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년 대선은 비전 싸움이 된다"
        2006년 06월 21일 07:1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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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한나라당의 지지도가 2002년 이회창 후보의 지지도보다 떨어지고 사회 보수화 흐름도 발견되지 않는다는 분석과 함께, 한나라당이 집권을 위해서는 한 번도 놓치지 않은 집토끼가 아니라 산토끼를 잡으러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 김헌태 소장은 21일 한나라당 초선의원모임인 ‘초지일관’ 주최로 열린 토론회에서 “한나라당의 지지도가 사상 최고치라고 말하지만 지난 2002년 상황보다 올라갔다는 데이터를 찾기 힘들다”고 밝혔다. 최근 한나라당 지지도 45%로 나타나고 있지만 이는 2002년 7월 이회창 후보에 대한 지지도 48%보다 떨어진다는 것이다.

    한나라당, 영남-보수층만 가지고는 집권 어려워

    김 소장은  또 “사회적 여론의 흐름에서도 보수화는 발견할 수 없다”고 밝혔다. 여론조사 결과 성장과 빈부격차 해소 중 65%가 빈부격차를, 57.1%가 공교육을, 56%가 토지 공개념의 헌법도입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난 사실이 그 근거로 제시됐다.

    김 소장은 “한나라당이 영남, 보수층이라는 자기 지지표를 지키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은 지난 10년 동안 증명돼 왔다”면서 “지난 2004년 전당대회에서 40대 최고위원이 탄생한 것과 지난 지방선거에서 오세훈 후보가 서울시장 경선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은 한나라당에 보내는 변화와 개혁의 분명한 메시지”라고 강조했다.

       
     ▲ 21일 한나라당 초선의원모임인 ‘초지일관’ 주최로 열린 토론회
     

    토론자로 참석한 한나라당 최구식 의원은 “한나라당은 대선 후보 3명이 나와 있고, 당만 제대로 정비되면 (내년 대선에서)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하는데 어떻게 보냐”는 질문을 던졌다.

    김헌태 소장은 이에 대해 “한나라당에 유리해진 것은 ‘한나라당은 도저히 안 되겠다’ 하는 반한나라 연대 분위기는 약화된 점”이라면서 “확대되지 않은 지지층을 더 확대시키고 반대 진영을 끌어들일 수 있는 비전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더불어 “내년 대선은 여러 학습효과로 과거 선거에 비해 포지티브한 쪽으로 갈 개연성이 있다”면서 “미래지향적인 생산적 아젠다를 잘 내어 놓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내년 대선 포지티브 쪽으로 갈 개연성 높아

    또한 “여론조사 결과는 결국 한나라당이 중도로 한 클릭 이동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의미냐”는 질문에 김 소장은 “한나라당은 집토끼를 놓친 적이 없다”면서 반면 “산토끼를 가지러 나가면 나가는 사람이 나쁜 사람이 됐다”고 지적했다. 김 소장은 2002년 대선에서 이회창 후보가 한달 정도 잠시 ‘큰 바다 정책 기조’라는 포용 노선을 선택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 김헌태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소장
     

    김 소장은 “국민 여론은 지도일 뿐 나침반은 아니다”면서 “설득해서 국민을 이동시키든지, 아니면 흐름을 타고 가든지 선택은 정당과 언론이 할 일”이라고 말했다. 김 소장은 다만 “한나라당이 2002년 대선에서 국민이 틀렸다, 우리가 이길 것이다 하는 단순한 생각이 없었는지 되새겨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사람들은 한나라당이 외연 확대를 위한 새로운 비전과 리더십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영호 성신여대 교수는 “한나라당은 여전히 노쇠한 정당 이미지를 갖고 있는 만큼 역동적 리더십을 대변할 수 있는 지도자가 선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당장 “7.26 재보궐 선거가 지방선거 이후 한나라당의 변화를 보여주는 중요한 무대”라면서 “비리에 연루되고 불법선거자금을 받은 구태 정치인 정계 복귀에 재보궐 선거가 이용돼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최근 김덕룡 의원과 강삼재 전 의원의 정계 복귀 움직임을 겨냥한 발언이다.

    압축 경제성장, 압축 민주화 거쳐 질적으로 다른 시기가 온다

    이준한 인천대 정외과 교수는 “지금까지 한나라당 리더들은 독자적인 지지나 독자적인 아젠다를 제시했다기보다 집권당의 실정에 따른 반사적 지지를 받아왔다”면서 “지역주의와 이념갈등, 세대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사회통합의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홍준호 조선일보 선임기자는 “박근혜의 한나라, 이명박의 한나라가 아니라 한나라당의 누구가 돼야 한다”면서 “한나라당이 권력이 만든 정당이 아니라 권력을 만드는 정당이 될 수 있는 내부 정당 문화를 만들어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홍 기자는 “우리 현대사가 압축 성장을 거쳐 85년 총선을 분기점으로 이 정권까지 압축 민주화 시기를 보냈다”면서 “내년 대선에서는 시대사적으로, 질적으로 다른 한 단계 뛰어넘는 시기가 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열린우리당이든, 한나라당이든, 진보든, 보수든 새로운 비전을 보여주는 것이 다음 대선에서 가장 중요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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