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머리털 곤두서게 하는 뉴질랜드 테러
    [중국매체로 중국읽기] 백인지상주의와 서방 중심주의
        2019년 03월 19일 03:3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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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번역자주: 그동안 평화로운 나라로만 인식되었던 뉴질랜드에서 며칠 전 49명이나 숨진 백인우월주의에 의한 테러사건이 발생하였다. 이 사건은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하였는데, 결국 그것은 많은 사회문제들이 정치성을 띨 수밖에 없게 하는 서방체제의 산물이며, 또한 종교와 종족 충돌에 대해 통제력을 상실해가고 있는 서구의 현재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테러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모습(사진=가디언)

    <환구시보 사설>

    2019-03-15 19:23 (현지시각)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에서 15일 치떨리는 총격테러 사건이 발생했다. 아마 다른 일당이 있을 거라고 여겨지는 총을 든 한 남성이 현지 이슬람사원 2곳에 난입하여 예배 중이던 무슬림 교도들에게 총격을 가함으로써 최소 49명이 숨지고 많은 사람들이 부상당했다. 조용한 뉴질랜드 사회는 이런 비운이 자기 나라에 닥칠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을 것이다.

    이번 테러가 특히 사람을 불안하게 만드는 것은 흉악범이 전형적인 백인 지상주의자라는 점이다. 참극은 뉴질랜드에서 발생했지만, 호주 시민인 그는 스스로 수십 쪽에 달하는 서방세계 극우세력의 극단적 주장을 담은 ‘선언’성 자료를 발표하였다. 그는 자신의 살육행위를 생중계하면서, 백인의 땅을 보위하고 ‘이슬람 침입자’에게 보복하여 ‘백인 아이들의 미래’를 지키겠다고 큰소리쳤다.

    이 외에도 상징적인 것은, 그의 살육이 이슬람사원 안에서 일어났으며 예배 중인 무슬림을 향해 총격을 가했다는 점이다. 그는 고의로 이 공격이 서구 백인들의 이슬람교에 대한 도전으로 보이게끔 만들려 했다.

    이 습격에는 너무도 많은 서구의 종족과 종교 충돌과 관련한 부호(符号)가 들어있다. 최근 몇 년간 풍미했던 서방의 극우 정치사조야말로 테러범이 악행을 자행하도록 자극한 이데올로기적 원천이었음에 틀림없다. 서방세계는 이런 위험한 동향을 통제할 능력이 없으며, 많은 나라의 정치는 이런 사조 속에 표류하다 큰 파도에 일렁이기도 한다.

    뉴질랜드 총격은 분명 이슬람 세계에 격분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하지만 서방세계든 이슬람세계든 모두 극단적인 사건으로 인해 생겨나는 연쇄적 영향을 통제할 강력한 기제가 없다. 충돌을 빌미로 정치적 영향력을 획득하려 하는 것이 오히려 합법적 게임이 될 것이다.

    지난 몇 년 동안 테러리즘은 주로 중동 이슬람 세계에서 온 극단주의자들이 서방을 목표로 한 공격으로 나타났었다. 뉴질랜드 사건은 거꾸로 백인 지상주의자들이 다른 인종과 종교를 몰아내겠다는 급진적인 정서를 쏟아내었다. 이 같은 무슬림들의 약자적 비감과 백인지상주의의 오만이 테러공격의 형식으로 서로 청산되도록 내버려둔다면, 이는 반드시 전 세계의 악몽이 될 것이다.

    강자인 서방 엘리트들이 나서서 뉴질랜드의 테러리즘 살육을 규탄해야 할 뿐만 아니라, 서방세계가 백인지상주의를 철저히 반성하도록 이끄는 책임을 져야 한다. 백인지상주의는 고립적으로 존재하는 이데올로기가 아니다. 서방 중심주의에 대한 고취와 서구의 ‘보편적 가치’를 전 세계에 널리 퍼뜨리는 각 영역에 그것은 광범위하게 존재한다. 서방은 세계화에 대해 진정으로 포용적 자세가 필요하며, 사사건건 자신의 이익을 우선시하면서 각종 서구적 요소의 선도성과 우월성을 불변의 진리로 간주해서는 안 된다.

    15일 크라이스트처치에서 울려 퍼진 총성은 서로 다른 인종, 종교, 문화가 서로 더불어 사는 것이 얼마나 쉽지 않은 일인가를 새삼 일깨워 준다. 편견, 차별, 폐쇄, 이러한 인종과 종교 간에 흔히 존재하는 현상들은 얼마나 위험스러운 일인가. 서구사회는 이 방면의 관리에 있어 중대한 결함이 있다. 그들은 종종 이러한 문제들을 관리하고 통제하고자 하는 비서방 국가들의 적극적인 노력과 시도들을 비난하곤 하지만, 서방의 내재된 위기에 대해서는 생각이 부족하다. 서방의 정치체제는 그들로 하여금 근시안적으로 간단하고 쉬운 방법을 선택토록 하겠지만, 사실 그것은 아무 것도 안 하는 것과 같다.

    결국, 서방 체제는 정치적 대결을 부추기며 종교와 종족 충돌이 모두 일정한 정치성을 띠게 만든다. 서방이 고도로 번영할 때는 그것들은 자연스럽게 일부 윤활제를 만들어 내지만, 많은 백인들이 자신들의 삶이 망가졌다고 느끼고 또 끊임없이 정치인들이 그들에게 이민자들이 그들의 일자리를 빼앗았다고 말하는 상황에서는 종족과 종교 대립은 새로운 에너지를 갖게 된다. 사회는 더 위험해지고 정치인들은 더 쉽게 득세한다.

    세계에는 매일 테러가 일어나기를 바라는 일부 세력이 있으며 대립이 많을수록 이들의 이익에 부합된다. 사사건건 대립을 조장하는 정치인들은 무의식중에 이들 세력을 도와주는 셈이며, 화합을 위한 노력은 오히려 비웃음을 산다. 대결이 종종 도의라는 이름으로 가장되는 것이야 말로 오늘날 세계의 비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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