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 법인분리 후
약속 파기, 단협 개악 추진
노조 "회사 경영 존중했으나 도 넘었다. 전면 파업 등 투쟁 나설 것"
    2019년 03월 15일 05:2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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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이 연구·개발 법인 분리 과정에서 산업은행과 합의했던 콤팩트 SUV 한국 개발 건을 일방적으로 중국으로 이전하겠다고 발표해 논란이 일고 있다. 더욱이 법인 분리 후에도 임금 및 근로조건 승계하겠다던 한국지엠은 최근 단체교섭에서 기존 단체협약을 모두 파기하는 수준의 요구안을 내놨다.

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는 15일 오전 인천시 부평구 한국지엠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법인분리 후 회사가 보인 태도는 법인분리 목적이 다른 곳에 있었음을 더욱 분명하게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한국지엠은 지난해 7월 20일 생산법인과 연구개발법인을 분리하겠다고 발표했다. 제조‧판매사업과 엔지니어링‧디자인 용역사업 부문을 분리해 ‘각 사업 특성에 맞는 전문적인 사업구조와 운영체계를 갖추려 한다’는 이유였다. 정부가 글로벌지엠의 한국 철수를 막기 위해 8100억원을 투입하기로 합의한 지 두 달도 안 된 시점이었다.

노동계는 애초부터 법인분리에 강하게 반대했다. 법인분리를 통해 노조를 무력화하고 구조조정을 쉽게 하는 등 한국 철수를 위해 수순을 밟는 것이라고 본 것이다.

지난해 12월 18일, 지엠은 정부여당, 산업은행과의 협상을 통해 끝내 법인분리를 결의했다. 당시 지엠은 신설되는 지엠테크니컬센터코리아(GMTCK)를 준중형 SUV 및 CUV의 중점 연구개발거점으로 지정해 한국공장 생산 물량을 확보하기로 약속했다. 이에 더해 지엠은 산은과 임금 및 근로조건 승계에도 합의했고, 노조도 이 합의를 믿고 법인분리 반대 투쟁을 중단했다.

그러나 지엠은 법인분리 허용 조건이었던 두 개의 합의를 결과적으로 모두 파기했다. 지난 7일 전주명 연구개발 부사장은 한국지엠지부 간부합숙교육에서 경영현황 설명회를 열고 “창원에서 생산될 크로스오버 차량(CUV) 연구 개발은 지엠테크니컬센터코리아가 맡게 되지만 준중형 SUV 개발은 중국에서 하는 게 효율적이라 판단해 중국으로 넘길 것”이라고 말했다고 노조는 전했다.

노조는 “이 같은 상황이 논란이 되자 (지엠 측은) 중국으로 간 것은 다른 프로그램이며 작년 산업은행과 합의는 9B 플랫폼에 기반한 SUV라고 변명에 나섰다. 그러나 9B 플랫폼 기반 SUV는 실체도, 계획도 전혀 없다는 것을 한국지엠 연구소 직원들은 모두 알고 있다”며 “애초 법인분리의 명분이었던 연구개발 경쟁력 강화는 어디로 간 것이냐”고 비판했다.

전날 이뤄진 노사 단체교섭에서도 회사는 단체협약 ‘개악’에 가까운 요구안을 들고 나왔다고 한다. 회사 요구안엔 8년 전 사라진 차별성과급 도입, 정리해고 시 노사협의 없이 일방 통보, 노조활동 제한 등의 내용이 포함돼있다. 노조는 “법인분리 전 단체협약을 다 뜯어 고친 것으로 (그 내용이) 입을 다물 수 없는 정도”라고 전했다.

GMTCK 단체협약 관련 주요 회사 요구안과 문제점(출처=노조 보도자료)

이들은 “회사의 폭주 경영을 제어하기 위해 만들어 놓은 노사 합의사항을 모두 삭제하고, 징계범위를 확대했다. 총 70여 개 조항을 수정, 삭제하자는 것은 단순히 회사 측 의견안으로 볼 수 없다”며 “40년 간 맺어온 단체협약을 갈아엎고, 완전히 개악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외에도 조합원 교육, 노조활동 자율성, 노조 간부 활동 보장 조항을 제한하거나 축소하는 내용도 포함돼있다. 앞서 지엠은 법인분리 직후 노사 단체협약이 없다는 이유로 조합원들의 조합비 급여 공제를 거부한 바도 있다.

노조는 “지금껏 한국지엠의 정상화만을 고대하며, 최대한 회사의 경영을 존중하고자 했으나, GM은 도를 넘어섰다”며 “전면파업을 비롯해 노동조합이 구사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비상식을 바로잡고자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법인분리 후 벌어지고 있는 GM의 안하무인격의 약속 파기 행태에, 산업은행도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며 “지금이라도 자신 있게 공개조차 못하는 합의서만 붙들고 있을 것이 아니다. 목전에서 벌어지고 있는 GM의 약속파기, 단협 개악, 노조파괴 행위부터 해결할 의지를 보여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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