서 재해석을 내린 적도 없다. 본인이 이야기했던 것은 내면화된 문화 속에 우리가 인식하지 못한 폭력의 경향성들을 끊임없이 확인하고 의심해보자는 것이었다.
    결국 모든 이야기는 실제 사실과 매우 다르다.

    학부모 김모씨는 "이씨가 수업 시간에 ‘파업 중인 부천 세종병원 밤샘 농성에 동참하고 왔더니 힘들다, 비몽사몽으로 졸리다’고 하는 등 수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고 한다"며 "우리 아이는 공부하고 싶은데 50분 수업 중에 15~20분은 수업과 직접적 관계가 없는 다른 얘기를 한다고 한다. 고3 아이의 학습권을 지켜줘야 할 교사가 교육은 제대로 않고 사상교육에만 몰두하다니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잠을 자기에 "너희들이 자니 나도 졸리다"라고 이야기하며 방송에 보도된 세종병원 이야기를 했던 것이다. 학생들이 졸려할 때 지역의 큰 사안에 대해 잠깐 이야기하는 것조차 사상교육이고 수업을 등한시 하는 것인가?

    국어 수행평가라면 낙제점 받았을 조선일보 기사

    한 번 퍼즐을 맞추기 시작하면 모든 것이 그 퍼즐 속에서 사라지듯이, 이제는 모든 것을 그저 나쁜 교사로서의 본인에 대한 의심으로 가져가며, 기사 역시 그런 퍼즐맞추기의 하나로서 작성된 것이다. 이런 기사는 사실조차 명확히 보여주지 못한다.

    수업을 등한시한다는 주장이 액면 그대로 기사로 실린다는 것은 명백한 거짓이다.
    신학기 초 1주일 정도 아이들과의 의사소통을 위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수업 시간에 많이 한 것은 사실이다. 이후에는 수업 시작 때 서로 인사를 하고 시사적 이슈나 수업 집중을 위해 재미있는 이야기 등에 대해 잠깐 언급할 뿐이다. 그마저도 해서는 안되는 것인가?

    본교는 학교장의 결정으로 6월 19일 새벽 4시에 있었던 한국과 프랑스의 월드컵 축구 경기를 학생들이 관람토록 하기 위하여 월요일 오전 수업을 변경해서 주중 오후 수업으로 바꾸어 진행하고 있다. 조선일보 논리대로라면 교장은 학생들의 학습권 침해로 징계받아야 하는 것이다.

    "수업을 등한시하고 사상교육에만 몰두한다"라는 말은 악의적 비방이다. 어떤 학생의 말을 인용함으로써 그 내용을 일반화시키고 사실인 양 포장한 이러한 기사는 만약 국어수업 시간이라면 근거가 부족한 글로써 수행평가에서 낙제점을 받을 글밖에 되지 않는다.

    조선일보는 사실왜곡과 편파과장보도라는 비난을 피하기 위해 "이런 이 교사에 대해 학생들의 반응은 갈린다"는 내용을 덧붙여서 빠져나가기를 시도했다.

    전교조가 위기인가 조선일보가 위기인가

    조선일보의 전교조 죽이기는 29일에도 이어졌다. 조선일보는 "귀막은 전교조 어디로 가나"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장면1에 우리학교 얘기를, ##장면2에 전교조 농성장 얘기를, 그리고 ##장면3에 전교조를 비판하는 사람들에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는 얘기를 연결해 실었다.

    한 학교에서 일어난 학교당국과 일부 학부모, 전교조 교사 사이의 갈등을 악용해 전교조 전체를 매도하고 비난하고 있는 것이다. 조선일보는 "사회부 데스크에서 바라본 전교조는 지금 학부모와 국민들로부터 외면당하는 ‘최악의 위기’ 국면을 맞고 있으나 그들만 이 같은 현실을 아직 모르는 듯하다"고 썼다.

    나는 거꾸로 조선일보가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다고 생각한다. 전교조를 죽이지 않고서는, 우리 사회의 진보진영을 죽이지 않고서는 조선일보가 대한민국에서 살아남기 힘들기 때문에 이런 악의에 찬 기사를 써대고 있다는 생각이다.

    조선일보가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는지 전교조가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는지는 역사가 분명히 입증해 줄 것이다. 그리고 나는 이번 조선일보 기사의 사실왜곡과 명예훼손에 대해 분명하게 그 책임을 물을 것이다.

    부천 S고등학교 교사 이용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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