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학교의 교실에
미세먼지 측정기? 과하다!
국회에서 법 처리돼···“이 학급과 저 학급의 미세먼지가 다른가요”
    2019년 03월 15일 09:41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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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가 13일 오전에 본회의를 열어 미세먼지 법안들을 처리했습니다. <학교보건법 개정안>은 그 중 하나입니다. 교실에 공기정화장치와 미세먼지 측정기를 반드시 설치하라는 내용인데, 과도한 부분이 있습니다.

전국 27만개 교실에 측정기를 의무적으로?

통과된 법은 이렇습니다. 대학을 제외한 “학교의 장은 교육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각 교실에 공기를 정화하는 설비 및 미세먼지를 측정하는 기기를 설치하여야” 합니다.

대학을 제외한 학교는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특수학교, 각종학교 등 모두 2만 902개교입니다. ‘각 교실’은 법안 발의자의 추계대로 하면, 27만 5천 448개 학급입니다.

이 모든 곳에 측정기를 둬야 합니다. 안 두면 위법입니다. 그런데 의문입니다. 국가 측정망이 있는데, 학급마다 또 설치해야 할까요. 우리동네 대기질이나 에어코리아 같은 앱에서 전국 수백개 측정소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데, 교실에 또 둬야 할까요. 우리 반과 옆 반의 미세먼지가 다른가요. 국가 측정망의 빈 곳이 있어서 일부 학교에 둔다면 모를까, 왜 모든 교실에 설치해야 하나요.

측정기도 의문입니다. 한 대당 국산 1천500만원, 외국산 2천500만원의 고가입니다. 설치 조건도 있고 유지관리도 필요합니다. 이걸 교실마다 둘 수 있나요.

제대로 된 측정기가 어려우면 간이측정기인데, 5만원부터 수백만원대까지 가격 다양합니다. 성능은 천차만별입니다. 측정방식은 국가가 인정한 방식이 아닙니다. 1등급 인증을 받은 제품의 정확도는 100%가 아니라 80% 이상입니다. 국립환경과학원 <초미세먼지 간이측정기 가이드북>에 따르면, 습도의 영향을 많이 받고 정확도에 대한 신뢰가 부족하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정확하다고 자신할 수 없는 제품을 전국의 모든 교실 27만 곳에 둬도 될까요. 국민 세금으로 그렇게 하는 것이 타당한지 의문입니다.

그럼에도 법은 통과되었고 의무입니다. 교육행정기관과 학교는 준수하기 위해 움직일 겁니다. 하지만 ‘왜 해야 하나요’ ‘예산낭비 아닌가요’ ‘국회의 졸속 결정 아닌가요’ ‘업무는 누가 하나요’ 등의 여론이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 <초미세먼지 간이측정기 가이드북> 11쪽

공기청정기보다 기계환기설비로

측정기와 달리, 공기정화장치는 필요합니다. 그리고 정부는 올해 안으로 설치 완료하겠다고, 법 통과 이전에 진즉 발표했습니다. 다만, 우선순위가 중요합니다.

통상 공기청정기를 이야기하는데, 이건 이산화탄소 증가라는 단점이 있습니다. 공기 정화는 가능한데 환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정부 기준에서 공기청정기는 후순위입니다. 기계환기설비가 우선순위입니다. 2006년 이후 세워진 100세대 이상 아파트에 있는 그 설비입니다.

학교의 기계환기설비는 올해 2월 현재 공기정화장치의 24.5%입니다. 1/4 수준으로, 대부분 공기청정기라는 뜻입니다. 기준과 다릅니다.

정부 발표에 따라 연말까지 확충할 예정인데, 기준이 지켜질 필요가 있습니다. 공기청정기의 이산화탄소 증가 단점까지 감안할 때, 가급적 기계환기설비를 우선해야 할 것입니다. 세종시의 기계환기설비 비중78.9%는, 세종을 넘어 전국적으로 가능합니다.

미세먼지에 대한 국민의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미세먼지로부터 학생의 건강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은 중요합니다. 제대로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필자소개
정의당 교육 담당 정책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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