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승리·정준영 카톡방 파문
    "경찰청장 접촉은 유모씨"
    양동열 전 경사 “경찰 수뇌부, 연예인과 친분 많아, 유착 개연성 있어”
        2019년 03월 14일 01:2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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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접대 의혹과 성관계 동영상 불법 촬영·유포 등 ‘승리·정준영 카톡방’ 파문이 점차 유명 연예인과 고위 경찰의 유착 의혹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연예인 음주운전, 탈세 등을 무마하기 위해 고위직 경찰과 직접 연락을 취했던 인물이 유리홀딩스 대표인 유 모 씨라는 폭로가 나왔다.

    고위 경찰과 연락한 인물은 유리홀딩스 대포

    성접대 의혹과 몰카 범죄 정황이 담긴 카카오톡 대화 자료를 국민권익위원회에 공익 제보한 방정현 변호사는 14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그 안(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서 오갔던 대화들을 조합을 해보면, 직접적으로 (경찰청장과) 접촉을 하는 관계가 형성돼 있는 사람이 유 모 씨”라고 말했다.

    방 변호사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연예인 비위 등을 무마시켜준 고위 경찰을 밝혀낼 핵심 인물이 유 모 씨인 것이다.

    방 변호사는 전날 이 매체에서 가수 승리와 정준영 등 8명이 참여하는 단톡방의 대화에서 경찰청장 급의 고위 경찰이 연루돼있다고 폭로한 바 있다. 그는 단체 카톡방에 참여하는 8명 중 특정인 1명이 “경찰서장보다 더 위” 직급의 고위 경찰과 주도적으로 연락을 주고 받았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에 민갑룡 경찰청장은 같은 날 오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2016년 7월경 단체 카톡방에 ‘경찰총장’이라는 표현이 등장한다고 밝혔다.

    방 변호사는 ‘유 모 씨가 경찰청장과 접촉했다는 것이냐’는 질문에 “네”라고 답하며 “그들의 대화에 ‘내가 어제 유 모 씨가 경찰총장과 문자하는 걸 봤는데 대단하더라’ 이런 식의 얘기가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경찰과의) 연결고리가 있다는 게 사실이라면, 그리고 그들이 했던 대화가 거짓이 아니라면, 직접 문자까지 주고받는 사이라는 게 정황으로 드러난다”고 덧붙였다.

    이들이 언급한 ‘경찰총장’도 대화 등 전체 맥락상 ‘경찰청장’을 잘못 표현한 것이라고 보는 편이 맞다고 방 변호사는 설명했다. 그는 “단순하게 헷갈렸거나 몰라서 그랬을 수도 있겠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경찰총장’은 ‘경찰청장’의 명백한 오타”라며 “만약 검찰총장(을 잘못 표현한 거라고 가정하더라도, 검찰총장이) 그런 식으로 경찰들을 움직일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방송화면 캡처

    단톡방에 참여한 8명 중 일부가 함께 운영하는 사업체의 탈세 정황도 발견됐다.

    방 변호사는 “버닝썬, 아레나와 관련해 가장 큰 문제가 되는 것 중 하나가 탈세 문제”라며 “그 안에서도 그런 정황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완전히 클럽 같은 술집은 아니지만, 술을 파는 곳으로 알고 있다”며 “(탈세 규모에 대해선) 단정적으로 말씀을 못 드린다. 예를 들어서 한 날 오갔던 대화들을 봤을 때, 하루만 해도 매출이 상당했다”며, 상당한 규모의 탈세가 이뤄졌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해당 업소는) 거기 있는(단체 대화방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같이 (운영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누가 누가 같이 운영하는지는 정확히 모르지만 하여튼 다 관련이 돼 있다”고 부연했다.

    “경찰 수뇌부, 연예인과 친분 많아… 유착 개연성 있어”

    유명 연예인과 경찰청장 급의 고위 경찰이 유착해 마약, 탈세, 불법 촬영 등의 범죄를 덮어준 이번 사건에 대해 경찰 내부 관계자들 역시 “개연성이 있다”고 봤다.

    전·현직 경찰모임인 ‘무궁화클럽’ 사무총장인 양동열 전 경사는 “경찰 수뇌부는 여러 갈래로 연예인들을 가까이 지내고 많이 알고 있다. 친분이 쌓인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양동열 전 경사는 이날 오전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서 “클럽의 안 좋은 문제들을 경찰이 뒤에서 봐준다는 게 가능한 이야기냐”는 질문에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라며 이같이 답했다. ‘경찰과 연예인의 유착이 개연성이 있는 이야기라는 말씀이냐’는 물음에도 “있을 수도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양 전 경사는 “지금 경찰 수뇌부가 ‘조직의 명운을 걸고 철저히 수사하겠다’, ‘앞으로 이런 일이 없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다. 지금은 경찰관뿐 아니라 관내 업소들도 전부 다 숨죽이고 조용하게 지낼 것”이라며 “사건이 마무리되고 잊히면 업소에서 긴밀하게 또 은밀하게 경찰과 접촉을 시도할 것이고, 시간이 어느 정도 흐르면 10년쯤 되면 또 사회적인 사건이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반복적으로 같은 사건이 발생하는 이유에 대해 “경찰 직업에 대한 자긍심, 투철함 이런 데에 대한 내부 개혁이 필요한데 지금 오직 경찰 쪽에는 수사권 독립에 거기에만 신경을 쓰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금 기본 수사는 경찰이 하고 있지만 마지막에 어차피 검찰이 할 것”이라며 “경찰 내부 관련 수사한다는 것은 분위기상 힘들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방정현 변호사 “휴대폰 복구업체 압색, 이해 안가”…제보자 색출 시도 의심

    경찰 측이 여전히 제보자 색출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2016년 정준영이 몰카 범죄로 무혐의 처분을 받았을 당시, 경찰이 휴대폰 복구업체에 ‘복구 불가 확인서’를 써달라고 요청했다는 녹취록이 전날 공개되면서 경찰이 증거인멸을 교사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 녹취록이 공개되자 경찰은 즉각 복구업체에 대한 압수수색을 단행했고, 제보자 색출을 위한 압수수색이라는 비판이 터져 나왔다.

    방 변호사는 “복구 업체를 압수수색한다는 것 자체가 이해가 안 된다”며 “(대화 자료를) 권익위에서 다 보냈고, 대검찰청에 수사 의뢰도 했다. 그런 상황에서 갑자기 압수수색이 들어왔다. 결국 제보자를 색출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건지…. 압수수색을 할 거였으면 진작에 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4개월 전에도 (정준영 몰카 범죄가) 경찰에 신고인지 제보인지 됐다고 들었다. 그때도 압수수색을 안 했는데. 이제 와서 지금 이렇게 한다는 것은 (제보자를 색출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이 든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방 변호사는 “제보자를 최근에 실제로 보게 됐다”며 “그 분이 하는 말이 ‘대검찰청에 수사 의뢰가 들어갔고 그러면 반드시 필요한 상황에 등장하겠다, 당당히 나가겠다’고 했다. 문제는 경찰이 하루라도 빨리 제보자를 찾으려고 하는 모양으로 보여서 너무 우려스럽다”고 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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