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J 6월 방북 무산, 미사일 문제가 발목
        2006년 06월 21일 01:1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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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대중 전 대통령의 6월 방북이 끝내 무산됐다. 북한의 미사일 시험 발사 움직임이 발목을 잡았다. 김 전 대통령의 방북이 얼마나 미뤄질지 지금은 불투명하다. 남북은 추후 방북 문제를 협의하기 위한 차기 실무접촉 일정도 아직 잡지 않은 상태다. 전문가들은 북한 미사일 문제로 촉발된 북미간 대결국면이 한풀 꺾인 이후에야 방북 관련 논의가 재개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전 대통령의 방북협의를 위한 대북 실무접촉 수석대표를 맡고 있는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은 21일 오전 롯데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돌출 상황 때문에 지난 5월달에 합의가 됐던 6월말 방북이 사실상 어렵게 됐다"며 방북연기 결정을 공식 발표했다.

    그는 이어 "방북초청은 여전히 유효하고 김 전 대통령께서도 여러가지 준비를 많이 해오셨기 때문에 차기 (실무) 접촉 날짜를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 전 장관은 그러나 차기 실무접촉 시점에 대해 "저쪽(북한) 상황은 미사일 국면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이해가 되고 현재로서는 그 부분(미사일 국면)은 넘어가야 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말해 미사일 문제가 한 고비를 넘긴 후에야 실무접촉이 이뤄질 것임을 시사했다.

    ‘미사일 국면이 나아지지 않으면 무기연기인가’는 질문에 그가 "미사일 국면이라는 것은 시간이 가면 가닥이 잡힐 것이고, 그렇게 되면 원래 우리가 추진하던 일에 대한 불리한 여건 중의 하나가 해소되는 셈"이라고 답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북한 미사일 시험 발사 문제가 지난해 9.19 합의 이후 지속돼온 북미간 교착상태의 산물이라는 점에서, 김 전 대통령의 방북이 조만간 이뤄지기는 힘들어 보인다.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은 21일 평화방송 라디오 시사프로그램 ‘열린세상 오늘 장성민입니다’에 출연해 북한의 미사일 시험 발사를 ‘벼랑끝 전술’로 규정하고 "미국측의 태도가 개선되지 않으면 벼랑끝 전술은 되풀이 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이 강압적으로 북한을 굴복시키는 방향으로, 또 현재의 권력체제를 위협하는 방향으로 계속 북한을 몰아친다면, 북한으로서는 좀 바람직하고 상식적인 대응보다는 굉장히 극한적인 방식을 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순성 동국대 교수도 미국의 협상 의지 부족을 이번 북한 미사일 문제의 배경으로 짚으면서, "북핵 문제에 대한 미국의 입장이 아직 정리되지 않은 가운데 실무자들 중심으로 강경한 발언이 나오고 그것이 대북 정책의 기조로 비춰지면서 북한의 강경 대응을 불러오고 있다"고 분석했다.

    열린우리당 임종석 의원은 "부시 행정부는 이란에 대해서는 직접 대화하자, 평화적 핵 이용에 대해 협력할 용의가 있다고 하면서 위험하기로 치면 훨씬 더한 북한은 압박만 하고 있다"며 "북한은 부시 행정부가 북핵문제를 우선순위로 놓고 있지 않다고 보고 있고, 이런 문제가 어느 정도 가닥이 잡혀야 (방북) 논의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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